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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소영 칼럼] 무거워지는 아들과 천로역정

지소영 제공

멸치 똥을 따고 있는데 아들이 곁에 와서 앉았습니다.

“엄마, 인생이 천로역정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살면서 시련을 겪기도 하고, 샛길로 빠지기도 하고, 어느 땐 절망적일 때도 있잖아요.

사람들은 과거의 어떤 결정으로 인해서 지금 상황이 이렇게 된 거라고 말하는데 그것도 일부 맞긴 하지만 모든 걸 그렇게 연결시킬 일은 아닌 것 같아요. 과거의 일로 굳이 현재를 해석하거나, 현재를 보면서 미래를 예측하는 것도 하지 않으면 좋겠어요.

시련이든, 절망적이든 어떤 순간에도 하나님께서 나와 동행하신다는 것, 그것만 기억하면 될 것 같아요. 지금 힘들어도 우리가 도달할 곳은 천성이니까요. 근데 엄마, 난 아무리 생각해도 엄마를 정말 많이 닮은 것 같아요.”

언제 철들 거냐고 물어보면 철들면 무거워진다는 실없는 소리만 하더니… 아들이 조금씩 무거워지고 있습니다.

멸치 똥 따내듯 내 안에 불순물을 다 비워내는 독서가 되길 기대하며 저는 오랜만에 천로역정을 다시! [복음기도신문]

Ji So young

지소영 | 방송작가로 오랫동안 활동하다 2013년부터 서산에 위치한 꿈의학교 교사로 재직했다. 현재는 학교와 교회를 중심으로 가정예배와 성경적 성교육 강의를 하고 있다. 결혼한 이후 25년간 가족과 함께 드려온 가정예배 이야기를 담은 ‘153가정예배’를 최근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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