284호 / 믿음의 삶
살아온 시간들을 뒤돌아보면서 그리스도의 죽음을 헛되이 했다는 깨달음이 왔다. 나는 4대째 믿는 가정에서 자라나 하나님이 날 창조하신 것이 사실이고 예수님이 날 구원하셨다면 한 번뿐인 내 삶을 주님께 드리는 것이 마땅하다 싶어 열방으로 나온지 20여 년이 흘렀다.
인격적으로 복음을 만나기 이전의 삶은 ‘하나님을 위해서!’라고 말을 하면서도 오직 내 영광, 내 나라를 세우기 위한 열심이었다. 복음을 만난 이후, 삶은 달라졌다. 온 맘을 다해 믿음으로 달려가며 승리와 기쁨을 누리던 시간이 있었다. 그러나 어느새부터인가 주님 앞에서 부끄럽고 떳떳하지 못했다. 사람을 두려워하고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는 나, 시간이 나면 말씀과 기도의 자리에 나아가기보다는 핸드폰을 찾는 나, 하나님보다 나를 사랑하는 나를 발견한다. 절망스러웠다.
도대체 왜 이렇게 나의 믿음은 연약하고 계속해서 넘어지길 반복하는가? 나는 나를 믿고 있었던 것 같다. 내 힘으로 지키고, 내 힘으로 견뎌내고, 내 힘으로 거룩해지고, 내 힘으로, 내 힘으로…. 그래서 나에게는 완전한 죽음이 필요했다. 주님은 그런 나에게 십자가를 허락하셨다. 그것이 나에게 완전한 복음이다. 육체 가운데 살고 있는 나는 새 사람을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분 초마다 나를 추구한다. 그것이 내 힘으로 하려는 것이었고 그것은 하나님의 복음을 절대적으로 거부하는 행위였다. 그런데 이것을 믿음으로 살고 있는 거라고 착각했다. 믿음과 율법을 지키려는 노력을 지금껏 오해하고 있었던 것이다.
최근 갈라디아서 강의를 듣기 전, 남편과 다툼이 있었다. 남편이 기분이 상해서 일방적으로 화를 냈다. 나 역시 마음이 상했다. 그런데 강사님의 말씀이 내 마음을 두드렸다. 하나님을 사랑하면 율법을 지킬 수 있는 거라고. 잘잘못을 계산하던 복잡한 머리가 ‘맞지! 하나님을 사랑하면 뭘 못 할 것이 있겠나? 그 하나님의 사랑 앞에서 무슨 자존심이 중요한가?’ 생각이 들자 갑자기 자유와 평안이 찾아왔다. ‘남편의 마음을 상하게 한 것에 대해 남편에게 먼저 용서를 구하자.’라는 마음이 들었고 주님께 도움을 구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나중에 남편이 먼저 용서를 구했다. 나도 용서를 구하고, 미안하다고 먼저 말해줘서 고맙다고 했다.
그동안 남편을 사랑하려고 애를 썼지만 늘 내 마음 안에는 내가 남편보다 더 낫다는 나의 의와 분노가 쌓여 있었다. 하나님을 사랑함으로 순종해보니 그간 율법적으로 순종했던 것이 드러났다. 그래서 자유와 기쁨을 누릴 수 없었구나. 그리고 그건 선한 일이 아니라 복음에 반하는 악한 것이었음도 깨닫게 하신다. 내가 나를 보면 지독히도 나만 사랑한다. 그렇지만 내 안에 주님이 계신 것이 진리이다. 내가 하나님을 사랑한다면 못할 것이 없겠다는 마음을 가질 수 있다는 건 오직 내 안에 주님만 하실 수 있는 일이다. 주님 사랑하기에 율법을 지키고, 주님 사랑하기에 이웃을 사랑하고, 주님 사랑하기에 말씀을 듣고 기도하는 가장 복되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게 하실 주님을 찬양한다! [복음기도신문]
김영미
<저작권자 ⓒ 내 손안의 하나님 나라, 진리로 세계를 열어주는 복음기도신문. 출처를 기재하고 사용하세요.> 제보 및 문의:
[관련기사]
부들부들 떨면서 순종을 선택했다
내가 옳다 여기던 가치관을 하나하나 허무셨다
하나님께 구하고 자족하는 삶을 통한 기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