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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선교사들이 영상에 담은 100년전 한국…청라언덕의 사과, 한센인의 김장풍경 등

▲ 헨리 브루엔(한국 이름 부해리) 선교사와 인사를 나누는 마을 사람들. 사진 : 유튜브채널 KBS 다큐 캡처

1900년대 초, 서양 선교사들이 조선에 들어와 관찰한 한국인들의 삶과 그들이 한국인들을 사랑으로 섬겼던 모습을 담은 다큐멘터리 <선교사들, 조선을 기록하다-‘새벽의 나라’>를 KBS가 최근 방영했다.

KBS현대사 아카이브팀이 미국 장로교 역사협회와 캐나다 연합교회 아카이브, 그리고 선교사 헨리 브루엔 가족에게 수집, 최초 공개하는 이 영상에는 일제 식민지 시절, 나라를 빼앗긴 한국인의 삶이 서양 선교사의 눈으로 기록됐다. 이 영상은 또 유튜브에 공개돼 시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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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0년대 초, 서양 선교사들이 기록한 조선’이라는 이름으로 공개된 이 영상은 선교사들이 100여 년 전 사과나무를 들여와 청라언덕에 심은 이후, 대구가 사과의 고장이 됐다고 소개하고 있다. 실제로 농진청이 2011년에 발간한 소책자 ‘사과이야기’ 역시 현재 우리나라에서 재배되는 사과는 개화기 서양선교사와 일본 농업이민자들에 의해 도입된 품종이며, 1900년 미국 선교사 존슨이 대구 남산동에 심은 사과나무는 현재까지도 계명대 동산의료원에서 생존 중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영상에 따르면, 스물 다섯 젊은 나이에 조선을 찾아 무려 42년이나 살았던 선교사 헨리 브루엔 선교사도 사과 농사를 지었다. 전도를 위해 대구는 물론 경북 지역 곳곳을 찾았던 그는, 우리말을 완벽하게 구사했다. 한국 이름이 ‘부해리’인 그는 자동차를 타고 온 키 큰 서양인을 구경하러 몰려든 동네 사람들을 특유의 친화력으로 사로잡았다. 조선인을 향한 그의 친밀한 시선이 단오 풍경, 여인과 아이들의 일상을 세세하게 촬영한 필름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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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출신 선교사 ‘오웬스’는 조선에 10여 년간 머물렀지만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인물이다. 이번 아카이브 발굴 작업 과정에서 그가 상세하게 기록한 3.1 만세운동 자료가 발견됐다. ‘오웬스’가 근무했던 현재의 세브란스 병원은 당시 서울역 앞에 있었고, 덕분에 그는 3.1 만세운동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목격하고 참가한 이들과 직접 이야기를 나누며 참상을 기록할 수 있었다. ‘오웬스’는 이 글과 사진들을 국제사회에 알리고, 지지를 이끌어 내기를 바랐다. 그는 격동의 시기를 겪던 조선의 한가운데에서, 역사의 기록자로서 살았다.

기독교 불모지였던 평양을 ‘동양의 예루살렘’으로 일군 건, 미국에서 온 선교사 ‘모펫’이었다. 평양은 교육 선교로 성장했다. 양반이 아니어도 배울 수 있고, 남녀 구분하지 않고 가르쳤기 때문에 수많은 학생들이 몰려왔다. 또 고아를 불쌍히 여기라는 성경 말씀에 따라 고아원도 운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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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의 모습을 기록한 영상은 평양대부흥의 흔적인 성경 공부 모임 사경회를 소개하고 있다. 전국에서 몰려온 1000명 이상의 여성 교인들은 12일간 교회에 머무는 동안, 자신의 것과 아이들 먹을 것, 입을 것까지 싸서 머리에 이고 환하게 웃으며 걸어오는 모습이 담겨 있다. 이처럼 사경회에서 한글과 성경이 보급과 전파에 서로 힘을 실으며, 개화기 여성들이 성경을 통해 글을 배우고 진리를 깨달아갔던 것을 볼 수 있다.

이처럼 한국에 기독교가 들어왔을 때 처음부터 선교 방침이 남자보다는 여성, 대도시보다는 중소도시나 농촌 쪽으로 선교에 초점을 둔 것을 볼 수 있다. 여성들의 교회 출석률이 높은 관계로 선교사들은 한문보다는 한글 관련 문헌을 많이 개발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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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한국교회는 초기부터 한글로 성경을 번역했고 한글로 찬송가를 만들고 한글로 신학 서적을 만들었다. 그래서 한글 발전에 한국 기독교가 지대한 역할을 했다.

조선 최초의 여학교 ‘이화학당’을 설립해 여성들에게도 ‘배움’이라는 꿈을 심어준 ‘스크랜튼’, 서양 의학 기술을 들여와 환자들을 돌본 전주 병원의 ‘보그스’ 원장도 영상에 등장한다. 100여 년 전 새벽의 나라를 찾았던 영상 속 선교사들은, 당시의 가장 평범한 조선인들의 일상을 담았다.

영상은 당시 사회에서 냉대를 받던 한센인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고스란히 담았다. 당시 이들이 함께 살았던 공동체인 대구 애락원 김장철 풍경을 볼 수 있다. 또 길거리에 삼삼오오 모여 앉아 국밥을 말아먹고, 엿장수 좌판에 몰려들어 군것질하고, 지게에 짐을 잔뜩 싣고 바쁜 걸음을 옮기는 장터를 촬영한 영상은 조선을 낯선 여행지가 아닌, 자신의 일상으로 받아들이고 살아낸 선교사들의 ‘진짜’ 삶을 통해 남겨진 것들이다.

100년전 일제 식민지 시절에 한국에 들어와 평범하고 외면받던 사람들의 삶 속으로 들어가 그들과 함께 웃고 부대끼며 하나님의 사랑을 온몸으로 전하던 선교사들의 따뜻한 마음이 영상속에서 고스란히 남아 있다.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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