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희 선교사의 주님이 사랑하는 것(1)]
코로나로 일본 땅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5개월이 넘는 시간을 이끄시는 데로 순례자의 삶을 살며 걷고 있다. 세종에 가면 아파트 숲을 지나 조금만 가면 한적한 시골 마을이 나온다. 원래는 공주시였는데 세종시가 생기면서 세종으로 합해진 마을이다.
그곳에 가면 산 중턱에 예쁜 집을 짓고 사는 80세가 다 되신 머리가 하얀 장로님, 권사님 부부가 계신다. 코로나로 우리 부부는 딸과 함께 그곳에서 한 달 간을 지냈다. 주님이 허락하신 환경에 감사한 시간들이었다.
온 몸에 암덩어리가 다 퍼져서 더 이상 이 땅에서의 삶을 살아 갈수 없는 자매님이 마지막 외출을 하였다. 귀한 만남이었다. 거실에 큰 유리창이 있어 밖이 훤히 잘 보인다. 유리창에서 보이는 넓은 밭들과 많은 나무들이 너무 좋다. 한참을 보고 있으니 크고 길쭉하게 자라 위에만 잎이 무성한 소나무 세 그루가 보였다. 두 그루는 앞뒤로 나란히 서있고 다른 한 그루는 조금 떨어져 그 옆에 서있다.
아무 기력이 없이 앉아 있던 자매님이 ‘우리 조선 같네요’ 하며 조용히 말했다. 앞에 있는 나무는 남한 조선 같고 그 뒤에 보일 듯 말 듯 서있는 나무는 북한 조선 같고 그 옆에 조금 떨어져 서 있는 나무는 일본에 아직도 숨겨져 있는 60만 명의 조선 같았다. 버티듯이 서있는 소나무 세 그루를 보면서 남한 조선, 북한조선, 일본조선을 기도했다.
주님은 왜 지금까지 조선을 셋으로 나누어 놓으셨을까? 조선을 가장 나중된 자 되게 하기 위함 같았다. 빙 둘러앉아 조선을 기도하던 우리는 눈시울이 붉어졌다. 조선을 이처럼 사랑하사 마지막까지 이렇게 놓으실 수 밖에 없는 주님의 마음이 모두에게 전해졌다. 해가 저물어 저녁 때가 다 되기까지 나중된 자를 찾으시는 주님의 절절함이 동일하게 우리의 소망이 됨이 감사하다. 자매님이 고백한다.
‘이 땅에서의 마지막 외출을 주님의 계획안에 있는 나중 된 자들 ’조선‘을 기도함이 큰 기쁨이요 주님의 은혜입니다.’
천국은 마치 품군을 얻어 포도원에 들여보내려고 이른 아침에 나간 집주인과 같으니(마20:1)
품군을 얻어 포도원에 들여보내려고 주님이 가장 먼저 이른 아침에 나가셨다. 누구보다 일찍 나간 주님이 한명 한명 찾아 포도원에 들이시고 있다. 가장 나중 된 자들을 모두 다 찾으실 때가지 열심히 찾아 포도원에 들이셨다. 주님은 지금도 포도원에 들어갈 자를 절실히 찾고 계신다. 함께 주님이 찾고 있는 자들을 찾고 싶다.
아직도 사상과 이념으로 일본 땅 안에 숨겨져 복음을 듣지 못하고 있는 60만 명의 조선을 주님이 마음 아파하시며 찾고 있다. 말씀에 나중 된 자들도 포도원에 들어 와서 동일한 삯을 받는 다는 것에 가슴이 요동친다. 결국은 주님이 찾으시는 모든 품군을 포도원에 들여 놓는 것이다. 이것이 너무 기쁘다.
그리고 주님은 놀라운 말씀을 하셨다. ‘이와 같이 나중 된 자로서 먼저 되고 먼저 된 자로서 나중 되리라’(마20:16)
주님은 포도원의 문이 닫힐 때까지 나중 된 자를 다 찾으시고 그들이 먼저 된 자가 될것이라고 하셨다. 이 땅에서 외롭고 어두웠던 나중 된자들을 앞에 세우시는 주님의 반전이시다.! 멋지다. 아직은 숨겨져 복음을 듣지 못하고 있는 조선을 사랑하시는 주님 말씀이다.
땅과 거기에 충만한 것과 세계와 그 가운데 사는 자들은 다 주의 것이라고 하신다.(시24!:1)
‘하나님이 모든 사람을 순종하지 아니하는 가운데 가두어 두심은 모든 사람에게 긍휼을 베풀려 하심이로다’(롬11:32)
모든 것의 주인 되신 주님의 주권을 오늘도 신뢰하며 기도한다.
고정희 선교사 | 2011년 4월 동일본 대지진 이후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아 가족이 일본으로 떠나 2014년 일본 속에 있는 재일 조선인 다음세대를 양육하는 우리학교 아이들을 처음 만나, 이들을 섬기고 있다. 저서로 재일 조선인 선교 간증인 ‘주님이 사랑하는 것을 사랑하고 싶었다'(도서출판 나침반, 2020)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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