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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은식 칼럼] 노숙인 관리, 예산배정이 전부는 아니다

사진: 프레이포유 제공

서울역 광장 한 켠에는 다시서기라는 노숙인 지원센터가 있습니다. 이곳은 노숙인으로 등록을 하면 쉼터이용과 의료지원 등을 제공하는 노숙인 복지가 주업무입니다. 하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이곳에서 지원을 받는 노숙인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다시서기 건물 주위에는 이 추운 날씨에도 바닥에 종이박스 하나 깔고 자포자기한듯한 멍한 눈으로 누워계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2017년 서울시는 노숙인 복지를 위해 493억 원을 책정했습니다. 이 예산이 어떻게 쓰였는지 아는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있을까요? 다시서기는 서울시 위탁업체에서 운영되고 노숙인이나 다시서기에서 지원하는 쉼터에서 사는 분들을 공공근로자로 채용해서 서울역 주위 노숙인들을 관리하는 듯 합니다. 노숙인 관리가 무엇을 말하는건지 제가 생각하는 관리와는 다른 의미가 있는듯 합니다. 노숙인 등록을 안 하면 어떠한 지원도 받지 못하는 듯 합니다.

고위공무원들은 예산을 책정했으니 자신들의 할 일을 다했다고 생각하는 것 같고 실무 책임자들은 위탁업체에 맡겨놓고 노숙인의 실태에는 관심이 없는 듯 하고 위탁업체는 상부에서 내려오는 탁상공론으로 결정된 공문에 따라 로봇처럼 움직이는 것 같습니다. 동대문구에서 노숙인 15명이 겨울동안 지낼 숙소와 먹을거리를 제공하는데 쓰인 비용은 어림잡아 한 달에 400만 원 내외로 추정됩니다. 단순 계산으로 한 달에 4억이면 1500명이 겨울 동안만이라도 추위에 떨지 않고 따뜻한 방에서 적어도 하루 세끼 밥은 해먹을 수 있게 해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이론과 현실은 다르다고 하지만 따뜻한 사무실에서 푹신한 의자에 앉아 공공근로자에게 업무 지시를 하는 사람과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찬 바닥에 술에 취해 잠이 든 사람을 떠올려 보면 한숨이 나옵니다.

오늘 사역을 마치고 동역자 한 분과 서울역 광장을 지나가게 됐는데 저희가 끌고가는 손수례를 들여다 보며 간식 남은거 있으면 하나 달라는 분들이 있었습니다. 동역자 분이 이곳에 오면 개인이 할 수 있는 한계를 느끼게 된다고 이 분들을 보면 가슴이 아프다고 하셨습니다. 매일 출퇴근 하면서 이곳을 목격하는 다시서기에서 근무하시는 분들은 이러한 풍경에 익숙해져서 아무런 감정을 못느낄까요?<김동훈> [복음기도신문]

손은식 목사 | 2013년 말부터 서울 시내의 노숙자와 홀로 사는 어르신을 돕고 기도하는 프레이포유 사역으로 이 땅을 섬기고 있다.
이 칼럼은 손은식 목사와 프레이포유 사역을 섬기는 사역자들의 사역일기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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