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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ize Wisdom 그를 높이라 (잠4:8) -

[동행] 하나님의 섭리에 순종하는 기쁨

사진: zero take on Unsplash

지혜로운 자와 동행하면 지혜를 얻고(잠 13:20)
본지가 [동행]이란 코너를 통해 믿음의 삶을 소개합니다. 노년의 독자들에게는 추억과 재헌신의 결단을, 다음세대의 독자들은 도전과 권면의 글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편집자>

그가 나를 데리고(16)

나는 더 주님과 친밀하게 교제하고 싶어서 독립하려고 했다. 그러나 방 하나 전세에 20만 원 모으면 30만 원으로 오르고, 30만 원 모으면 40만 원으로 올라서 꼭 10만 원이 부족하곤 했다.

그 당시 대학생복음전도협회 대표자 모임을 선교회마다 돌아가면서 했는데, 우리 죠이선교회 차례가 되었다. 각 단체들 대표가 각 단체의 모임을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는지 간증 시간을 가졌다. 현재 유명한 대학생전도 단체를 시작한 분이 간증을 했다.

믿는 대학생들이 많아지자 이들을 양육할 공간이 부족했다. 이분이 결혼하게 되자 배우자와 약속을 했다. 실제 방 한 칸을 얻어서 반은 본인들의 생활 공간으로, 반은 커튼을 치고 대학생 양육 공간으로 썼다. 그렇게 그들의 신앙이 성장하도록 함께 생활하면서 도운 것이 오늘의 모임으로 성장하게 되었다고 했다.

이 말씀을 들으면서 누가 내 머리를 쾅! 내리치는 것 같이 울림이 왔다.

“너는 겨우 너 혼자 편히 살려고 독립하려느냐?” 하나님이 물으시는 것 같았고 얼굴이 화끈 달아오르며 부끄러웠다.

“주님! 근데 저는 아침에 출근하고 저녁에 와서 밥 먹고 자는 시간밖에 없어요.” 내가 대답했다.

“나는 네가 밥 먹고 자는 시간도 사용할 수 있는데…” 하나님이 말씀하시는 것 같았다.

그때 얼마 전에 살 공간을 위해 기도해 달라고 한 자매 생각이 났다. 십일조 헌금하려면 집을 나가라고 성경을 태우는 등 아버지 핍박이 심하고 성년도 되었으니 독립할 공간을 위해 기도해 달라고 했었다. 나는 그 자매를 찾아가서 나머지 금액을 도와서 함께 생활하자고 하니 너무 기뻐했다. 이렇게 나도 공동체 생활이 시작되었다.

단, 내 마음에 하나님이 주신 규칙이 있었다. 매일 아침에 따뜻한 밥과 국과 새 반찬 한 가지 이상 해 먹는 것이었다.

이것도 하늘에서 하신 말씀이라 생각되어 꼭 이대로 식생활을 했고 한 번도 거르지 않았다. 안집 아주머니가 아침이면 밥과 국을 꾸어달라고 한 일도 많았다.

아침마다 금방 한 밥, 국, 새 반찬을 한 시간 이내에 정성껏 만들어서 함께 식사했다. 식사 때마다 주님이 함께 하시는 식탁으로 생각했다.

이렇게 하니 항상 정성껏 차리게 되고, 그 이후 혼밥을 해도 난 늘 즐거운 식사를 할 수 있었다.

구의동에 살 때 일이었다. 안집 주인댁에 아기 돌잔치가 있는 날이었다. 남편 술친구들이 와서 자정이 지나도록 술 파티를 벌리고 갔다. 설거지를 도와주러 들어가 보니 이런 난장판은 처음 보았다. 음식 남은 것들, 반찬 등이 어지러이 있고, 술과 범벅이 된 담배꽁초 등 가관이었다.

아기 엄마는 음식 차리느라 녹초가 되어 있기에, 아기와 쉬라고 하고 자매와 나는 새벽 서너 시까지 치우고 설거지하고 깨끗하게 해 주었다. 안집 아주머니의 울 것 같은 그 감격한 얼굴은 잊을 수가 없다. 얼마나 기뻐하시던지…

우리는 돌 반지 대신 설거지로 축하를 한 셈이다.

간장 종지 하나 600원짜리 예쁜 것 눈에 드는 것을 사려고 속으로 “주님 예쁘고 싼 것 고르게 해 주세요.” 기도하면서 남대문 시장을 다 헤집고 다녀도 발 아픈 줄도 모르고 우리는 즐거웠다.

밤이면 “언니야! 저녁예배 드리자.”고 하면서 성경 이야기와 말씀의 신비에 취해서 새벽 두시가 되어서야 잠 잘 때도 자주 있었다. 우리는 가정예배 시간에 찬송가 62장을 눈물로 많이 불렀다.

“고요히 머리 숙여 주님 생각합니다.
머리도 둘 곳 없이 고생하신 예수님
쉴 곳을 주시오니 주여 감사합니다.
고요히 머리 숙여 하루 생각합니다.
지은 죄 많사오나 용서하여 주시고
주님의 은총 속에 편히 쉬게 하소서.”

월계동 살 때는 퇴근 시 불탄 한 장, 연탄 한 장 사하갖고 아파트로 뛰어간다. 새벽에 나갔다 밤 12시 가까이 되어서 오니 연탄불은 이미 꺼진 지 오래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주님과 함께 하는 삶은 항상 천국이었다.

이 자매가 결혼을 하게 되었다. 우리에게 방 한 개 세를 주셨던 안집 집사님이 미국 교포인 자기 친척을 중매해서 혼인하기에 이르렀다.

이 안집 집사님은 방 한 개를 우리에게 약속했으나 한 아픈 자매를 내가 더 데리고 오니 본인들은 애기와 방 하나에서 살고 나머지 방 하나를 무상으로 우리에게 쓰라고 하셨다. 우리가 기도회 끝나고 귀가하면 따끈한 밥을 해 놓으시곤 하면서 가족같이 지냈다.

안집 집사님의 친척이 규수감을 보러 한국에 오니 나와 함께 처음에 생활 시작한 그 자매를 소개하고 밀어붙이셔서 일이 성사되었다.

그 미국 교포 형제가 우리 자매와 만나고 헤어지려는데 가냘픈 몸매를 보고 내가 붙들어줘야겠다고 생각이 들었단다. 실은 나는 새벽기도회 때마다 이 자매들의 결혼을 위해 기도했다. 나는 전도사이니 독신이라도 관계없으나 나와 함께 한 이 자매들까지 혼자 있는 언니 때문에 결혼 못 한다는 소리는 안 들어야겠다고 생각해서 간곡히 주님께 기도해오던 터였다. 못한 공부 하겠다고 하던 이 자매는 결국은 갑자기 그 미국 교포 형제와 결혼하게 되었다.

그 자매나 나도 가진 것이 없이 고달픈 중이어서 혼인 경비를 마련할 수 없었다. 어찌어찌해서 웨딩드레스는 낮은 울타리에서 저가로 빌려주는 것으로 하고, 꽃꽂이도 준비되고 예식은 우리 교회 목사님이 주례해주셨다. 그날 예식을 하는 중에 내 가슴이 이상했다. 심장 반을 누가 도려내서 가져간 것 같이 가슴이 텅 비고 시려왔다. 이 느낌 때문에 희한한 감정을 감당하기 버거웠다. 자녀들을 결혼시키는 부모의 감정이 이런 것인가? 하여튼 고생스러운 느낌이었다.

결혼한 형제가 미국으로 갈 때까지 당분간 거주할 신혼집은 우리 11평 작은 아파트로 정했다. 연탄불 하루마다 꺼지는 곳에 신방을 꾸렸다. 그 전에 나는 사택이라고 주신 교회 계단 밑을 막고 방이라고 하는 쥐 드나드는 곳에서 살다가 감정이 너무 메말라져서, 싸게 나온 아파트로 이사하려고 준비해 놓았으나, 담임 목사님이 사택에서 이사하지 말라고 하시면서 허락을 안 하셨다. 그 자매와 살림 도구만 이사시켜 놓고 나는 부탄가스로 식사를 해결하고 있었는데 이 일이 벌어진 것이다. 에고야 내가 이사했다면 어찌 이곳에 독채로 신방을 꾸렸을까? 하나님의 섭리는 순종하고 볼 일이라는 뼈저린 이치를 깨달았다.

이렇게 자매는 미국에 가서 형제와 가정을 꾸리고, 일 년 동안 일한 급료를 모아 우리 집 아파트 기본자금으로 보내주었다. 이 자금을 헌금하고 바로 아기가 들어섰단다. 나는 아무것도 모른 채 매일 그 가정에 아기를 주시라고 기도했는데 하나님 하시는 일은 참 묘하다. 아들을 낳으니 시댁에서 그 자매는 귀염을 받게 되었다. 이 아기는 지금 미국의 어엿하게 중요한 일을 담당하는 시민으로 자라났다. <계속>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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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숙 | 강변교회 명예전도사. 서울신학대학교 졸. 강변성결교회 30년 시무전도사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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