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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정하 칼럼] 샬미나가르에서 2년만에 재개한 복음 시네마 사역

▲ 어린이들과 함께 영화를 본 뒤 복음을 전하고 있는 현지인 사역자. 사진: 원정하.

오늘은 ‘샬미나가르’ 빈민가에서, 코로나로 2년간 멈추었던 성경 애니메이션 순회 주일학교 사역(복음시네마)을 다시 시작한 날입니다. 원래 이 복음 시네마 사역은 저희 마히마 사역팀의 자랑으로, 뭄바이 내의 열 한 곳의 빈민가에서 줄기차게 진행되어왔습니다. 현재는 인도 내 여러 도시의 다른 많은 선교사님들과 사역자들에게 전수되기도 한 귀한 사역입니다.

그런데 코로나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 및 감염 위험 때문에 멈추어졌었고, 게다가 그 빈 시간들이 긴급 구호식량(+만화전도 책자) 공급 사역, 세이프팩(마스크, 의약품, 비누, 만화전도 책자) 공급 사역, 절제회 전도팩(금주금연 팸플릿, 만화전도 책자, 간식) 배포 사역, 2년간 20여회에 걸쳐 수 천 km를 달린 타 도시 전도여행, 빈민식당 구제 사역, 교도소나 수용소 방문 사역 등으로 메꾸어지면서 꽤 오래 재개되지 못했습니다.

거기에 수라지 목사님의 순직과 김영수 목사님의 안식년 및 귀국, 조니, 피터의 한국 신학 유학 등 인력 손실도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복음 시네마는 다시 문을 열었습니다. 너무나 기쁘고 은혜로운, 그리고 행복한 순간이었지만, 한편으로는 2년간 잊고 있었던 여러 감각들이 돌아오기도 했습니다.

7시에 교회에 모여 기도한 후, ‘릭샤(세발 오토바이 택시)’로 빈민가 앞까지 가서, 어두운 골목길을 걷고 또 걸어서 장소를 찾고, 차가운 돌바닥에 콩나물시루처럼 앉아서 땀 범벅이 되는 것, 고통스러울 정도로 느리게 흐르는 시간 속에 나를 던지는 것,.. 사역 내내 음향이나 앵글 등에 집중하느라 방심할 수 없는 긴장감, 사역 후 귀여운 인도 아이들의 끈끈한 손과 100여 번의 악수를 나눈 후, 무거운 영상장비와 기타를 지고, 비에 푹 젖어버린 신발을 신고 밤 늦게 릭샤를 잡으러 다니고, 기나긴 귀가 길에 꾸벅 꾸벅 조는 것. 그러고도 집에 와서 장비를 다시 점검하고, 깨끗이 구석구석 씻은 후에(피곤은 하지만 잠은 깨어) 다시 후기를 쓰는 것. 또 그러고도 새벽기도를 때로는 설교까지 준비해서(오늘부터 보름간 제가 설교해야 합니다.) 서너 시간 자는 것. 한때는 삶의 당연한 패턴이었는데, 2년간 여러 가지 다른 사역을 하다 보니 잊었던 감각들이 돌아오는 것을 느꼈습니다. 다시 잔뼈가 굳으려면 좀 시간이 걸릴 듯 합니다.

오늘은 20대 초반의 아카쉬 형제가 저와 파트너가 되어 사역지에 나갔습니다. 현지인 파트너가 찬양인도를 하면 제가 기타를 치고, 제가 영상을 30분 보여준 후 현지인 파트너가 성경 퀴즈 겸 간단한 메시지를 전하는 패턴입니다. 그런데 아카쉬 형제가, 오늘이 자기가 현장에서 처음 설교를 해 본 날이었다고 하더군요. 참 감회가 새롭고 감동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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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기도문을 배워 암송하는 모습.

벌써 3대째 빈민가 사역 파트너가 바뀌었습니다. 82, 83년생인 ‘띠빠나’, ‘아띠난드’, ‘빤추’ 등과 주로 사역을 하다가 젊은 피라는 90년대 생인 ‘피터’, ‘아닐’, ‘산데쉬’, ‘조니’, ‘아쉬시’ 세대와 사역을 했는데 이제는 그들도 나이가 들고 결혼을 했습니다. 비샬, 아카시 등 20대 초반들이 저와 함께 슬럼(빈민가)을 뛰고 있습니다. 10년 사이에 전도자 3대를 봅니다. 저는 수많은 젊은 소위들이 오고 가는 것을 흐믓하게 바라보며 계속해서 야전을 지키는 고참 부사관처럼, 계속 이 자리에 서는 영광을 누리고 있습니다.

오는 릭샤에서 아카쉬가 물었습니다. “원 목사님의 아버지께서는 아들을 이런 사역을 하라고 보내셨던 것인지”를요. 그래서 아마도 아니셨을 것이라고, 리더십을 훈련시키거나, 현지 신학교의 교수나, 교단 실무 등을 하리라 예상하셨을 거라고 말해주었습니다. 아카쉬가 웃더라구요. 그래서 이렇게 말해 주었습니다. 전도하는 법을 강의하기보다, 전도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훈련시키고 싶었다고. 그리고 이제 주일학교 학생이던 네가 설교하는 것을 보는 것. 그리고 내가 기타, 빔프로젝트 보조자로 함께 있을 수 있음이 영광이라구요. 또 아닐 형제와 함께 처음 이 ‘샬미나가르’ 사역을 오픈했던 에피소드도 나누어 주었습니다. 다행히 아카쉬는 하늘같이 존경하는 선배가 자기 나이 정도 때에 저와 함께 빈민가들에 사역을 개척하던 이야기를 눈을 반짝이며 들어 주었습니다.

지쳐서는 안되는 반복이 다시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나 반복하면 반복할수록 생명이 흘러가고 복음이 퍼지며 다음 세대가 일어나는 진리의 순환입니다. 제가 아직 그 현장을 지킬 수 있음이 영광입니다. 오늘도 40여명의 빈민들에게 30여분의 성경 에니메이션이 상영되었고, 절제회 전도팩과, 만화전도 책자가 나누어졌습니다. 계속해서 달려나가려 합니다. 기도 부탁드립니다.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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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정하 | 기독교 대한감리회 소속 목사. 인도 선교사. 블로그 [원정하 목사 이야기]를 통해 복음의 진리를 전하며 열방을 섬기는 다양한 현장을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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