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통신]
선교지에서 오래 있다보면 현지음식을 부담없이 즐기게 된다. 중국에서는 향기나는 채소인 향차이를 즐겼고 캄보디아에서는 각종 벌레 요리까지 즐기게 되었다.
며칠전 아침식사 때 전날 내려 놓았던 드립커피를 마셨는데 어떤 건데기가 입안에 들어왔다. 김치나 다른 음식이 떨어져 들어갔겠지 생각하고 그냥 씹어먹는데 몇 년 전 시골 아이들 집 가정방문 때 먹었던 물방개 맛이 났다. 얼른 뱉어서 보니 손가락 마디보다 약간 작은 바퀴벌래였다. 내장은 다터져서 이미 뱃속으로 들어갔고 껍질만 뱉어 낸 것이다. 바퀴벌래 맛이 물방개 맛이었다니…
캄보디아 시골은 담백질 섭취가 쉽지 않다. 물고기를 먹을 수 있다면 다행이지만 물고기를 먹지 못한다면 다른 여러 방법을 통해 담백질을 섭취한다.
1.뱀 요리
뱀은 도시에서 조차 자주 출몰한다. 선교센터를 지어 놓고 안식년을 나간 적이 있다. 돌아와보니 뱀 허물이 안방문에 길게 걸쳐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아내가 보지 못하도록 빨리 치웠는데 섬득했다. 뱀은 날씨가 쌀쌀해지는 12월과 1월에는 아침 열시쯤 햇볓을 쬐기 위해 나온다.
토요일 저녁마다 센터 앞마당에서 캠프파이어 예배를 드린다. 한번은 찬양을 뜨겁게 하고 있는데 개들이 짖어댄다. 별일 아니겠지 하며 계속했는데 커다란 뱀이 불을향해 빠르게 다가오고 있었다. 학생 중 하나가 뱀꼬리를 잡고 바닥에 내려치니 뱀이 죽었다. 그날 밤 즉시 담백질을 섭취한다. 뱀은 일단 장작불에 굽고 그것을 냄비에 넣고 끓이면 진국이 나온다. 맛이 고소하다.
2. 개미와 애벌래
어떤 종류의 개미들은 나무 잎을 서로 당겨 두 손을 모은 크기 만한 공 같은 공간을 만들어 그 속에 애벌래를 까서 번식한다. 채취하는 방법은 양동이에 물을 담아 소금을 쳐서 개미집을 따서 넣으면 성체도 죽고 애벌래도 죽는다.
성체에서는 새꼼한 맛이 나고, 애벌래는 그야말로 단백질 덩어리다. 이것을 기름에 넣고 볶으면 훌륭한 요리가 된다. 특히 이 개미들은 전투력이 좋아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고 덤빈다. 일단 살을 물고 물구나무를 서서 온 힘을 다해 물어댄다. 자기를 짖누를 때까지 절대 놓지 않는다. 아프지만 독이 없어 붓거나 가렵지 않고 환부는 금방 낫는다.
3. 날타리
비가 온 날이면 그날 밤 날타리들이 수없이 달려든다. 빛을 좋아해서 새까많게 몰려오는데 이상하게도 금방 날개는 떨어져버리고 몸통만 기어다닌다. 예배당 바닥에서 밟지 않고는 걸어갈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들어온다. 제법 커서 고자리만 하다. 이것을 빗자루로 쓸어담아 물 있는 양동이에 받아 두었다가 기름에 볶아먹으면 번데기 맛이 난다.
4. 개구리
개구리는 고급 요리이다. 황소개구리라서 살점도 크다. 앞다리 몸통까지도 제법 먹을만 하다. 캄보디아에서 호텔 격리 기간 중 먹었던 요리 중에 제일 맛있는 요리가 개구리 요리였다. 비가 온 다음 센터 연못으로 엄청나게 몰려든다. 개구리는 시장에서 사려면 돼지고기보다 비싸다. 자연산이라서 항상 나오는게 아니다. 간장 기름 넣고 볶으면 무조건 맛있다.
5. 귀뚜라미 요리
시골 방문 중에 밥을 얻어 먹게 돨 때, 물고기가 나오면 진수성찬이다. 일반적으로 시골에선 흰밥에 젓국이나 간장이 나온다. 채소가 귀해서 망고 나무 연한 잎이 나오기도 한다. 젓국 위에 매운 고추를 잘게 썰어 넣는다. 고추는 다년생으로 집집마다 키우고 있다. 라오스 교회를 방문했을 때 귀뚜라미 요리가 나왔다. 기름에 볶아 소금으로 간을 했는데 정말 맛이 좋았다. 처음에는 머리를 떼고 먹다가 머리 맛이나 몸통 맛이나 똑같다는 것을 알고 그냥 먹었다. 요리는 딱 하나밖에 없으니 선택의 여지가 없다.
6. 거미와 전갈
앙코르와트가 있는 시엠립 야시장이나 장거리 버스 휴게소 같은 곳에서 많이 판다. 거미는 땅속에 사는 왕거미인데, 독이 있다고 한다. 그런데 맛이 기가 막히다. 쫄깃하고 진한 번데기 맛이 난다. 귀한 거라서 하나에 1달러 까지 간다. 까만 전갈은 개미들을 먹고 살기 때문에 벽돌을 쌓아둔 곳이나 나무를 쌓아 놓은 곳에는 어김없이 나온다. 중지 손가락만큼 크고 까매서 무섭게 생겼지만 이것도 튀겨 먹으면 번데기 맛이 난다. 번데기를 먹을 수 있다면 다른 곤충도 먹을 수 있다. 모든 곤충의 맛이 거의 똑같은 맛인 것 같다.
7. 벌집 애벌래
캄보디아에서 벌집은 꿀을 채취할 수도 있지만 벌 애벌래가 더 좋은 것 같다. 맛과 영양가에서 단연 최고이다. 우리 센터의 높은 망고나무 위에 아주 큰 벌집이 있었다. 그냥 놔 두었는데 밤에 불빛 때문에 벌들이 날아 들어서 제거해야 했다. 아이들과 연기를 피우고 벌집을 땄는데 꿀은 없고 애벌래로 꽉 채워져 있었다. 어린 애벌래는 핀셋으로 빼기도 힘들다 칼로 벌집은 토막을 내니 하얀 국물이 줄줄 흘러내린다. 벌집 채 입에 넣고 씹으니 고소한 국물이 입안에 꽉 찬다. 한참 씹어서 벌집은 밷어 낸다. 신선한 이 맛. 힘이 불끈 솟아나는 것 같다.
8.대왕 쥐
한 번은 센터 내에서 우리 개들이 쉴새 없이 짖어대길래 밖으로 나갔다. 토끼만한 쥐를 잡아 놓고 아직도 흥분하여 짖어대고 있었다. 정말 그렇게 큰 쥐는 처음 보았다. 아이들이 이 쥐를 먹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쥐는 베트남으로 수출까지 한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손질하여 가져왔길래 일단 냉장고에 넣어놨는데 왠만한 닭만 했다. 다음 날 아내가 요리를 하였는데 맛은 닭고기보다 맛있었다. 그리고 고기가 부드러워 먹는데 부담도 없었다. 부드러운 이 맛은 베트남 사람들이 좋아할만한 맛이었다. 중국에서 즐겨 먹었던 양꼬치 맛과 유사한 맛이었다. 중국에서는 쥐고기를 양꼬치로 둡갑시켜 판다는 말을 들었는데 아마 중국에서 많이 먹어보지 않았을까 생각 되었다. 아무튼 그날 센터 아이들과 나누어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9.물방개
물방개는 정글에 사는 아이를 가정 방문했을때 처음 먹었다. 오토바이로 아이 집까지 가는데 5시간이 걸렸다. 캄보디아는 높은 산이 많지 않지만 큰 도로만 벗어나면 흙길이다. 산악 오토바이가 이런 것이구나라는 것울 느껴보았다. 중간에 싸가지고 갔던 점심밥을 먹고 도착해서 하룻밤을 자고 이튼날 돌아왔다. 저녁이 되어 캄캄할 때쯤 저녁밥이 나왔는데 물고기는 없고 물방개가 반찬으로 나왔다. 충분히 튀겨지지 않은것 같았다. 물방개는 한국것보다 다섯 배는 큰것 같았다. 바삭거리는 것이 아니라 물컹한 국물이 입안으로 흘러 들어왔다. 그래도 번데기 맛을 상상하며 먹었던 기억이 난다. [복음기도신문]
캄보디아 = 정성국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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