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나라 시절, 중국 상인들 남양 진출이 계기
동남아 선교에서 빼놓을 수 없는 영역은 동남아 전역에 퍼져 있는 화교 네트워크이다. 5억9000만 명으로 세계 인구의 9%정도를 차지하는 동남아에서 화교는 가장 널리 퍼져 있는 단일 종족이다.
중국인들의 동남아 진출의 역사는 16세기말 명(明)나라 정부가 해외무역을 부활시켜 국가수입을 증대시키고자 할 무렵 활발해졌다. 이때 중국 상인들의 남양 진출이 크게 활발했다.
또 17세기 초 동남아 시장에 뛰어든 유럽인들이 중개인으로 중국인을 필요로 하면서 동남아에서 활동하는 중국인의 숫자가 더욱 늘어났다. 각국 화교 사회의 유래와 현재를 간략하게 살펴본다.
▶싱가포르 = 동남아에서 유일하게 화인(華人)이 다수(전체인구의 77%)인 동시에 300만 명의 화인이 한 도시에 밀집해 거주하는 사회이다. 화인이 싱가포르 자본시장의 8%를 차지하고 있으며, 동남아 화인으로는 유일하게 주도적인 입장에서 정치 권력도 행사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이 지역의 토착민인 말레이와 이민 집단(특히 화인)으로 구성된 사회에서 출발했으며, 다양한 종족집단의 정체성과 지위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그러나 다른 동남아 국가와는 달리 기존 토착민 지역이 아니었던 관계로 화인과 심각한 갈등이 나타나지 않은 특징을 갖고 있다.
▶말레이시아 = 말레이시아 전체 인구 중 화인의 비율은 약 27.8%로 싱가포르 다음으로 동남아 국가 중 화인의 인구비율이 높은 곳이다. 말레이시아에서 화인은 소수민족이라기보다 말레이와 함께 나라를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두 종족집단의 하나이다. 18세기 말부터 말레이반도에 영국이 식민지 세력으로 진출하면서 화인의 이주가 늘어났다. 또 19세기 중반 이후 중국의 잦은 반란과 정치적 불안정, 자연재해로 인한 경제적 피폐 등의 이유로 20세기 초까지 화인 이민이 급증했다.
▶태국 = 18세기초 중국의 식량부족 사태로 어려움을 겪은 많은 푸젠성(福建省) 사람들이 시암(태국)으로 이주하기 시작했다. 20세기 초 태국 정부가 3년마다 한번씩 내던 중국인 인두세(人頭稅)를 매년 내야한다는 제도 변경 이후, 화인들이 이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이때 태국에서 화인의 존재와 영향력이 드러나기도 했다. 그러나 오늘날 태국화인들은 대부분 태국 국적을 취득하고 현지사회로 귀화했다.
▶필리핀 = 이 땅에서 화인들은 1000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오랫동안 ‘학살과 차별의 역사’라고 불릴만큼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대한 화인사회의 대응은 토착사회에 대한 동화 거부로 나타났다. 제2차 대전이후 필리핀의 탈식민지화와 중국의 공산혁명을 계기로 현지 지향적 화인사회로 전환했다.
<용어해설>
화교와 화인
화교,본국 국적의 소지자 중국인 화인,거주지 국적 가진 중국인 2,3세
화교(華僑)란 중국과 대만 국적의 소지자가 본국을 떠나 해외 각처로 이주하여 현지에 정착, 경제활동을 하는 중국인 또는 그 후손을 가리킨다. 이들은 본국과 문화적, 사회적, 법률적, 정치적 측면에서 유기적인 연관을 유지하고 있다. 이들은 또 개인적인 관계뿐 아니라 이주민의 가족이나 자손이 현지에서 동향 단체를 통해 본국과 지속적으로 관계를 맺고 있다.
화인(華人)은 선대가 중국인이지만 거주지의 국적을 취득하여 거주지의 경제활동과 문화에 동화되어가면서 적용하고 있는 중국인 2세대 또는 3세대를 가리킨다. 이들은 중국 국적을 상실했지만 전통적으로 혈연을 중시하고 있으며, 이들은 전세계 100여개국에 거주하고 있다. 이중 약 80% 정도가 아시아 지역 특히, 동남아시아에 거주하고 있다. [GN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