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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구 칼럼] 불신앙과 프랑스 혁명

유튜브 AudioPuritans 캡처

프랑스 혁명의 배경

프랑스 혁명은 민란(民亂)이다. 전 국민이 자유로운 개인으로서의 자신을 확립하고, 평등한 권리를 보유하기 위해 1789년 7월 14일부터 7월 28일까지 일어난 프랑스 시민 혁명이다. 그러나 이러한 시민 운동은 프랑스 혁명을 전후로 여러 번 있었다. 혁명의 이념은 계몽주의 사상가인 몽테스키외(Charles-Louis de Second at, 1689~1755), 볼테르(Voltaire, 1694~1778), 장 자크 루소(Jean-Jacques Rousseau, 712~1778), 드니 디드로(Denis Diderot, 1713~1784) 등에 의해서 반세기 동안 발전되었다. 그중에서도 문명에 대한 루소의 강력한 비판과 ‘인민 주권론’이 프랑스 혁명 사상의 기초가 되었다.

프랑스 왕권은 루이 14세가 완성한 절대군주로, 국왕의 신권이론(神權理論)을 채용해서 국가와 인민 위에 군림했었다. 그래서 소수의 귀족과 성직자만이 특별 신분을 구성했고, 평민의 90%는 근로와 납세의 의무를 다했다. 프랑스 혁명이론은 근대 민주주의 주창자인 존 로크(J. Locke)나 루소의 의견을 보면 이렇다. 루소는 국가 권력에 의한 평등을 주장한 반면에, 로크는 개인의 자유를 예찬했다. 이들은 민중이 다수의 힘을 빌려서 독재체제를 막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이는 매우 낙관주의적 사고일 뿐이었다.

흐룬 반 프린스터의 <불신앙과 혁명>

네덜란드의 수상을 지냈던 흐룬 반 프린스터(Groen Van Princetere)는 1847년에 유명한 책 한 권을 냈다. 그는 칼뱅주의자 빌더 다익(W. Bilderdigk)과 아이작 다 코스타(Isaac da Costa)로부터 칼뱅주의 사상에 심취했고, 후일 네덜란드 수상을 지냈다. 그가 쓴 명저의 이름은 <불신앙과 혁명 Ongeloof en Revolutie>이다. 이 책은 1848년 칼 마르크스와 엥겔스가 만든 <공산당 선언 Communisto Menifesto>이 나오기 1년 전에 출판되어, 공산당 선언의 예언서가 된 셈이다. 이 책은 유럽에 합리주의와 계몽주의와 자유주의가 한창일 때 네덜란드 사회에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다.

이 책은 ‘1789년의 프랑스 혁명이 하나님 없는 불신앙 사상에서 출발했다’고 비판했다. 당시 프랑스와 유럽 천지가 혁명으로 뒤집어질 때, 유럽 전체가 프랑스 혁명을 예찬했고, 러시아가 그 열매인 공산주의를 받았다. 그리고 공산 혁명을 통해 세계 노동자, 농민들의 유토피아를 건설한다고 충동질을 했다. 프랑스 혁명사상은 칼 마르크스의 공산주의 사상으로 열매를 맺어 동구와 중국, 북한 김일성의 주체사상으로 크게 발전되었다. 이런 공산주의 사상은 후일 하나님을 대적하는 68 문화 혁명 사상으로 확장되었고, 각 나라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속으로 침투되었다. 프랑스 혁명에 영향을 받은 나라들은 공산주의 혁명을 예찬하고 있다. 흐룬 반 프린스터는 세계 기독교 사상에 위대한 거물이지만, 한국에서는 별로 알려지지 않았다. 필자가 1978년에 쓴 <칼빈주의 사상과 삶>이란 책에서 흐룬 반 프린스턴에 대해서 소개한 것이 처음이라고 본다. 흐룬은 22세에 법학박사와 문학박사 학위를 받은 네덜란드의 위대한 역사학자이자 정치가였다.

당시 네덜란드를 비롯해서 유럽은 격동의 시기였고, 합리주의 계몽주의 사상이 득세했으며, 나라 곳곳에서 혁명이 그치지 않았다. 그런데 흐룬은 당시의 상황을 꿰뚫어 보면서, 우선 19세기의 사상적 광풍을 잠재울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성경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했다. 당시는 불신앙적 자유주의 사상이 창궐해서 모든 신학자, 철학자들이 성경의 초자연적인 것을 부인하고, 프랑스 혁명과 공산주의 혁명을 예찬하며 정통 기독교회를 뒤엎어 버리려고 했다. 그때 흐룬은 프랑스 혁명이 하나님 없는 불신앙 운동에서 출발했으므로 적극 반대하고, 16세기 교회 개혁자 장 칼뱅 사상으로 돌아가야 하며, 하나님의 말씀으로 돌아가야 네덜란드의 교회와 유럽 교회가 살 수 있다고 외쳤다.

그는 우선 1789년의 프랑스 혁명은 하나님을 배척하고, 인본주의 사상인 인간 자신을 우상화하여 폭력으로 모든 권위를 뒤엎고, 혁명을 통해서 민중이 주인이 되는 세상을 만들고자 한 것을 비판했다. 프랑스 혁명 사상은 유럽 전체에 퍼져 갔고, 드디어 1848년에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공산당 선언>이 나왔다. 그 당시 19세기 유럽의 구호는 “하나님을 없애고(No God), 주인을 없애라(No Master).”라고 미쳐 날뛰었다.

흐룬 반 프린스터는 유럽이 혁명을 예찬하던 시대에 <불신앙과 혁명>이란 책을 써서 의회 민주주의 길을 제시하고, 폭력으로 정권을 탈취하는 인본주의 세계관에 반대해서 하나님 중심의 세계관으로 돌아갈 것을 외쳤다. 그래서 흐룬이 네덜란드 수상에 등극한 후 그의 국정의 목표는 “역사와 인생의 어두운 곳에 하나님의 말씀을 비추이게 하자.”였다. 그가 기독교적 또는 성경적 세계관을 가진 정당을 만들었는데 그 이름을 ‘반혁명당(Anti-Revolutionaire Partij)’이라고 하였다. 한국인들에게는 매우 생소한 어감이기는 하나, 프랑스 혁명이 각 나라의 혁명에 불씨로 지펴지고, 특히 공산주의 혁명의 모델이 되었기에, 프랑스 혁명의 방식으로 하나님을 역사에서 밀어내고, 인간 자신의 힘으로 체제 전복을 통해서 타락한 인간이 원하는 유토피아를 만드는 것에 반대한 것이다.

후일 아브라함 카이퍼(Abraham Kuyper) 박사가 흐룬의 뒤를 이어 당 총재가 되어 반혁명당을 크게 확장시켰다. 카이퍼는 1901~1905년에 수상의 자리에 올라 하나님 중심, 성경 중심의 세계관으로 삶의 모든 영역에 그리스도의 왕권(Kingship of Christ)을 주장하며 모든 인생들이 하나님 주권과 그의 영광을 위해서 사는 나라를 추구했다.

다시 칼뱅주의적 세계관으로

지금 우리나라는 1789년 프랑스 혁명과 68 문화 혁명, 그리고 공산당 혁명의 망령이 배회하고 있다. 우리 주변에는 ‘민주’라는 말을 이용해서 문화막시즘과 공산 혁명의 이론을 실천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은 입만 열면 촛불 혁명을 외치고, 모든 정상적인 것을 비정상으로 만들어 버리고, 흰 것을 검은 것으로, 검은 것을 흰 것으로 뒤집고 있다. 혁명이란 이름으로 디지털 촛불 혁명과 같은 혁명이론을 숭상하는 자들이 부지기수다. 이미 전 세계 모든 나라에 공산주의가 완전히 실패한 것으로 판명 되었는데, 한국이 공산주의 이데올로기인 주체사상을 다시 주워 담으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이런 시기에 위대한 칼뱅주의 정치가요 아브라함 카이퍼의 멘토인 흐룬 반 프린스터의 ‘성경의 복음만이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고, 인간다운 인간을 만든다’는 주장이 생각난다.

최근 한국어로 번역된 아브라함 카이퍼의 대작 <반혁명 국가학 Antirevolutionaire Staatkunde>은 한마디로 칼뱅주의적 세계관에 기초한 국가론이다. 프랑스 혁명 사상이 지금까지도 세계 각국에 웅크리고 혁명에서 혁명으로 나가는 시대, 하나님을 배제하고 인간의 이성과 과학을 우상시하는 시대에, 우리는 흐룬의 반혁명 사상과 성경으로 돌아가 삶의 전 영역에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는 칼뱅주의 운동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하이델베르크 대학의 교수 에른스트 트뢸치(Ernst Troeltsch)는 그가 쓴 명저 <기독교 사회 윤리>에서 “교회 개혁이 서구 전역으로 그리고 그곳에서 신대륙으로 퍼진 것은 오늘날 개신교의 진정한 중요 세력으로 간주되어야 할 칼뱅주의의 공헌이다!”라고 했다. 그는 칼뱅주의를 개신교 신학과 정계에 지배적 요인으로 생각했다. 또 그는 “오늘날 칼뱅주의 본질에서 볼 때, 기독교가 근대 민주주의 발전에 불가결한 부분이며 그 자체로 성장했다고 생각한다(607쪽).”라고 말했다. [복음기도신문]

본지는 기독교 세계관 매체인 월간 월드뷰와 협약에 따라, 월드뷰의 컨텐츠인 이 기고문을 게재합니다.  theworldvie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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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구 박사 | 전 총신대. 대신대 총장. 40여년간 목회자, 설교자로 활동해왔으며, 최근 다양한 국내외 시사를 기독교 세계관으로 조명한 칼럼으로 시대를 깨우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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