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안에 하나님 나라, 진리로 세계를 열어주는

    - Prize Wisdom 그를 높이라 -

[원정하 칼럼] 폭우 속 십자가, 그리고 회심자 한 사람

사진 : 원정하 제공

오늘(8/27)은 ‘아크샤’라는 형제(파란 셔츠를 입고 손정아 선교사와 대화하는 청년)이 예수님을 영접한 날입니다.

사진 : 원정하 제공

주일 예배를 마친 후, ‘마히마’ 교회 성도들과 ‘생수의 강 기독학교’ 단기 선교팀이 ‘와시가온’이라는 빈민가로 연합 일일 전도여행을 떠났습니다. ‘와시가온’은 특이하게도 인도의 동쪽 끝 ‘벵갈’ 지방에서 온 난민들로 이루어진 곳입니다. 마히마 팀이 두 번의 순회 의료선교를 한 적이 있고, 코로나 기간에 한집 한집 꼼꼼하게 여러 가지 구호품과 만화 전도책자를 나눈 적이 있지만 … 아직 시간과 인력이 부족해서 정기적인 어린이 사역을 진행하지는 못한 곳입니다. 이곳에서 직접 복음을 전하는 것은 마히마 교회로서도 처음이고, 이곳에 외국 단기 선교팀이 들어온 것도 오늘이 처음입니다.

사실 8월 내내 단기 선교팀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우기의 중심인 이달 내내, ‘실내에 들어오면 비가 쏟아지고, 사역을 시작하면 비가 그치는’ 기적이 수 십번 일어났습니다. 그런데 오늘만은, 지난 한 달간의 놀라운 은총이 사라진 듯 폭우가 쏟아지고 있었습니다. 그런 가운데 우리는 거리 전도를 간 것입니다.

다행히 사역 직전에 비가 멎었지만, 프로그램 내내 날씨는 흐렸습니다. 계속해서 가랑비가 오다 말기를 반복하며 우리의 애간장을 녹이기도 했고요. 다행히 마히마 교회 젊은이부의 워십 댄스, 아동부의 찬양 율동, 생수의 강 친구들의 영어 및 인도어 찬양, 마히마 교회 청장년들의 ‘일만 달란트 탕감받은 종’ 연극, 여 선교회원들의 전통춤 찬양까지는 어떻게 진행이 되었습니다. 다들 젖기는 했어도 자리를 뜨지는 않았지요.

사진 : 원정하 제공

그리고 마침내, 가장 중요한 ‘복음 스킷 드라마’가 시작되려는 찰나였습니다. 이 시점에서는 비가 그쳐줘야 하는데… 하면서, 저는 아직도 중보기도를 하고 있는 생수의 강 드라마 팀을 부르러 갔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기도를 들었습니다.

“아무래도 비는 한번 쏟아지듯 올 것 같습니다(!). 그러나 빗속에서도 그리스도를 전하겠습니다. 단 한 사람이라도 그 빗속에서 예수님을 만난다면 우리는 괜찮습니다.”

결국, 멋진 공연 중에 큰비가 쏟아졌습니다. 그런데 그 순간이, 정확히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히고, 사람들이 외면하거나 울부짖는 장면이었습니다. 무대 효과로서 비를 쏟아부어 주신 게 아닌가 싶을 만큼 정확한 타이밍이었습니다.

어떤 성도들은 ‘십자가의 메시지를 막기 위해 마귀가 장난친 것이다.’라며 ‘대적기도’를 하기도 했지만, 저는 처음부터 ‘날씨는 온전히 주님의 주권에 속한다. 성경 어디에서도 마귀가 가뭄이나 홍수를 주재하는 장면이 없다.’라고 밀고 나갔습니다. 그렇다고 기도가 부족해서 비가 왔다고 할 수도 없었습니다. 흠잡을 것 없이 완벽한 드라마의 한가운데,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히시는 장면, 그리고 진짜로 쏟아진 폭우… 이것은 주님께서 그리신 한 폭의 그림 같았습니다.

사진 : 원정하 제공

그런데 문제는, 당연히도, 비로 인해 인파의 절반 정도가 돌아갔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남은 이들은 우산 몇 개에 옹기종기 모여 더 집중해서 보거나, 혹은 쏟아지는 비를 그냥 맞으면서 장승처럼 서서 복음의 메시지를 음미했습니다.

결국 비는 그쳐지고, 복음 드라마는 아름답게 끝났습니다. 이어서 공숙자 목사님의 강력한 복음 전파 메시지와, 영접기도가 있었습니다. 저는 단상에서 공숙자 목사님 및 아닐 형제와 함께 기도를 인도했고, 제 아내 손정아 선교사는 작은 우산으로 영접기도 하는 몇몇 이들의 머리를 가려주며 청중 속에서 기도했습니다.

사진 : 원정하 제공

그리고 모임 후, 제 아내는 간증을 쏟아냈습니다. 청중들과 힌디어 영접 기도를 따라 하는 중, 갑자기 이런저런 소란이 나서 눈을 떠 보니, 많은 이들이 끝나가는 행사 및 오다 말다 하는 가랑비에 집중력을 잃고 왁자지껄 떠들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바로 앞에, 파란 셔츠를 입은 청년 한 명이 마지막까지, 아주 진지하게 한 구절 한 구절을 마음으로 받으며 기도를 따라 하더랍니다. 기도가 마쳐진 후, 손 선교사는 바로 만화 전도 책자가 들어있는 절제회 전도 팩을 주고, ‘예수님은 이제 너의 마음에 있어.’라고 말해주었다고 했습니다. 그 형제의 이름이 ‘아크샤(aksha)’였답니다.

그리고 집에 와서는, 단톡에 마구 올라오는 수십 장의 사진과 영상들 속에서, 자기와 아크샤의 대화 모습을 찾아내서, “여보, 여기 봐요. 여기서 내가 눈을 떠서 아크샤 기도하는 모습을 봤지요?”, “이게 두 번째로 눈을 떠서 기도가 끝난 아크샤에게 전도 팩을 주는 장면이에요.” 하며 밤 열 한시까지 영상을 들여다보고, 저와 기쁨을 나누었습니다. ‘생수의 강’팀이 공연 직전에 기도하던 ‘빗속에서 십자가를 바라볼 한 사람’이 바로 그였던 것입니다.

한국에서부터 온 몸을 던져 연습했고, 외국의 빈민가 한복판까지 와서 공연했습니다. 생전 서로 만나본 적도 없는 마히마교회 성도 40명과 생수의 강 팀 15명, 모두 55명이 복음을 위해 연합했습니다. 애써서 동원한 재정을 투입하고, 그리고, 번역하고, 먼 곳에서 들고 오기까지 한 여러 만화 전도책자들. 그리고 끝도 없는 노동력을 들여 포장한 ‘절제회 전도 팩’도 백 수십 개를 나누었습니다.

(이번에 쓰인 만화 전도 책자를 공급한 ‘땅에 쓰신 글씨’ 팀, 이 만화 전도책자들을 그린 ‘올피플’, ‘성경 2.0’, ‘K.I.C.C.C’, 거기에 전도팩의 틀을 제공한 ‘기독교대한여자절제회’, 1000권의 재정을 지불한 ‘하늘꿈학교’, 그것을 기꺼이 배달해 준 ‘선한목자교회 중고등부’의 노력이 다 투입된 것이지요. 거기에 공숙자 목사님과 저, 그리고 생수의 강 기독학교의 파송교회인 숭의감리교회, 옥토감리교회, 수지선한목자교회의 헌신까지 합해야, 백 수십 개의 전도 팩이 한 이름 없는 빈민가에 배포될 수 있는 것입니다.)

인도 마히마 교회에서도 서너 살짜리 어린이들의 찬양 율동부터, 40대 중반의 여선교회원들까지 몸을 아끼지 않고 무대를 빛내 주었고, 또 생수의 강 단기 선교팀은 55명의 점심, 저녁 식사와 차량 운행에 몇십만 원을 투입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비도 쫄딱 맞았구요. 이 공연 의상들을 바로 다음 날 오전에도 써야 하기에, 저와 아내는 밤새 세탁기 옆을 지켜야 합니다.

사진 : 원정하 제공

그러나 이 모든 노력 끝에, 단 한 사람의 가난한 인도 청년이, 폭우 속의 십자가를 바라볼 수 있었다면, 이보다 큰 열매는 없다고 하겠습니다. 아니, 터무니없이 적은 값으로 천하보다 귀한 영혼을 얻었다고 고백할 수 있을 것입니다.(물론, 우리가 알지 못하는 더 많은 열매가 있으리라 확신하고, 소망하지만 말입니다.)

사역을 마친 후, 버스에서 우리는 환호 속에 기도하며 외쳤습니다. “이들을 천국에서 다시 만나게 하소서! 그리고 시간이 넘쳐나는 그곳에서, 오늘 있었던 구원의 기쁨을 풍성히 나누며 교제할 수 있게 하소서!!!”

‘와시가온’ 슬럼, 그리고 ‘아크샤’라는 청년… 그리고 이 땅의 모든 마음이 가난한 이들을 기억하고 기도해 주세요! 그리고 그들을 위해 곳곳에서 충성하는 모든 주님의 사람들이, 이 현장의 행복과 축복을 함께 누리게 되기를 소망합니다!

[복음기도신문]

원정하 | 기독교 대한감리회 소속 목사. 인도 선교사. 블로그 [원정하 목사 이야기]를 통해 복음의 진리를 전하며 열방을 섬기는 다양한 현장을 소개하고 있다.

<저작권자 ⓒ 내 손안의 하나님 나라, 진리로 세계를 열어주는 복음기도신문. 출처를 기재하고 사용하세요.> 제보 및 문의: 

Print Friendly, PDF & Email

관련기사

20240517 Mary
[TGC 칼럼] 질문 잘하기: 신학자의 모델, 마리아처럼
20240517 Carnations
[지소영 칼럼] “선생님들은 강당으로 모두 오세요”
20240123 solider
[GTK 칼럼] 예수의 좋은 병사여, 함께 고난을 받으라(1)
brazil-church-woship-230523-unsplash
[TGC 칼럼] 복음은 모든 교회의 중심 고백이다

최신기사

[TGC 칼럼] 질문 잘하기: 신학자의 모델, 마리아처럼
서양 선교사들이 영상에 담은 100년전 한국…청라언덕의 사과, 한센인의 김장풍경 등
[지소영 칼럼] “선생님들은 강당으로 모두 오세요”
네팔, 오만... 한국과 외교수립 50주년
법원의 수술 없는 성별 선택권 인정... “도로 중앙선 삭제한 것 다름없다”
소비자들 LGBT 제품 거부… 기업체의 영업 전략 등 변화 가져와
[오늘의 한반도] 서울시의회, 학교구성원의 권리‧책임 조례 공포 외 (5/17)
Search

실시간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