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자 유족이 직접 총살 집행…공개 태형도 최근 수백건 진행
아프가니스탄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2021년 8월 재집권 후 두 번째로 공개 처형을 집행하며 공포통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아프간 동부 라그만주 술탄 가지 바바 지역 모스크(이슬람 사원) 인근에서 5명을 살해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남성 아지말이 총살당했다.
희생자 유족 가운데 한 명이 공격용 소총을 직접 들고 형을 집행했으며 다른 유족들은 이를 지켜봤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라그만주 공보·문화국 관계자는 AFP통신에 약 2천명의 군중이 형 집행 장면을 봤다고 설명했다.
탈레반 당국은 이번 형 집행이 최고지도자 하이바툴라 아쿤드자다의 최종 승인 후 진행됐으며 그에 앞서 철저한 조사와 학자들의 논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탈레반은 앞서 지난해 12월 서부 파라주에서 재집권 후 처음으로 공개 사형을 진행한 바 있다.
당시에도 희생자 유족이 직접 총살형을 집행했다.
탈레반은 이 밖에 공개 태형도 자주 집행하고 있다.
유엔 아프간지원단(UNAMA)은 지난달 아프간에서 최근 6개월 동안 남성 274명, 여성 58명, 소년 2명 등이 공개 태형 처벌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런 분위기는 지난해 11월 아쿤드자다가 판사들에게 샤리아(이슬람 율법)에 따라 형벌을 시행하라고 지시하면서 본격화된 것으로 보인다.
아쿤드자다는 당시 “절도, 납치, 선동 등에 대해 면밀하게 조사한 후 샤리아의 모든 조건에 맞으면 후두드(hudud)와 키사스(qisas)를 시행할 책임이 있다”며 “이는 나의 명령”이라고 강조했다.
후두드는 살인·강도·강간·간통 등 중범죄에 대한 이슬람식 형벌로서 참수, 투석, 손발 절단, 태형 등을 포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키사스는 쿠란(이슬람 경전)의 형벌 원칙으로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의미의 비례 대응 개념이다.
1차 집권기(1996∼2001년) 때 경기장 공개 처형, 손발 절단형, 투석형 등으로 악명 높았던 탈레반이 과거 같은 가혹한 형벌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모양새다.
탈레반은 재집권 후 당초 여성 인권 존중, 포용적 정부 구성 등 여러 유화책을 발표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실정이다.
특히 올해 들어 여성 인권이 크게 후퇴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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