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안에 하나님 나라, 진리로 세계를 열어주는

   - Prize Wisdom 그를 높이라 (잠4:8) -

[김종일 칼럼] 무슬림 복음 전도에서 ‘문화 변용’ 문제

일러스트: A.I. 제작. DALL-E. 김종일 제공

밖에서 보는 이슬람(107)

문화 변용의 의미

문화 변용(cultural appropriation)은 한 문화 또는 그 구성원들이 다른 문화의 요소들을 인수하고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이 현상은 종종 예술, 신앙, 상징, 언어, 행사 등 다양한 영역에서 볼 수 있다. 문화 변용은 매우 복잡한 현상이며, 다양한 맥락과 상황에서 다르게 나타난다.

문화 변용이 문제가 되는 주요 이유 중 하나는 ‘권력의 불균형’이다. 종종 지배적 문화나 더 큰 권력을 가진 집단이 소수 문화의 특정 요소들을 인용하면서 그 원래의 의미나 맥락을 무시하거나 왜곡할 때 발생한다. 예를 들어, 한 민족의 전통 복장(이슬람 여성의 히잡 등)을 패션쇼나 핼러윈 의상으로 사용하는 경우, 이는 그 복장이 가진 원래의 문화적, 종교적 의미를 존중하지 않는 행위로 볼 수 있다. 아울러, ‘문화 변용’은 해당 문화의 구성원들이 직접적인 경제적 혜택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특정 원주민(국내 이주민) 그룹의 전통적 패턴이 상업적으로 이용되어 판매될 때, 그 수익이 원주민 커뮤니티에 돌아가지 않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하지만, 모든 문화의 교류나 영향이 반드시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문화 간의 상호 작용은 종종 창의적인 표현과 새로운 아이디어의 출현을 촉진할 수 있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각 문화의 가치와 의미가 존중받고, 권리가 고려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결국, 문화 변용에 대한 논의는 감수성, 상호 존중, 그리고, 권력관계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한다. 이러한 문제에 접근할 때는 해당 문화의 구성원들 목소리를 듣고, 그들의 권리와 전통을 어떻게 보호하고 존중할 수 있는지를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독교 선교와 복음 전파 과정에서 문화 변용을 고려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선교는 단순히 종교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을 넘어서,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과 깊은 관계를 맺고, 상호 존중과 이해를 바탕으로 소통하는 과정을 포함한다.

상황화된 선교 전략

“내가 모든 사람에게 자유하였으나 스스로 모든 사람에게 종이 된 것은 더 많은 사람을 얻고자 함이라. 유대인들에게는 내가 유대인과 같이 된 것은 유대인들을 얻고자 함이요, 율법 아래 있는 자들에게는 내가 율법 아래 있지 아니하나 율법 아래 있는 자 같이 된 것은 율법 아래 있는 자들을 얻고자 함이요, 율법 없는 자에게는 내가 하나님께는 율법 없는 자가 아니요, 도리어 그리스도의 율법 아래 있는 자나 율법 없는 자와 같이 된 것은 율법 없는 자들을 얻고자 함이라. 약한 자들에게는 내가 약한 자와 같이 된 것은 약한 자들을 얻고자 함이요, 여러 사람에게 내가 여러 모양이 된 것은 아무쪼록 몇몇 사람들을 구원코자 함이니, 내가 복음을 위하여 모든 것을 행함은 복음에 참예하고자 함이라.” (고린도전도 9장 19~23절)

위의 바울의 고린도전도에서 고백처럼,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과 모양으로 비기독교인들을 향해서 접근하는 전략은 복음을 거부하는 지역에서 기독교 선교사들이 활용하는 방법이다. 이런 기독교 선교에서 ‘상황화(contextualization)’ 전략은 복음을 특정 문화의 맥락에 맞게 전달하는 전략을 말한다. 예를 들어, 이슬람권 외에도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 아메리카 등지의 선교지에서 선교사들은 그 지역의 문화적 특성과 전통을 이해하고 존중하면서 복음을 전하려고 노력한다. 예배 형식, 음악, 예술 등을 현지 문화와 결합하여 복음 메시지가 더욱 의미 있고 접근하기 쉽게 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다음과 같은 사안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

-문화적 상징의 적절한 사용: 어떤 선교사들은 현지 문화의 상징과 의례를 복음 전파에 통합하여 사용한다. 예를 들어, 꾸란 속에서도 기록된 다양한 성경의 이야기를 접목해서 이야기 전달 방식으로 전달할 수 있다. 이러한 방법은 현지인들이 자신의 문화적 배경을 유지하면서도 기독교의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다문화 교회의 설립: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이민자 커뮤니티가 있는 도시에서는 다문화 교회가 설립되기도 한다. 이러한 교회들은 다양한 언어와 문화적 서비스를 제공하여,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예배를 드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한다. 이 과정에서 각 문화의 특성을 존중하고, 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복음을 자신의 문화적 맥락에서 이해하고 경험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교육과 훈련 프로그램: 선교지에서 현지인 리더십을 양성하기 위한 교육과 훈련 프로그램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러한 프로그램은 현지 문화를 깊이 이해하면서 동시에 기독교 신학을 가르친다. 이는 현지인이 자기 문화적 배경 안에서 기독교 리더로 성장할 수 있게 돕고, 문화적 간격을 줄이는 데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선교와 문화 변용을 긍정적으로 접목하는 사례들은 문화적 다양성을 존중하고, 더욱 깊은 이해와 소통을 통해 복음의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방법을 제시한다. 이는 각 문화의 독특함을 인정하고, 복음이 그 문화 속에서 자연스럽게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돕는 중요한 접근 방식이다.

문화 변용에서 분리 또는 구별되어야 하는 사례

‘문화 변용’에 따라서 ‘기독교’ 복음을 타 종교를 가진 사람들에게 전파하는 과정에서 기독교와 이질적이라고 할 수 있는 다양한 이주민을 이웃 삼아 사역하는 과정에서 ‘문화 변용’의 문화적 동화나 통합과 다르게 분리 또는 구별되어야 하는 사례도 존재한다. 기독교 선교와 복음 전파 과정에서 문화 변용을 고려하여 분리 또는 구별을 유지해야 하는 사례는 섬세한 접근이 요구된다. 이러한 접근은 특히 타 종교와의 명확한 구분을 유지하며 동시에 그들의 문화적 정체성을 존중하는 것이 중요한 상황에서 발생한다. 다음은 그런 상황에 대한 몇 가지 예시이다.

종교적 상징과 의례의 구별: 다른 종교의 상징이나 의례를 기독교 예배나 실천에 통합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이슬람의 특정 상징물을 기독교 예배에 포함하는 것은 두 종교 간의 신학적 차이를 흐릴 수 있으며, 둘 다의 신자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 이 경우, 각 종교의 핵심적 신념과 실천은 명확히 구별되어야 하며, 서로의 고유한 신앙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복음 전도 시 문화적 감수성 유지: 기독교인들이 전도 할 때 다른 종교의 중요한 날이나 축제를 존중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예를 들어, 라마단 기간 모슬렘들에게 적극적으로 복음을 전한다든지 ‘역 라마단’ 운동 같은 기도회를 개최하는 것은 선교적 접근 전략에서 다분히 민감할 수 있다. 이는 그들의 종교적 의무와 신앙심을 존중하는 태도를 반영한다. 그러므로, 이슬람교의 중요한 명절 기간에 전도 활동을 자제하는 것도 지혜로운 방법이 될 것이다.

교회 설립과 공동체 형성: 기독교 공동체나 교회를 현지 문화와 완전히 통합하기보다는, 때로는 그들의 고유한 문화적, 종교적 배경을 유지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 적절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특정 이주민 언어그룹을 대상으로 그들의 언어와 문화를 유지하면서도 교회 예배를 드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그들의 정체성을 존중하고 안정감을 제공하는 데 중요할 수 있다.

문화적 정체성과 종교적 신념의 구별: 종종 이주민 커뮤니티에서는 문화적 정체성과 종교적 신념이 깊게 연결되어 있다. 선교 활동 중에는 이러한 정체성을 존중하면서도, 기독교 복음의 핵심 메시지를 분명하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전통적인 가족 가치나 공동체 의식을 유지하면서도 복음의 변혁적 메시지를 제시하는 것은 문화적 동화와는 다르게 각각의 정체성을 존중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사례들에서 볼 수 있듯이, 문화 변용을 고려한 선교 활동은 각 문화의 독특함과 종교적 정체성을 존중하는 동시에, 복음의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균형을 찾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는 민감성과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한 접근 방식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문화 변용에서 긍정적 예시: 문화 적응과 상호 존중

기독교 선교에서 문화 변용을 고려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주제이다. 특히, 이슬람 문화와 같이 기독교와 이질적 문화를 이해하고 접근하는 과정에서는 더욱 민감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긍정적인 예시와 주의가 필요한 것들을 알아보겠다.

언어와 의사소통의 적응: 기독교 선교사들이 현지 언어를 배우고 사용하는 것은 문화적 적응의 좋은 예이다. 이는 현지인들과 깊은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하고, 문화적 장벽을 낮추는 데 좋을 것이다.

현지 문화의 축제와 행사 참여: 현지의 중요한 문화적 축제나 행사에 참여하며 존중과 이해를 표현하는 것도 중요하다. 예를 들어, 이슬람 문화에서 라마단 기간, 특별한 활동에 참여하거나 적절한 존중을 표하는 것이 해당 문화권 내에서 긍정적인 인식을 쌓을 수 있다.

-현지 문화와 가치를 반영한 교육과 사역 프로그램: 현지 문화의 가치와 믿음을 존중하면서 기독교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을 채택한다. 예를 들어, 가족의 중요성, 공동체 의식 등을 강조하는 프로그램은 이슬람 사회에서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문화 변용에서 주의가 필요한 예시: 문화의 분리와 구별

종교적 상징과 행위의 사용: 십자가나 성경과 같은 기독교의 상징을 공개적으로 전시하거나 현지의 종교적 상황을 무시한 채 공공장소에서 예배를 드리는 것은 문화적 충돌을 일으킬 수 있다. 이슬람 문화에서는 이러한 행위가 민감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으므로, 공개적인 종교 활동보다는 개인적인 대화나 소규모 모임을 통한 접근이 바람직하다.

문화적 가치의 강요: 예를 들어, 개인주의적 가치나 서구적인 생활 방식을 이슬람 사회에 강요하는 것은 부정적인 반응을 초래할 수 있다. 이슬람 문화에서는 공동체와 가족의 가치가 매우 중요하므로, 이러한 측면을 간과하고 서구적 개인주의를 강조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식사 문화와 의복 규범의 무시: 이슬람 문화에서는 특정한 식사 규범(예: 할랄 식품)과 의복 규범(예: 히잡 착용)이 있다. 이러한 규범을 무시하고 선교 활동을 진행하는 것은 현지 문화에 대한 무례로 보일 수 있으며, 현지에서 선교 효과에 역기능이 될 수 있다.

이처럼, 문화 변용은 선교의 효과를 극대화하고 현지 문화와의 긴장을 최소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문화적 존중과 적응을 통해 건설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문화적 갈등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위와 같이 기독교 선교 수행 시 문화 변용 문제를 우리가 이를 이해했다 하더라도 기독교의 본질이 흐려진다든지 퇴색 내지, 기독교에서 가장 예민하게 생각하는 종교의 다원화로 인한 염려는 없을까 하는 문제가 아직 남아 있다. 왜냐하면, 기독교 선교에서 문화 적응과 관련해 본질이 흐려지거나 다원화 과정에 따른 염려나 혼란은 매우 중요한 우리의 우려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들은 선교 전략을 수립할 때 신중하게 고려해야 할 사항이기에 다음과 같이 몇 가지를 함께 생각해 볼 수 있다.

신학적 타협: 문화적 적응이 지나치게 이루어질 경우, 기독교의 핵심 교리나 신학적 진리가 타협될 위험이 있다. 예를 들어, 다신론적 문화권에서 선교할 때, 하나님의 독특성과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 메시지를 분명히 전달하지 않고 문화적 특성에 지나치게 양보한다면, 기독교의 본질이 흐려질 수 있다.

문화적 상대주의: 모든 문화적 관습이나 신념이 동등하다는 가정 아래에서 선교를 진행할 때, 중요한 기독교적 가치나 진리를 상대화하게 될 수 있다. 이는 결국 기독교의 본질적인 메시지를 약화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종교적 동화: 현지 문화에 너무 깊이 동화되어, 기독교 신자들이 다른 종교적 신념이나 관습에 동참하게 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이는 신앙의 순수성을 해치고, 기독교 신자로서의 정체성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

신앙 공동체 내에서의 갈등: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신자들이 한 공동체 내에서 활동할 때, 문화적 차이로 인한 오해나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갈등을 관리하지 못하면 공동체의 일치와 성장에 해를 끼칠 수 있다.

이에 대한 우리의 대응은 먼저, 신학적 교육 강화로 선교사들에게 철저한 신학적 교육을 제공하여, 그들이 문화적 적응을 시도하는 과정에서도 기독교의 핵심 진리를 명확히 전달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문화적 이해와 신학적 정확성의 균형이 필요하다. 문화적 이해를 높이되, 그 과정에서 신학적 정확성을 잃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문화적 적응과 신앙의 본질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아울러, 지속적 모니터링과 평가도 필요하다. 선교 활동이 진행되는 동안 정기적으로 그 효과와 부작용을 평가하고, 필요한 조정을 시행한다. 이 과정에서 현지 교회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듣고 참여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우리의 선교 현장에서의 대응 전략들은 기독교의 본질을 유지하면서도 문화적 다양성을 존중하는 선교 활동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 [복음기도신문]

kim ji

김종일 | 전)국립 앙카라대 교수, 현)아신대(ACTS) 중동연구교수, 한국외대, 장신대 신대원, 국립 이스탄불대 역사학 석사 및 박사 | 저서: ‘밖에서 본 이슬람, (1)무슬림 이해하기’, (2022, 라비사북스). ‘벌거벗은 세계사(경제편)’, 공저, (2023, 교보문고), ‘하나님의 운동(Motus Dei)’, 공역(2024, 라비사북스), ‘밖에서 본 이슬람, (2)이슬람 이해하기’, (2024, 라비사북스, 근간).

1023book scaled min

<저작권자 ⓒ 내 손안의 하나님 나라, 진리로 세계를 열어주는 복음기도신문. 출처를 기재하고 사용하세요.> 제보 및 문의: 

Print Friendly, PDF & Email

관련 기사

20230515 Prayer
[GTK 칼럼] 하나님의 거룩(2): 하나님과 대면하게 될 때 일어나는 일들
20241007_Earth
[TGC 칼럼] 종말이 가까웠는가?
20241007_Philippi1
[김수길 칼럼] 빌립보, 옥타비안 그리고 바울
1007
[장선범 칼럼] 동성애에 관한 로잔서울선언(2024)과 한국복음주의신학회 선언(2017) 비교 분석

최신기사

[GTK 칼럼] 하나님의 거룩(2): 하나님과 대면하게 될 때 일어나는 일들
“한라에서 백두까지” 부흥을 꿈꾸는 ‘홀리위크’ 11월 개최
한국청년생명윤리학회, ‘통일 후 생명윤리’ 콜로키움 개최
인도 마니푸르주, 메이케이족·쿠키족 간 폭력 계속
영국, 무신론자 증가했지만 "나는 기독교인" 여전히 46.2%
민주콩고 키부호, 정원 3배 탑승한 과적 여객선 침몰... 78명 사망
[오늘의 한반도] 정부, 외국인 체불임금 대지급금 791억... 4년간 2배 외 (10/8)
Search

실시간최신기사

20230515 Prayer
[GTK 칼럼] 하나님의 거룩(2): 하나님과 대면하게 될 때 일어나는 일들
holyweek-231105-1
“한라에서 백두까지” 부흥을 꿈꾸는 ‘홀리위크’ 11월 개최
20241008_Bioethics after Reunification
한국청년생명윤리학회, ‘통일 후 생명윤리’ 콜로키움 개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