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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구 칼럼] 배신자(背信者)

사진: Pexels

지금 한국은 배신자(A betrayer)들이 날뛰고 있다. 배신의 사전적 의미는 특정 양측의 동의하에 체결된 물리적 또는 비물리적 계약, 상호 간의 도의적 신뢰 관계를 통한 암묵적 합의사항을 어기는 행위를 말한다. 하지만 요즘은 철석같이 믿고 존경했던 사람들이 하루 아침에 배신하는 추태를 벌이고 있다. 그래서인가 <배신의 정치>라는 말이 유행 중이다. 하지만 인류 역사는 <배신의 역사>이기도 하다. 문학의 소재도 <배신>이 꼭 들어간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우리나라의 역사를 보면 포은 정몽주 선생은 만고의 충신으로 기록되어 있지만, 황희 정승은 배신자의 딱지가 붙어있다. 하기는 고려의 마지막 충신 포은 선생도 이조를 세운 이방원의 입장에서 보면, <배신자>로 그의 부하가 포은 선생을 선죽교에서 척살했다. 이 왕조는 그 후 유교적이고 도덕적인 사표가 필요했기에 포은을 만고에 빛나는 충절의 모델로 바뀌었다.

춘원 이광수의 행적은 그의 문학에 담겨진 것과 달리 이른바 친일 행적으로 <배신자>가 되기도 했다. 후일 이를 무마하려는 듯 <백범 일기>를 감수하기도 했다. 따지고 보면 일제 시대에 일본의 신사참배에 고분고분 따라갔던 한국교회도 하나님의 계명을 어긴 <배신>이었고, 결과적으로 친일을 했던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더 멀리 올라가면 인간의 타락은 바로 창조주 하나님께 대한 <배신>이기도 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인간이 스스로 구원할 수 없음을 아시고, 메시아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오시도록 준비하신 것이다. 그래서 예수 그리스도가 오셔서 십자가를 대신 지시고 죽으시고 부활하셨다. 그래서 누구든지 예수를 믿는 자에게는 값없이 주시는 은혜를 받게 했다. 이처럼 인간의 죄는 바로 하나님의 사랑에 대한 <배신>이었다.

성경에서 배신의 아이콘은 역시 <가롯유다>였다. 유다는 예수님의 12제자 중 유일하게 갈릴리 출신이 아니었다. 유다는 재무를 맡고 있었는데, 탐욕이 많았고, 정권욕에 헛된 망상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예수님의 천국 복음 운동보다 산헤드린 공회(요즘으로 말하면 국회) 위원들과 선이 닿았고 교제가 있었다. 유다는 예수님이 자신이 원하는 데로 되지 않자, 산헤드린 공회원들과 짜고 예수 그리스도를 법정에 세웠고 재판을 받도록 했다. 그리고 그 댓가로 은 30을 받아 챙겼다. 가롯유다는 자기의 스승이요, 3년 동안 애지중지 돌보던 예수님을 한순간에 헌신짝처럼 버렸다. 이로 인해 가롯유다는 인류 역사에 씻을 수 없는 <배신자>가 되었다. 결국 예수님은 가롯유다의 배신으로 로마 군병의 채찍에 맞아 살이 찢어져야 했고, 피가 낭자한 채 십자가를 지고 사형장인 골고다로 올라갔다. 그리고 그곳에서 예수님은 십자가에 못 박혀 우리의 대속 사역을 완성했지만. 유다는 악역을 담당했다.

그 후 가롯유다는 자기의 <배신의 죄>를 깨닫고 은 30을 들고 산헤드린 공회 지도자들에게 돌려주려 했으나, 산헤드린 공회 의원들은 ‘우리가 알 바 아니다!’라고 돌아섰다. 결국 가롯유다는 양심의 가책을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목매어 자결하고 말았다. 유다는 돈을 좋아했고, 돈에 대한 집착을 버리지 못했다. 그러니 가롯유다의 배신은 예수님의 사랑과 은혜에 대한 <배신> 일뿐 아니라, 그의 동료들에 대한 배신이었다. 오늘날 스승을 <배신>하거나, 형제를 <배신>하는 것도 따지고 보면 모두 돈과 명예와 관련이 있다.

일찍이 아브라함 카이퍼(Abraham Kuyper) 박사는, “돈을 벌겠다는 집념에 사로잡히면 곧 죄의 정욕에 빠지게 될 것이며, 돈의 종이 되어 결국에는 배신자가 되고 만다”(Nabij God te zijn. Chap Ⅲ. 11)고 말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배신>을 정치로 생각하는 자가 많다. 어제의 친구가 오늘의 원수가 되기도 하고, 어제의 원수가 오늘의 벗이 되기도 한다. 이 나라에는 집권, 탈권을 위해서는 가장 치졸하고 더러운 방법으로 사람을 짓밟아 죽이고,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희한한 불법과 부정의 방법으로 금 뺏지에 환장하는 사람들이 넘쳐난다. 이자들은 자신들의 목표를 위해서는 나라가 망하고, 정부가 없어져도 자신들의 목적 달성만 할 수 있다면 무슨 짓이라도 한다. 그런데 이것은 또한 국민에 대한 <배신>이다. 나라 살림을 잘 하라고 뽑았더니 자기들끼리 해 먹고, 스스로 봉급을 올리고, 무슨 수를 쓰든지 양심의 가책도 없이 나랏돈을 빼먹고, 자신과 대중들의 인기에만 생각하는 자들은 국민에 대한 <배신>이자 국가에 대한 <배신>이다.

우리말에 ‘머리 검은 짐승은 거두지 말라!’고 했다. 필자도 기관장을 오래 해 왔는데, 꼭 머리 좋은 자, 세칭 일류대학 나온 사람들이 문제 제기를 하고, 뒤에서 공작을 해서 나를 힘들게 하는 경우를 많이 봐 왔다. 요즘 모든 뉴스는 ‘누가 또 <배신>할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있다. 솔직히 말하면 ‘믿을 놈이 아무도 없다!’라는 말이 실감 나는 세상이다. 국민의 신망을 받는 재판부가 붉게 물들어 있고, 언론이 노조로 말미암아 좌파로 넘어갔으니 신문도, 뉴스도 볼일이 없고, 겨우 유튜브를 몇 곳 보고 있다. 그런데 택시를 타보면 기사님은 종일 종편 방송만을 듣고 있고, 공항, 여객 터미널, T.V는 모두가 좌파가 선동하고 있으니, 이 나라가 풍전등화(風前燈火)의 위기에 있는 것이 맞다.

탄핵을 장난처럼 수도 없이 질러대는 정당과 국회도 문제이지만, 자고 나면 또 다른 <배신자>가 나오는 관리들이 없기를 간절히 바란다.

여러분!
새해는 주 안에서 더욱 강건하시고 복 많이 받기를 축원하나이다!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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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구 박사 | 전 총신대. 대신대 총장. 40여년간 목회자, 설교자로 활동해왔으며, 최근 다양한 국내외 시사를 기독교 세계관으로 조명한 칼럼으로 시대를 깨우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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