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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정하 칼럼] 칼 맞아가며 전달된 만화전도책자

사진: 원정하

기니비사우는 서 아프리카의 아주 작은 나라입니다. 인구는 200만 정도의 이 나라는 작년 하반기에 처음으로 수도에 부분적으로 전기가 들어오기 시작한 낙후된 곳이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니 나라 전체에 인쇄소가 하나도 없어, 인쇄출판 비용이 한국보다 비싼 곳이기도 합니다.

저희 ‘땅에쓰신글씨 프로젝트(이하 ‘땅글’)’에서는 이번에 십만 권의 만화전도책자를 이곳으로 보냈습니다. 9만 5000권은 곧 컨테이너를 통해 현지에 운반될 예정이고, 5000권은 용감한 ‘모로뷰’ 단기선교팀이 벌써 갖고 들어가서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이 적은 인구, 이 낙후된 나라에 이토록 아름다운 만화전도책자 10만권은 얼마나 귀하게 쓰여질까요? 그야말로 복음의 ‘폭격’이 될 듯 합니다!

이 프로젝트를 위해서는 정말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습니다.

먼저, 그림을 다 바꿔야 했습니다. 저희 땅글에서 잠비아, 르완다 등에 만화전도책자를 공급해 오긴 했지만, 그 만화 속 등장인물들에 흑인이 그려진 적은 없었습니다. 사실 예수님과 이스라엘 백성들이 흑인이 아니었으니 당연한 일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아프리카를 위해서는 다른 그림의 만화성경이 필요했지요.

그래서 흑인들이 많이 등장하는 새 버전 그림을 땅글 아프리카 대표인 장재호 선교사님께서 열심히 그려주셨습니다.

20240812 Guinea Bissau2
사진: 원정하

그리고 재정이 엄청나게 들었습니다. 10만 권을 보내는데 무려 3487만 원이 필요했는데, 이는 땅글 역사상 가장 비싼 프로젝트였습니다.

게다가 이미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다른 대규모 프로젝트들, 특히 인도에서 쓸 8만 7000권을 공급하느라 재정이 완전 고갈 상태이기도 했습니다. 게다가 남미, 르완다, 카자흐스탄, 필리핀, 일본, 네팔을 위해서도 중소 규모의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었습니다.

기니비사우 그림 엽서를 판 재정 및 시와그림 김정석 목사님 가정의 헌금으로 87만 원이 찼지만 이것으로는 턱없이 부족하여, 하늘만 바라보는 처지였지요.

그런데 위즈온TV를 통해 제작된 저희 모금 영상이 선한목자교회(담임 김다위 목사)의 금요성령집회에서 상영되며 온라인 헌금이 모아졌고, 또 선한목자교회의 여러 주일학교 부서 예배에서 기니비사우의 어린이들을 위한 재정이 모여서 결국 3400만 원이 마련되었습니다.

이 어마어마한 프로젝트가 추진되는 과정에서 저항도 있었습니다. 단기팀이 5000부를 들고 역사적인 첫 기니비사우 만화전도가 시작된 날, 칼부림이 있었습니다. 단기팀이 아직 숙소에 짐을 부리지 못한 상황에서 정글도를 든 강도들의 습격을 받았습니다. 다행히 칼등으로 휘둘러졌는지, 죽거나 많은 피를 흘리는 심각한 부상을 입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다만 주열 형제의 손등이 다치고, 상학 형제의 개인짐 전체와 옷 모두가 털렸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두 형제 모두 지난 ‘네루대 프로젝트’로 인도에 와 주었던 친한 형제들었는데,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그리고 팀이 현장에서 쓰려던 작은 선풍기들, 그리고 첫 아이를 임신한 아내를 한국에 두고 선교지로 떠나며 경유 중에 들린 면세점에서 산 아기용품 등도 빼았겼다고 합니다.

그런데 장재호 선교사님이 만화전도책자 5000권은 제일 먼저 숙소에 넣었기에 한권도 축나지 않았다고 전해왔습니다. 그런 상황 직후에 그런 보고라니. 역시 땅글 선교사님이다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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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원정하

지금은 곽미정 선교사님의 사역지에서 영어캠프를 진행하며 틈틈히 마을에서 나누고, WEC 소속 선교사님들께도 몇 박스를 전달하셨다 합니다. 거기에 아직 미전도종족으로 분류되는 ‘발란타 마네’의 무슬림 마을에서도 만화전도책자를 가가호호 나누었다 합니다.

그리고 영어 캠프가 끝나는 8월 5일에 본격적으로 남쪽 지역을 다니며 복음을 전하겠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5000권이 무사히, 아니 칼과 강도를 이겨내고 상륙했습니다. 이제 9만 5000권이 컨테이너로 적도를 넘어 지구 반바퀴를 돌아가야 합니다. 운송 중에 열기와 습기로 책자에 손상이 가지 않기를 기도해 주세요.혹시 추가적인 재정을 투입해서 대책을 세울 수 있다면 그것도 고려 중입니다.

아직 많은 변수가 있고 기도도 필요하지만, 그래도 10만 권의 인쇄가 끝났고 1진이 현지에 투입되었으며 일부가 실제 잃어버린 영혼들의 손에 직접 들려졌으니, 역사는 시작되었습니다. 이에 프로젝트 종료를 선언합니다.

이로서 땅글 팀의 61차 프로젝트가 종료되었고, 200만 기니비사우 영혼들을 위해서 최초의 흑인버전, 최초의 기니비사우어 만화전도책자 10만 부가 전달되었습니다. 이로써 177만 5553번째 만화전도책자가 열방에 파송되었습니다.

주님이 하셨습니다!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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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정하 | 기독교 대한감리회 소속 목사. 인도 선교사. 블로그 [원정하 목사 이야기]를 통해 복음의 진리를 전하며 열방을 섬기는 다양한 현장을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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