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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은식 칼럼] 파란만장한 삶들

▲ 사역자들이 그날 만날 사람들을 위해 출발하기에 앞서 기도하고 있다. (사진: 프레이포유)

손은식 목사는 2013년 말부터 서울 시내의 노숙자와 홀로 사는 어르신을 돕고 기도하는 프레이포유 사역으로 이 땅을 섬기고 있다. 이 칼럼은 손은식 목사와 프레이포유 사역을 섬기는 사역자들의 사역일기를 소개한다. 이번 회는 아모스김 목사님의 글이다. <편집자>

지난 주는 비가 왔지만 수요일은 대부분 맑은 날씨다. 오늘도 좀 무덥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시민청으로 향했다. 네 번이나 갈아타야 하지만 이제는 익숙해 져서 요일에 따라 습관적으로 발걸음이 옮겨진다.

간단하게 오전 나눔과 기도를 하고 각 팀으로 나누어져서 사역을 시작했다. 나는 ㅇㅇ형님과 집사님과 함께 시민청(서울시청 지하에 토론.전시.공연 등을 할 수 있는 공간. 편집자주) 주변과 다동공원 을지로 입구역 주변까지 갔다가 오후에는 동일하게 순화문화공원과 중림동을 거쳐 서울역으로 가는 코스를 택했다. 예상은 했지만 아침부터 꽤나 햇볕이 뜨거웠다. 혹시나 하고 가져온 모자가 많이 도움 됐다.

먼저 다동공원에 들러 매주 만나는 어머니에게 간식을 전해드리고 기도했다. 약 한 달 전부터 그곳에서 일하시는 관리인 아저씨도 원하셔서 간식을 드리고 흔쾌히 기도도 받으셨다. 그분은 젊었을 때는 교회를 다니셨다고 하는데 지금은 신앙생활을 안하시는 것 같았다. 아저씨를 만날 때마다 기도제목을 물어보고 구체적으로 기도를 해 드렸다. 그런데 오늘 일을 그만둔다고 하셨다. 공원관리는 공공근로 형식으로 하는 일이라 정해진 기간 동안만 할 수 있는 일이었다. 오늘은 아저씨께서 다시 좋은 일자리를 얻을 수 있도록 기도해 드리고 또한 이러한 일을 통해서 아저씨께서 다시 신앙을 회복할 수 있도록 기도했다.

식사 이후, 오후에는 인터뷰가 있어서 류ㅇㅇ형제와 정ㅇㅇ형제와 함께 동행을 했다. 순화문화공원에 가서 여러분들 간식을 드리고 기도했다. 그리고 약속대로 김ㅇ복 아버님을 만나 장시간 인터뷰를 진행했다. 아버님은 일찍 부모님도 여의고 일찍 고아처럼 15세 무렵부터 노숙을 시작했다고 한다. 그때는 노숙이라는 말도 없었을 때라고 하셨다. 아버님의 나이가 64세 정도 이시니까 약 50년을 길거리에서 생활하신 것이다. 아버님은 노숙을 하게 된 계기와 노숙을 하시면서 겪게 되는 어려움들과 부조리 등을 자세하게 말씀했다. 한때는 생계를 위해 배도 타고 여러 일들을 하셨다고 한다. 과거에는 교회도 다니셨는데 상처가 많으신지 교회에 대해서 부정적이셨다. 다시 한 번 교회가 제 역할을 해야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김ㅇ복 아버님과의 인터뷰를 마치고 서소문공원을 지나 중림동 좁은 방에서 남은 간식을 몇 분께 드리고 기도해 드렸다. 그리고 원래 이곳에서도 한 분 어머님과 인터뷰가 예정되어 있었는데 배터리도 없고 시간도 많이 지나서 잠깐 대화를 나누고 기도해 드렸다. 어머님는 과거 교직 생활도 하시고 은행 근무도 하셨던 엘리트 출신이셨다. 과거에는 부모님도 배움이 있으시고 형제들도 많은 다복한 가정이었는데 불행하게도 부모님도 형제들도 모두 일찍 돌아가시고 혼자만 남으셨다고 한다. 어머님은 결혼도 안하시고 지금까지 혼자 살아오시다가 이곳 중림동까지 오셨다고 하셨다. 시간이 없어서 자세한 얘기는 듣지 못하고 기도만 해 드리고 나왔다. 그런데 어머님께서 인터뷰한다는 사람을 찾으셔서 류ㅇㅇ형제를 소개해 드렸다. 어머님은 인터뷰보다 대화 상대가 필요했던 것 같다. 어머님은 산소에 갈 수 없어서 마음이 어려웠는데 최근에 신부님의 도움으로 가셔서 무성하게 자란 잡초도 제거하고 다녀왔다면서 좋아하셨다. 지금은 신부님께 신앙교육을 받고 있다고 하셨다. 어머님은 사람이 영혼이 있냐고 물어 보셨다. 나는 사람은 죽으면 육신은 땅에 뭍히고 영혼은 하나님을 믿으면 천국에 간다고 말씀 드렸다. 어머님께서는 일찍 부모와 형제도 잃고 혼자서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온 것 같았다. 어머님께서 과거의 모든 상처와 아픔을 잊고 남은 인생 하나님을 만나 하나님께 소망을 두고 사시기를 기도 드렸다.

오늘 비록 인터뷰로 인해 평소보다 많은 시간이 소모되었지만 때로는 잠깐 스치고 지나가는 것보다 한 분 한 분의 사연을 들어드리는 것도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사람은 누구나 사랑과 관심이 필요하겠지만 거리에 계신 분과 좁은 방의 외로운 분들에게 오늘처럼 들어줄 수 있고 대화가 필요하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특히 류ㅇㅇ형제의 아버님과의 인터뷰에서도 그렇고 중림동 좁은방 어머님의 긴 사연을 시간이 많이 지났는데도 인내심을 가지고 들어주는 모습을 통해서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우는 시간이었다. 주님 길거리와 좁은 방의 외롭고 소외된 사람들에게 주님의 위로와 평안을 허락하여 주옵소서.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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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은식 목사 | 2012년 거리 기도로 시작, 2013년에 프레이포유라는 이름으로 거리의 노숙인, 외로운 어르신 등을 방문,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예수님을 전하고 그들의 손을 잡고 간절히 기도하는 길거리 전도 사역으로 이 땅을 섬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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