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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길 칼럼] 어떤 상황에서도 복음을 전한, 아레오빠고스의 사도 바울

"Areopagus from the Acropolis" by Alex, Wikimedia Commons, CC BY-SA 4.0

그리스 이야기 (15)

아레오빠고스(Άρειοπαγος)의 유래

아레오빠고스는 아크로뽈리스의 입구에서 100미터 아래에 있는 바위이다. 사도 바울 시대 이전부터 오늘날까지, 아테네의 최고 상위법원을 아레오빠고스라고 부르고 있다.

그리스 신화에 따르면, 전쟁의 신 아레스(Άρης)의 딸 알키삐(Αλκίπη)를 겁탈한 바다의 신 포세이도나스(Ποσειδώνας)의 아들 할리로티오스(Χαληρότιος)를 아레스가 죽이자, 많은 신들이 항의했다고 한다. 아무리 전쟁의 신이라고해도 재판 없이 다른 신을 죽일 수 없다는 이유로 올림퍼스 12신들이 모여 재판을 열었다. 아레스는 이곳에서 재판을 받았지만 무죄로 풀려났다. 이후 이곳은 ‘아레스의 바위’라는 뜻의 아레오빠고스라고 불리게 되었다.

아레오빠고스의 철학자들

아레오빠고스는 아크로뽈리스에서 내려다보면 손에 잡힐 듯이 가까이 다가온다. 아크로뽈리스에 오르기 힘든 연로한 이들도 아레오빠고스에서 고개를 들어 보면 파르테논 신전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또한 아레오빠고스에서 아테네를 바라보면 과거의 아고라가 펼쳐지는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오늘도 이곳을 좋아하고 사진을 찍는 명소가 되었다.

그 옛날 철학자들은 이 바위 언덕에서 재판을 열고, 새로운 이슈를 제기하려는 사람에게 발언 기회를 주어 그의 의견을 발표하도록 했다. 사실 아레오빠고스는 아고라의 한 부분이자 상징이었다.

자연의 순리에 순응하며 살라는 금욕주의 윤리를 주장하는 스토아학파(Στωικότητα)의 창시자 키프로스(Κύπρος)출신 제논(Ζήνων)은 이곳에서 그의 제자들을 가르쳤다. 이후 아레오빠고스는 많은 철학자들의 쉼터가 되었다. 흥미로운 것은 당시 이 금욕주의와는 정반대의 철학을 주장한 사모스 섬(Σάμος) 출신 에피쿠로스(Επίκουρος)와 그의 제자들도 이곳에서 함께 활동했다는 것이다. 에피쿠로스 학파는 “쾌락이 인생의 최고의 선이자 목표라면 우리가 사는 날 동안 가능한 많은 쾌락을 누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극단적으로 대립되는 두 학파의 철학자들은 이곳 아레오빠고스에서 때로는 논쟁(σοφιστεία)을 가끔은 야합으로 하나가 되기도 했다. 바로 사도 바울의 사건처럼…

20240106 Areopagus2
김수길 제공

아레오빠고스의 사도의 설교

기원후 51년, 사도 바울은 아테네 아고라에서 스토아 학파와 에피쿠로스 학파 철학자들과 대화를 나눈 후, 아레오빠고스로 인도되었다. 그는 유대 회당과 공공 장소에서 설교했다. 유대인에게는 예수 그리스도를 전해 그들이 그리스도께로 돌아오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이방인들에게는 그리스도를 통해서 그리스도를 영접하게 하는 것이 목적임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고전 9:19-20)

아테네는 그리스 신화의 고장답게 수많은 신들을 섬기는 신전이 있었다. 모든 신들에게 제사를 드렸음에도 혹시 빠뜨린 신들이 있을까 하여, 이름 모를 신들에게도 제사를 드리는 신전을 바울 사도는 보았을 것이다.

사도행전 17:18-21에 따르면, 바울 사도는 아고라에서 만난 소피스트들과 쟁론을 벌였다. 그가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에 대해 이야기 하자, 그들은 바울을 이방 신들을 전하는 자라고 판단한 후 아레오빠고스로 데려간다. 그리고 당신이 전하는 새로운 종교에 대해 알 수 있겠느냐고 묻는다. 그들은 새로운 교리에 대한 호기심을 숨기지 않았다.

아테네 사람들과 이 도시에 머무는 외국인들이 가장 새로운 것 외에는 관심을 나타내지 않는 자들이라고 성경은 말한다. 세상의 창조주이시며 모든 좋은 것을 주신 이 하나님은 성전에 계시지 아니하시고 사람의 수고를 필요로 하지 아니하시나니 그의 형상을 만드는 것이 옳지 않다고 바울은 말했다. 바울은 이 생각이 스토아 학파의 시인 아라투스(Ἄρατος Σολεύς BC 310–240)의 말과 일맥상통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아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세상을 심판하실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 설교를 들은 청중들은 일부는 비웃었고, 또 다른 이들은 기롱했다.

유대인들은 그리스도를 메시아로 받아들이지 않았고, 이방인들은 몸은 영혼을 가두고 있는 곳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인간은 결코 부활할 수 없다고 생각해왔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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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길 제공

아레오빠고스에서 바울

아레오빠고스로 바울을 데리고 간 이유에 대한 의견은 다양하다. 바울이 아레오빠고스에서 심문을 받았다는 것은 교부들이 증언한다.

일부 바울 사도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바울이 ‘외국의 새로운 신’을 설교했다고 주장하고, 사실은 아테네의 종교와 도덕을 옹호하는 대법원의 책임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제기한다. 이는 소크라테스가 젊은이들을 타락시키고 전통적인 종교 의무를 소홀히 하고 종교적 혁신을 도입한 혐의로 아레오빠고스로 끌려갔던 경우와 매우 유사하기 때문이다.

당시 아레오빠고스의 재판은 주로 살인사건에 대해서만 열렸을 것으로 보인다. 재판의 상황을 감안할 때, 바울 사도의 경우는 죽은 자의 부활에 대한 언급 때문에 더 이상 고려할 가치가 없는 것으로 간주되었다. 바울 사도가 아레오빠고스에서 한 설교를 할 때 여자들을 포함하여 충분한 사람들이 들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의 설교는 많은 이들에게 영향을 주었고, 그의 설교를 듣고 개종한 재판관 디오니시우스와 다마리라, 두 사람을 주님께 인도했다. 천하보다 더 귀한 두 명의 영혼을…

이번으로 세 번에 걸친 아테네에서 바울 사도 이야기를 마치려고 한다. 최근 들어 나 스스로에게 자주 말을 하곤 한다. 나는 바울처럼 그렇게 살수 없을까?

어디에서든지, 누구를 만나든지 예수는 그리스도라고… 그 자리가 당시 세계 최고의 도시 아테네상류 사람들의 모임인 아레오빠고스라고 할지라도 조금도 굴하지 않고 담대히 말하던 그 분처럼… [복음기도신문]

kimsookil

김수길 선교사 | 총신 신학대학원 졸업하고 목사 안수를 받았다. 이후 GMS 선교사로 27년간 그리스에서 사역하고 있다.

[관련기사]
[김수길 칼럼] 아크로폴리스 그리고 ‘동정녀의 집’ 파르테논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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