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성탄 이브에는 새벽송을 불렀어요. 얼마 만에 불러본 새벽송인지… 기억을 더듬어보니 30년은 더 된 것 같습니다. 가까운 이웃을 찾아가 노래를 불렀어요. 예수님이 우리를 찾아오신 것처럼요.
올해는 조금 특별한 분들을 찾아뵈었는데요. 폐지를 줍는 할아버지, 홀로 사시는 할머니들, 몸이 아픈 분, 마음이 아픈 분들이었어요. 새벽 시간대가 아니어서 새벽송이라고 하긴 좀 그렇지만 어쨌든 우리는 예수님의 사랑을 전하고, 힘있게 찬양했어요.
“기쁘다 구주 오셨네. 만백성 맞아라. 온 교회여 다 일어나 다 찬양하여라.”
아무도 거절하지 않으셨어요. 함께 손뼉 쳐주시고, 이런 사랑은 처음 받아본다며 눈물을 보이시고, 어떤 분은 선물이 왜 이리 많냐며 미안하다 하셨어요. 우리는 예수님의 마음이라고 전했어요. 그리고 그분들 손을 잡고 기도했는데 기도를 거절하신 분도 없었어요.
성탄절 아침엔 예배실 불을 끄고 크리스마스트리에만 불을 켰어요. 서로 얼굴이 보이지 않아 처음엔 조금 어색했는데 다들 예배에 집중하기 시작했어요. 예수님의 오심을 축하하는 우리들의 시와 노래, 편지와 악기 연주는 공연도 아니었고, 발표도 아니었어요. 사람이 드러나지 않은 예수님께만 드려진, 예수님이 받으시는 ‘예배’였어요.
성탄절을 맞아 한국과 몽골에서 동시에 진행된 나눔은 주님께서 특별히 부탁하신 심부름이었어요. 심부름하는 사람은 심부름을 맡겨주신 분의 뜻만 따르면 된다는 걸 해마다 배워갑니다.
“연회장은 물로 된 포도주를 맛보고도 어디서 났는지 알지 못하되 물 떠온 하인들은 알더라” (요2:9)
물 떠온 하인들의 기쁨이 이런 걸까요? 잊지 못할 거예요. 예수님의 사랑만 전하고, 예수님의 사랑만 남은 성탄절이었거든요. 이 특별한 심부름을 내년에도 계속하고 싶습니다. 아니 주님 다시 오시는 그날까지 계속하고 싶습니다. Happy New year! [복음기도신문]
지소영 | 방송작가로 오랫동안 활동하다 2013년부터 서산에 위치한 꿈의학교 교사로 재직했다. 현재는 학교와 교회를 중심으로 가정예배와 성경적 성교육 강의를 하고 있다. 결혼한 이후 25년간 가족과 함께 드려온 가정예배 이야기를 담은 ‘153가정예배’를 최근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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