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를 높이라 Prize Wisdom 잠 4:8

[고정희 칼럼]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었다

▲ 일본의 센토(목욕탕) 풍경

우리(조선)학교에 작은 행사가 있어 다녀왔다. 처음 우리(조선)학교 급식을 갔을 때 ‘다레노(누구) 엄마예요?’ 하며 인사하던 4살 아이가 겨울이 지나고 새 봄이 되면 초등 4학년이 된다. 그 아이가 엄마하고 살며시 다가오더니 ‘우리 00가 세례를 받았어요’ 한다. 잘못 들었나 싶을 정도로 놀랐다. 이것은 너무나 기쁜 일이고 잔치를 열고 축하할 일이지 않은가. 연신 나의 입은 기뻐하며 축하의 말을 하고 있지만 마음은 왜 이리도 슬프단 말인가. 서운하단 말인가.

영어를 배우고 싶어해서 미국 파송 교회를 소개했었다. 만남과 배움의 과정에서 세례까지 받는 은혜를 얻게 된 것이다. 코로나와 여러 가지 사정으로 잠시 만나지 못하는 시간 속에 하나님은 쉬지 않고 놀라운 일을 하고 있었다.

주님 왜?…이 아이가 우리에게 어떤 아이인 줄 아시면서요. 겨우 품으로 들어온 하나… 소중히 소중히 아꼈는데요.

정답을 알면서도 몇 날을 주님께 이유를 알려달라고 주님의 마음이 알고 싶다고 애원했다.

처음 만난 아이라서, 키가 자라고 마음이 자라는 시간을 함께 해서, 언제나 옆에 있을 거라 생각해서, 내 것인 줄 알았나보다.

내 보이는 입술은 찬양과 감사의 모습이건만 보이지 않는 믿음은 평안이 없구나. 그저 아프기만 하다. 불평, 불신의 생각과 감정을 가지고는 진실로 감사할 수가 없기에 내 안에 어두움으로 가려진 세상을 본다.

며칠이 지나고 주일예배를 드리고 있었다. 성령님은 안 되겠나 싶었는지 내 마음을 밝히기 시작했다. 일본어 찬양이라서 내게 완전한 언어가 아니었음에도 성령은 언어가 다른 것이 아무 문제가 되지 않았다. 설명도 없으신데 찬양의 곡조를 타고 그냥 모든 것이 이해가 되어졌다. 평안이 임했다. 그저 눈물로 주님의 이름을 송축할지어다. 하나님은 좋으신 분이라고.

너희는 주님이 하나님이심을 알아라. 그가 우리를 지으셨으니, 우리는 그의 것이요, 그의 백성이요, 그가 기르시는 양이다. 감사의 노래를 드리며 그 성문으로 들어가거라. 찬양의 노래를 부르며 그 뜰 안으로 들어가거라. 감사의 노래를 드리며 그 이름을 찬양하여라. 주님은 선하시며 그 인자하심 영원하다. 그의 성실하심이 대대에 미치리라. 시편100편 말씀

집 앞에 센토(목욕탕)가 있다. 흔히 아는 온천과는 다르다. 예전에 일본 집들은 집에서 씻는 문화보다는 집 가까이 있는 센토에서 목욕하는 문화가 흔하고 편했다고 한다. 지금 살고 있는 집도 예전 집이라서 집에서 씻는 것보다 센토에 가는 것이 편하다. 그래서 겨울은 집 앞 센토에 자주 가게 된다. 그런데 일본 영화나 TV에서 보듯이 남탕 여탕을 기준으로 중앙에 주인이 앉아서 돈을 받는 곳이 있는데 우리 동네는 남자가 앉아 있다. 일본 땅의 문화이니까 모두들 괜찮다고 하는데 갈 때마다 신경이 쓰여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조금 걸어 옆 동네로 가보았다. 거기는 할머니가 계셨다. 센토는 거의 동네 사람들이니까 새로 온 사람은 금방 눈에 띄이긴 한다. 몇 번을 갔더니 모두들 다정히도 말을 건넨다. 한국사람 같다고 물으신다. 맞다고 했더니 모두들 그럴 줄 알았다는 듯 반가워 해 주셨다. 무엇이 달라도 달랐나보다.

한국인인 나는 일본 땅에 살아도 한국인이다. 하나님의 딸로 어디에 있든 나는 하나님 딸이다. 내가 어디에 있든 나이지 않은가.

어디서 누구에게 세례를 받은 것이 무엇이 중요하단 말인가. 내 것이 아닌 것이 무엇이 그리 아프단 말인가. 하나님의 것은 어디에 있든 주님의 것인 것을.

주님의 것이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지 않은가.

갈대상자에 싸여 나일 강에 유유히 흘러가는 아기 모세는 이제는 주님의 일인 것이거늘.

이스라엘 나라에서는 ‘오늘 어때요?’ 인사를 묻는 답에 ‘바룩 하쉠’이라고 답을 한다고 한다. ‘주님의 이름을 송축할 지어다’라는 뜻이다. 오늘 나의 감정과 상황에 관계없이 좋든, 나쁘든, 슬픔이든, 기쁨이든, 절망이든, 희망이든 ‘바룩하쉠’ 하며 손들어 하나님의 이름을 송축한다. 우리도 한번 해보자.

이 세상은 주 우리의 하나님이 숨기시기 때문에 알 수 없는 일도 많다. 그것은 주님의 일이다. 그러나 하나님은 하나님의 뜻이 담긴 말씀을 밝히 나타내 주셨으니, 이것은 우리의 것이다. 성령에 밝히 이끌린 엄마 요게벳이 갈대상자에 아기 모세를 숨겨 흘려보낸 것 같이.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었다. 오늘 나의 것은 이것이다.

주, 이스라엘의 하나님, 우리 민족을 구원하여 주십시오, 흩어진 우리 민족을 모아주십시오. 주님의 거룩한 이름에 감사하며 찬양하며 주님께 영광을 돌리게 해주십시오.

온 백성은 ‘아멘’하고 응답하여라. 할렐루야. (시 106:47~48) [복음기도신문]

고정희 선교사 | 2011년 4월 동일본 대지진 이후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아 가족이 일본으로 떠나 2014년 일본 속에 있는 재일 조선인 다음세대를 양육하는 우리학교 아이들을 처음 만나, 이들을 섬기고 있다. 저서로 재일 조선인 선교 간증인 ‘주님이 사랑하는 것을 사랑하고 싶었다'(도서출판 나침반, 2020)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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