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 일상에서 만난 하나님(38)
사역으로 외출했다가 부득이 늦은 밤중에 숙소에 들어왔습니다. 자정이 넘은 시각이었습니다.
집에 와보니 아이들이 그 시각까지 만화책을 보고 있었습니다.
“예원아, 엄마가 부탁했잖아. 방 청소하고 빨리 자라고.”
큰 아이는 둘째와 서로 네 책임이라며 말다툼을 벌였습니다. 야단을 맞은 예원이는 억울한 듯 울먹이며 분을 삼켰습니다. 밤이 깊었지만, 아이와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눴습니다.
사실 예원이는 작년까지 자신의 잘못을 지적하면 말할 때뿐, 변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기독학교에 입학한 후 아이는 많이 달라졌습니다. 믿음으로 행하는 아이의 모습을 보면서 그동안 격려해주고 싶었던 터였습니다. ‘예원아! 네 안에 계신 주님이 하셨어. 믿음으로 순종해줘서 정말 고마워.’
이 말을 할 수 있기까지 그동안 주님은 아이뿐 아니라 엄마인 저도 깊이 다루셨습니다. 저는 딸이 진리로 변화되는 것을 눈으로 보고 싶어 했습니다. 그러나 그때 주님이 제게 주신 말씀은 ‘인내’였습니다. 하나님의 약속을 믿고 주님을 신뢰하는 믿음 가운데 사랑하며 인내하라(롬5:3-5). 하지만 저는 이제 막 믿음의 걸음마를 배우는 아이에게 믿음으로 뛰어가라고 말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주님의 음성이 들렸습니다.
“너 왜 이렇게 마음이 조급해. 내가 너를 사랑하여 기다린 것처럼 너도 예원이에게 사랑으로 인내해야지.” 주님이 나를 어떻게 지금까지 걸어오게 하셨는지, 변함없는 사랑으로 기다리시고, 사랑함으로 인내하시고, 진리에 눈을 뜨고 그것이 실제가 되기까지 얼마나 기다려주셨는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아이는 이제 스스로 집을 정돈하며, 엄마의 마음을 위로해주기도 합니다. 그렇게도 변하지 않았던 아이가 이제는 기쁘게 그 일들을 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아이는 단지 억울한 자기의 마음을 알아주기를 원했습니다. 그날 밤, 예원이에게 주님이 저에게 하신 일들을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예원이의 눈에서도, 내게서도 후두둑 감격과 기쁨의 눈물이 떨어졌습니다.
“예원아 하나님이 지금까지 너를 인내하며 사랑으로 기다리셨지? 이젠 네가 받은 사랑 동생에게도 흘러가야 하지 않겠니?” 우리는 그렇게 기도하고 잠자리에 누웠습니다. 예원이가 슬그머니 내 손을 잡았습니다.
“엄마 미안해, 그리고 이제부턴 정말 믿음으로 할게요.”
하나님의 말씀을 받을 때에 사람의 말로 받지 아니하고 하나님의 말씀으로 받음이니 진실로 그러하도다 이 말씀이 또한 너희 믿는 자 가운데서 역사하느니라”(살전 2:13)
임은영 선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