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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희 칼럼] “엄마, 나 아파”

사진: Unsplash의 Adeolu Eletu

“엄마, 양말을 신을 수 있다는 것이 이렇게나 감사할 수 없어.”

양말을 신고 있던 아들이 모든 것이 감사하다고, 감사한 것이 이렇게나 많은데 감사를 잊고 살았다며 넌지시 웃는다.

사실 얼마 전까지 아들이 몹시 아팠다. 엄마인 난 모르고 있었다. 아들은 육적 상태, 영적 상태가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상황까지 다다르자 연락을 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아들은 내 품을 떠났다. 그리고 10년이 훌쩍 흘렀다. 사역을 하는 부모 생각에 모든 것을 홀로 결정하고 세상과 싸우며 이 땅을 살고 있었다.

허리가 너무 아파서 시작된 싸움은 먹을 수도 없고 앉을 수도 걸을 수도 없고 잘 수도 없는 갈기갈기 찢긴 고통이 되었다. 다니던 회사도 두어 달을 쉬게 되었고 매달 몰려오는 물질의 압박이 심장을 더 누르기에 숨을 쉴 수가 없었단다. 막연히 흐르는 눈물은 ‘내가 살 수 있을까?’

통화를 하던 아들의 목소리가 좀 이상하다 싶었다.

“엄마, 나 아파.”

감기가 걸려도 코로나가 걸렸어도 말하지 않는 아들이다. 해야 할 일이 있다고 멀리 떨어져 있다고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엄마인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그저 주님 이 아들을 불쌍히 여겨달라고 당신의 인자하심을 보여달라고 아들의 온몸을 붙잡고 기도했다. 하늘의 뜻을 구한다고, 그것이 최선이라고, 아들을 위해 눈물 흘리며 기도한 적이 있었던가. 사실 없었다.

참으로 오랫동안 품을 떠나보냈던 아들이 몇 날을 함께 자고 먹으며 여기 있다. 세상에 홀로 던져진 아들이 그냥 잘 지내려니 했다. 잘 하고 있는지 알았다. 이 세상은 그렇게 만만하지 않은데 말이다.

온몸을 가득 채운 염증은 병원에 가서 치료를 하고 재활을 하여도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조금 걷는가 싶다가도 다시 절여진 다리는 걸을 수가 없었다. 고통은 계속되었다.

하지만 몸의 고통보다 마음의 고통이 더 무겁게 느껴졌다. 깜깜했다. 아들을 덮고 있는 무엇인가가 너무 깜깜해서 아들을 볼 수가 없다. 좀 더 잘 보고 싶은데 가까이 보고 싶은데 너무 어두워서 볼 수가 없다.

‘주님 아들을 불쌍히 여겨주세요. 살려주세요.’

아침 일찍 밖으로 나갔다. 한신대 근처에 살고 있었기에 학교 운동장을 걸으며 얼마나 외쳤을까? 요동치고 찢긴 마음이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평안이 임했다. 이것은 내 속에 행하시는 성령님의 일하심을 금방 알 수 있었다.

성령님이 함께 하시면 그것으로 감사하다고 고맙다고 했다. 조금 더 시간이 흐르고, 맑던 하늘이 갑자기 캄캄해지더니 급하게 비가 쏟아지지 시작했다. 서둘러서 집에 왔지만 온몸이 다 젖었다. 씻는 동안 아들이 따뜻한 커피 한 잔을 사 왔다.

작은방 유리창을 때리는 빗소리와 구수한 커피향은 아들과 엄마를 서로 마주보게 했다.

“아들아 너에게 있는 어두운 것을 다 말해줘.”
“없어요.”
“엄마는 어떠한 것도 괜찮아. 아들에게 어떠한 나쁜 것이 있어도 괜찮아.”

조용히 잠시 가만히 있던 아들은 이야기를 시작했다.

잘하려고 했던 일들이 거듭 실수가 되었고 그것을 해결하려고 했던 온몸의 사투가 스트레스로 몰려왔던 것이다.

“엄마, 용서해 주세요. 저를 믿어주셨는데.”
“아들아, 괜찮아. 다 이야기해 줘서 고마워.”

소리도 내지 못하고 힘겹게 울던 아들은 갑자기 온몸에 전해지는 싸늘함을 느꼈다.

“엄마, 온몸이 전율로 시원해.”

순간 ‘아 성령님이시다.‘

그제야 배가 고파진 아들을 위해 엄마는 주방에 서고 아들은 잠시 현관문을 열고 나갔다.

“엄마 나와 봐.”

어느새 비가 그쳤고 더 빛나는 햇살이 눈앞이 아찔할 정도로 부셨다. 하나님의 충만한 광채가 폭포수와 같은 생명의 빛이다.

‘주님 감사합니다.’

아들의 고통은 조금씩 없어진 것이 아니라 처음 없었던 것처럼 깨끗해졌다. 주님의 손은 그렇다.

그리고 아들만 부르던 찢긴 심장을 가지고 조심스레 주님 앞에 나아갔다. 주님은 나의 어떠함에도 아무 일이 없었듯이 ‘너는 나의 아름다운 신부다.’

이것이 나의 참된 가치요 존귀함임을 그렇게 다시 알려주셨다. [복음기도신문]

고정희 선교사 | 2011년 4월 동일본 대지진 이후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아 가족이 일본으로 떠나 2014년 일본 속에 있는 재일 조선인 다음세대를 양육하는 우리학교 아이들을 처음 만나, 이들을 섬기고 있다. 저서로 재일 조선인 선교 간증인 ‘주님이 사랑하는 것을 사랑하고 싶었다'(도서출판 나침반, 2020)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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