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의 의미
태국은 쁘라텟 타이(ประเทศไทย, 자유의 땅) 또는 므앙 타이(เมืองไทย, 자유의 나라)라고 합니다. 그래서 ‘타이(ไทย, Thai)’는 ‘자유’라는 뜻입니다. 한국에서는 한자 음차인 태국(泰國)이란 이름으로 부릅니다. 여기서 泰(태)에는 크다, 편안하다, 너그럽다, 통하다의 의미를 포함하고 있어 왠지 ‘자유’라는 본 뜻과 어울린다는 생각이 듭니다.
새벽은 태국인의 세계, 저녁은 관광객의 세계
방콕에서 치앙마이로 와서 그 다음날부터 현지 분위기를 알고자 집 앞의 시장을 갔습니다. 물론 아침 식사 거리를 구입하기 위함의 목적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침 8시에서 9시 사이에 시장을 방문하니 파장 분위기였습니다. ‘시장 분위기가 왜 이러지? 대체 현지인은 언제 볼 수 있는거야?’ 궁금하여 물품을 정리중인 상인에게 여쭤보았습니다. ‘언제 시장에 오시는 거예요?’ 그분의 답은 오전 3시에 나와서 시장에서 물품을 판매한다고 합니다. 지금이 오전 8시 50분이기에 벌써 5시간 이상 팔았다는 말입니다. 저희가 방문한 3월-4월의 방콕과 치앙마이는 오전 9시부터 체감 기온이 이미 50도에 육박합니다.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더위입니다. 그리고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는 온 도시가 햇볕에 달궈져 숯불 같이 뜨겁습니다. 한 낮의 시간, 거리를 걸어다니는 사람은 개들과 저희뿐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오후 7시가 넘어가야 관광객들도 거리와 상점에 모여드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오전 4시-8시 사이에 거리로 나오면 일상 생활을 시작하는 태국인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오후 8시-12시 사이에는 거리에서 여행을 마음껏 즐기고 있는 관광객을 만날 수 있습니다. 체감 기온 50도가 갈라놓은 두 세계를 볼 수 있는 곳, 그곳은 태국입니다.
태국, 태국인은 자부심이 있습니다
매년 전세계의 선진국 사람들이 끊임없이 태국에 와서 먹고 마시고 즐기다 갑니다. 뭐가 그리 볼게 많고 맛있는 게 있는지 태국의 젊은이들이 도리어 신기해 하며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태국은 날씨도 무척이나 덥고 수도 방콕은 교통 체증, 소음, 매연으로 인해 살아가는 게 정말 힘든 도시이고, 제대로된 인도도 없어 거리는 항상 위험하고 지저분하고, 재래시장 야시장은 곳곳에서 악취가 나고 위생적으로도 깨끗하지 않으며, 빈민가도 도심 곳곳에 너무나 많은데 왜 이런 곳에 와서 시간과 돈을 쓰고 가는지 신기할 따름입니다.”
그렇게 태국의 젊은이들은 말하지만 코로나 전으로 태국은 단일 국가로는 세계 10위의 관광대국이었고, 단일 도시로는 방콕이 프랑스 파리, 이태리 로마, 미국 뉴욕을 제치고 세계 1위의 관광 도시였습니다. 그래서 태국은 자부심이 있습니다.
태국인은 자부심이 있습니다. 19세기에 서구 열강들에 의해 지배를 받지 않은 유일한 동남아시아 국가입니다. 그리고 세계 대전을 두 번 겪으며 태국을 제외한 인도차이나 반도의 모든 국가가 식민지 지배를 당하고, 그 전 역사로 거슬러 올라가더라도 강대국의 지배를 당한 주변국이 대부분인데, 태국만은 아픔을 많이 겪진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태국은 자부심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 자부심이라는 것도 한 겹 껍질을 벗기고 그 안을 들여다보면 그 알맹이는 별게 아닌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태국은 13세기에 이르러 중국 남부 지방에 살던 타이 민족이 내려와 정착하면서 역사가 시작되었기에 주변 나라에 비교해 역사가 상대적으로 짧고, 주변 국가에 비교해 바다에 접하는 땅이 적어 살기에 쉽지 않고, 관광 대국이라는 이미지와 걸맞지 않게 관광객을 위한 도로 철도 버스 등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언제 주변의 나라에 관광객을 빼앗길지 모른다는 불안을 가지고 있습니다. 태국에 사람들이 찾아오는 이유는 물가가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태국에서 맛볼 수 있는 독특하고 입맛에 맞는 음식이 있어서입니다. 또 산과 강과 바다를 멀지 않는 곳에서 함께 즐길 수 있고, 형편에 따라 묵을 수 있는 세계적인 호텔 체인에서부터 저렴한 숙박시설까지 다양한 종류의 숙소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와 비슷한 환경을 가진 주변 국가도 많습니다.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베트남 등이 관광객 유치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그래서 언제든 관광객은 발길을 돌릴 수 있다는 사실에 불안해 합니다.
태국의 자부심은 마지막으로 불교의 장점이 바탕이 된 배려심과 포용력입니다. 심지어 선진국조차 포용하기 힘들어하는 트랜스젠더와 같은 성소수자를 아무런 차별이 없이 바라보고 있습니다. 이것이 죄인지 아닌지가 아닌 우선 그들을 차별없이 바라본다는 것은 분명 귀한 것입니다. 하지만 현재 극심한 빈부격차로 인한 출산율 저하로 인구 정책의 변화가 필요하고, 여성 대 남성의 성비의 불균형으로 여러 문제 현상이 나오고, 오랜 기간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군부가 나라를 통치하고 있기에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군인이 모든 이권을 차지하면서 부정 부패가 어느정도는 일상이 되어버린 듯 합니다. 그리고 주변 미얀마나 라오스에 유입되는 값싼 노동력이 없으면 당장 사회가 돌아가지 않는 등 여러 위험 요소, 불안 요소를 동시에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태국, 태국인에게 우리는 무엇을 드릴 수 있을까요?
처음에 태국에 왔을 때 거리에서 만나는 분들께 무엇을 드릴까 고민을 했습니다. 프레이포유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받는 분이 원하는 것을 드리는 것’입니다. 그리고는 ‘거리의 분들이 무엇을 원할까?’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받는 이가 원하는 것은 항상 돈 또는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음식일 수 있지만, 프레이포유 연합이 그것과 함께 드릴 수 있는 것은 하나님의 최고의 선물, 기도가 아니겠습니까? 그러면서 그곳에 함께 계신 예수님을 느끼고 체험할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프레이포유가 전할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내가 주릴 때에 너희가 먹을 것을 주었고 목마를 때에 마시게 하였고 나그네 되었을 때에 영접하였고” (마태복음 25:35)
“임금이 대답하여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가 여기 내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 하시고” (마태복음 25:40)
이와같이 프레이포유 연합은 태국에서 저희가 전할 수 있는 선물을 마음껏 소외된 이웃에게 드리기 원합니다. 그리고 선물이 전해지는 그곳에 살아계신 하나님의 역사가 함께 임하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 태국의 관광객의 세계인 밤거리를 걷다 마주친 세 명의 어린 친구들, 10대 초반으로 밖에는 안 보이는 여성이 갓난 아이를 안고 있고, 그 옆에는 여동생으로 보이는 친구가 있었습니다. 처음 다가가 인사를 하고 예수님을 아는지 조심스럽게 물어보았습니다. 제가 무서워 보였는지 경계하며 아무런 말도 하질 않았습니다. 아내가 제 옆으로 와서 함께 하며 “우리는 기도해주러 거리로 나왔다”고 한 뒤 100밧을 손에 쥐어주자 비로소 경계를 풀며 예수님과 교회를 알고 있다고 답을 해주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항상 당신 곁에 살아 계시니 항상 예수님을 부르며 기도하며 삶을 살아가길 바란다”고 말을 전한 뒤 간절히 기도드렸습니다. 하나님, 그 친구들을 지켜주옵소서!
* 거리에서 만난 아버님, “하나님, 아버님의 과거가 어떠했던 지금의 모습을 보고 계시며, 지금 이 모습 이대로 돌아오기를 원하는 하나님의 마음을 알게 하시고, 하나님을 의지하며 남은 삶을 살아가게 하옵소서!”
[복음기도신문]
손은식 목사 | 2013년 말부터 서울 시내의 노숙자와 홀로 사는 어르신을 돕고 기도하는 프레이포유 사역으로 이 땅을 섬기다 2023년 초 태국으로 사역지를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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