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선교사가 되기 위해 오랜 시간 외국에서 학업과 훈련을 받았습니다. 모든 과정을 마치고 이제 어느 선교지로 나가야 할 것인지 결정만 남은 때였습니다.
그 무렵 주님의 인도하심에 따라 파키스탄으로 아웃리치를 떠났습니다. 저는 아웃리치 팀에서 통역을 맡았습니다. 그곳에서 한 스웨덴 선교사님을 만났습니다. 헤어질 무렵, 그분이 우리 팀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해 기도해주셨습니다. 전 가장 마지막으로 기도를 받게 되었습니다.
“주님, 이 자매님이 나뉘지 않는 마음으로 주님을 따르게 해주세요. 결혼하고 아이를 낳는 평범한 삶이 아닌 전심으로 주님을 따를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전혀 예상치 못한 선교사님의 기도를 듣는 순간 막을 새도 없이 통곡이 터져 나왔습니다. 주님이 나도 모르는 제 마음속 깊은 곳에 묻어 두었던 두려움을 건드리셨기 때문이었습니다.
사실 저는 아웃리치를 떠나기 전 가장 가기 꺼려했던 선교단체로부터 합류할 것을 권유받은 상태였습니다. 그 단체는 제가 생각한 선교사의 삶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제가 그 단체에 들어간다면, 그동안 준비해왔던 모든 것들을 포기해야하는 것을 의미했습니다. 제가 계획하고 원하는 삶을 살 것인지, 하나님의 손에 전적으로 맡겨진 삶을 살 것인지를 선택해야 하는 문제였습니다.
두려웠지만 다른 길은 없었습니다. 선택의 여지없이 하나님 아버지의 손을 붙잡고 한 치 앞도 모르는 길을 따르게 됐습니다. 그리고 벌써 10년이 되었습니다. 포기하고도 싶었지만 제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도망가지 않고 버티는 것 밖에 없었습니다.
결국, 주님이 승리하셨습니다. 지독하게 변하지 않던 저를 박살내시고 주님이 제 삶의 가치관과 방식 등 모든 영역에서 전부가 되어주셨습니다.
주님이 물어보십니다.
“터가 무너지면 의인은 무엇을 할까”
1초도 되지 않아 내 영혼은 이렇게 대답합니다.
“영원히 무너지지 않을 터가 되시는 예수 그리스도께로 달려갑니다.”
10년 전에 드린 기도에 신실하게 응답하신 나의 사랑하는 주님께 모든 영광과 감사를 올려드립니다.
김인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