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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정하 칼럼] “히즈쇼”의 힌디어 더빙작업

사진: 원정하

인도의 대부분의 교회에는 주일학교가 없습니다. 주일학교가 있는 교회들조차도, 우리처럼 체계적인 분반 시스템이나 커리큘럼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다만 훈련되지 않은 헌신된 한두 사람이, 주일 대예배 시간에 한쪽에서 어린이들에게 찬양, 율동, 색칠공부 등을 가르치는 수준이 대부분입니다.

그런데 인도는 세계적인 어린이 대국입니다. 서구 선진국의 대부분은 저출산으로 인구 절벽에 다가가고 있으며 한국, 일본은 물론 중국이나 태국 등도 마찬가지입니다. 아프리카나 남미 등도 가정붕괴 및 에이즈, 낮은 위생상태 및 치안 수준으로 인해 인구가 생각보다 빨리 늘지 않지요. 그런데 인도는 중국을 넘어 세계 제1의 인구 대국(14억 2000만)이 되었으며, 그중에서도 30세 미만이 인구의 과반수, 18세 미만이 5억입니다. 이런 나라는 드뭅니다.

그러면서 유튜브 접속 시간 세계 1위 국가이기도 합니다. 문맹률 60%에다, 혹시 글을 알더라도 영어를 모르면 실질적으로 문맹이나 다를 게 없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손안에 든 스마트폰은 여러가지 영화 음악이나 뮤직 비디오, 힌두교 종교 음악으로 그들을 심심함에서 구해주고 있지요.

▲ 압도적인 유튜브 접속시간 1위 국가, 인도(2023년 통계). 사진: Oberlo

그러니 힌디어로 어린이 기독 프로그램을, 특히 주일학교 관련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유튜브로 보급할 수 있다면 미래 세대를 위해 이보다 좋은 사역은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저희 ‘땅에 쓰신 글씨 프로젝트팀(이하 ‘땅글’)은 천호제일감리교회(장이규 목사)의 김문호.김문수 권사님의 후원으로 몇 년 전부터 관련 사역을 진행해 오는 중입니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성우들을 모집해 연습해 왔고 이번 10월 9일부터 18일까지는 히즈쇼의 전설적인 래퍼이자 프로듀서인 휘타 선생님께서 인도까지 와 주셨습니다. 그래서 저와 땅끝 미디어 국장이신 조융 선교사님도 ‘비하르’ 주의 ‘파트나’ 시로 날아와 합류했습니다.

비하르는 인도에서 가장 가난한 곳이자, 북한보다 경제적으로 낙후한 주입니다. 치안 상태도 좋지 않구요. 그런데 굳이 여기서 녹음을 진행하는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1. 이곳이 가장 순수한 힌디어를 사용하는 지역이다.

2. 이곳에는 전인도 선교사님. 힌디어 최고수이신 조나단 선교사님이 계신다.

사진: 히즈쇼
▲ 힌디어 더빙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 원정하

최고의 인적자원들이 있지만 스튜디오 등은 열악한 곳에서 이 장대한 작업이 시작됐습니다. 저와 조융 선교사님은 천주교 수녀원의 게스트 하우스에서 묵고, 휘타 선생님은 조나단 선교사님 댁에서 묵으며, 에어컨도 잘 안되는 밀폐된 스튜디오에서 하루에 8시간씩 땀을 빼기 시작했습니다.(스튜디오에 설치된 에어컨이 구형이라 소음이 심해서 녹음 시에는 에어컨을 꺼야 합니다. 기온은 섭씨 35도인데 말이죠.)

힌디어와 영성, 연기력은 뛰어나지만 영어가 거의 안되는 분들이 많아서 저와 조용 선교사님, 조나단 선교사님은 돌아가며 성우들과 핸드폰을 같이 끼고 통역 및 연기지도, 심지어는 엑스트라 역할에 녹음까지 같이 진행했습니다.

▲ 히즈쇼 힌디어 버전에서 초콜릿 몬스터의 목소리가 원정하 선교사입니다. 사진: 히즈쇼

24개 에피소드를 모두 힌디어로 만들고 거기에 인도의 20여 공용어들로도 히즈쇼 녹음을 해 나가고자 하는데 정말 엄청난 여정입니다. 재정도, 인력도, 시간도, 체력도 끝도 없이 드는 일입니다. 그러나 한 단계 한 단계를 마칠 때마다 수많은 인도의 어린이들이 주님께 돌아오는 역사들이 일어날 것입니다.

인도의 교회들마다 공통적인 온라인 주일학교 시스템이 정착되고, 애초에 교회와 전혀 연결점이 없던 인도 어린이들도 유튜브 검색 중에 알게 된 히즈쇼를 통해 예수님을 알아가게 될 것입니다. 느헤미야가 성벽을 쌓던 마음으로, 저희도 인도의 자라나는 세대를 위한 영적인 성벽을 쌓으려 합니다.

바로 저번 주에는 제가 사는 뭄바이에서 3000km 떨어진 내전지역(마니푸르)에서 5박 6일간 비포장도로를 달리고 난민 수천 명을 만나고, 부족 내 비치된 총기류를 직접 만져보며 뛰어다녔는데, 이번 주에는 3박 4일간 비하르에 머뭅니다.

▲ 저번 주 동선 ‘뭄바이 <ㅡ> 마니푸르’ 3115km. 사진: 구글 지도 캡처
▲ 이번 주 동선 ‘뭄바이 <ㅡ> 비하르’ 1794km. 사진: 구글 지도 캡처

한국 최고의 크리스천 어린이 프로그램의 프로듀셔, 인도의 기독성우들과 함께 헤드셋을 끼고 비지땀을 흘리며 일하고 있습니다. 둘 다 주님의 사역인데 전혀 다른 종류의 사역입니다. 가장 육체적이고 원초적인 사역을 하던 중이었는데 어느새 최신 버전의, 더 없이 세련된 사역을 하고 있습니다.

▲ 저번 주 사역. 사진: 원정하

지난 2월 이후로, 매달 3주 이상은 단기 선교팀이나 손님이 집에 계시거나, 제가 특별한 임무로 다른 지역(혹은 나라)에 출장을 간 상태였습니다. 누적된 여독과 피로가 상당합니다. 그러나 아직 젊을 때 하나님께서 전천후로 사용해 주시는게 영광입니다.

아래는 테스트로 나온 히즈쇼 힌디어 에피소드 1입니다. 보시고 응원해 주세요!(음악파트는 아직 작업 중입니다.)

계속해서 주님의 뜻을 위해 사용되는 인생되기를 기도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아직도 제대로 된 기독 컨텐츠가 없는 인도의 어린이들, 그리고 주일학교를 위해서도… 우리의 몸부림을 통해 희망이 심겨질 수 있기를 중보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복음기도신문]

원정하 | 기독교 대한감리회 소속 목사. 인도 선교사. 블로그 [원정하 목사 이야기]를 통해 복음의 진리를 전하며 열방을 섬기는 다양한 현장을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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