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소망이 있습니다(2)
아담 이후 죄와 사단으로 인해 망가진 세상은 몇 번이고 끝장나야 마땅한 운명에 처해 있었다. 역사는 죄가 세상을 얼마나 철저히 망가뜨렸는지, 그 죄악의 가공할만한 실상을 드러낼 뿐이었다.
그 가운데 축복의 씨앗처럼 택함을 입은 민족이 있었다. 바로 이스라엘이었다. 세상의 마지막 소망이 되어야 하는 이스라엘은 인류 구원의 사명을 받은 민족이었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역사를 고스란히 기록한 구약성경은 그들의 비참한 실패를 생생히 드러낸다.
이스라엘은 번번이 하나님의 끝없는 사랑과 용서를 짓밟고 악독하게 돌아섰다. 그들의 역사는 반역의 역사요, 죄로 인해 철저히 그 값을 치를 수밖에 없는 심판의 역사였다. 바벨론 제국에 의해 3차에 걸쳐 거덜이 나도록, 완전히 망해 이름조차 사라져 버린 패망한 민족이었다.
70년 뒤, 이방 왕 고레스에 의해 제1차 포로귀환이 이루어진 것은 다른 무엇으로는 설명될 수 없는 오직 하나님의 은혜와 주권에 의해 성취된 일이었다.
“다시 이 잿더미에서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성전 재건을 시작할 자들이 있느냐?” 바벨론에서 간신히 일궈놓은 안락한 삶을 뒤로하고 수만 명이 이 질문에 자원하여 예루살렘으로 돌아온다.
긴 세월동안 초토화된 땅에 다시 봄이 찾아와 새순이 돋듯, 잃어버린 영광을 꿈꾸는 이들이 일어나게 된다. 하나님의 언약이 깃든 예루살렘에서 벽돌 한 장에 희생과 인내, 눈물을 쏟으며 이루어 낸 성전재건이었다.
하나님이 성취하신 포로 귀환
이때 드디어 2차 포로귀환의 주역이 된 에스라가 이스라엘의 역사에 등장한다. 그는 학사 겸 제사장이요, 페르시아 왕실의 고위직 서기관이었다. 유대인으로서 드물게 성공을 이룬 인물이요, 부족함 없이 살아갈 수 있는 자였다.
그러나 그의 마음에 화려한 개인의 일상으로 만족되지 않는 의문과 갈증이 찾아온다. “내 조국, 이스라엘은 왜 멸망했을까? 영원하신 하나님을 섬기던 이 백성이 어떻게 이렇게 무참히 멸망당할 수밖에 없었는가?”
누구도 관심을 두지 않던 물음이 그의 마음을 온통 지배해 오던 그때, 모세오경과 역사의 기록을 찾아 목숨 걸고 연구하기 시작했다. 세상 논리로 설명할 수 없는 특별함으로 세워졌던 하나님의 나라, 하나님의 백성 이스라엘.
고대근동을 휘어잡던 다윗왕국이 하나님의 역사에서 끊어져 버린 연유를 찾아 올라가던 그는 충격을 받게 된다. 두 가지 양면의 명백한 실제인 하나님의 말씀을 맞닥뜨리게 된 것이다.
그것은 순종하면 영원한 생명을 얻고 축복을 받으나, 불순종하며 저주를 받는 정확 무오한 말씀 증거 때문이었다. 하나님의 끝없는 은총과 자비를 떠나 철저한 불순종의 길을 걸은 이스라엘은 온 세상을 공의로 다스리시는 하나님의 말씀대로 심판을 받고 멸망하게 된 것이다.
역사에 무참히 시들어버린 이스라엘의 운명은 결코 우연히 일어난 일이 아니었다. 고대 강국의 지형적 문제나, 힘의 논리에 의해 이루어진 역사가 아닌, 하나님의 법도와 언약에 의해 일점일획도 빗나가지 않고 철저히 말씀을 따라 이루어져 온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그는 깨닫게 된다. ‘이스라엘의 하나님은 온 세상과 만물을 다스리는 살아계신 하나님이시구나. 내 일생 말씀에 생명을 걸리라. 온 세상의 운명이 걸린 하나님의 말씀을 읽고 준행하며 생명 다해 지켜 가리라’
에스라가 여호와의 율법을 연구하여 준행하며 율례와 규례를 이스라엘에게 가르치기로 결심하였었더라 (스7:10)
에스라는 드디어 역사의 해결, 역사의 키를 찾게 된다. 망한 이스라엘의 역사를 다시 이루어 가시겠다는 말씀이 그의 마음 가운데 임하고 작은 한 사람의 심령에 뜨거운 불이 다시 지펴지게 된 것이다.
그 때 역사는 이미 하나님의 계시를 따라 70년 바벨론 식민시대가 끝나고 제1차 포로귀환으로 성취되고 있었다. 그는 눈에 보이는 바벨론의 화려함과 부귀영화를 뒤로 하여 제2차 포로귀환에 함께 할 자들을 모집하여, 귀향길에 오른다.
호락호락하지 않는 여정이었다. 길에 강도가 들끓고 언제 어떠한 일을 당할지 알지 못하는 그였지만, 다른 무엇을 의지하지 않았다. 살아계신 하나님을 의지하고 수일을 금식하며 전적인 은혜를 따라 나아간다. 생명을 걸고 이루어낸 2차 포로귀환이었다.
말씀으로 결론을, 새로운 출발
그러나 맞이한 현실은 꿈꾸던 영광을 잃은 비참하기 그지없는 광경이었다. 이방인들과 통혼이라니,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을 목도한 그는 울며 회개하며 다시 복음 앞에, 다시 하나님의 말씀 앞에 나아가 마지막 자비를 구하게 된다.
‘하나님의 말씀은 종교적 관념 따위, 지식이나 이론이 아니다. 진리요 지식의 근본이기에 무슨 일이 있어도 내 이 명령을 지켜 준행하리라’ 이스라엘의 살길은 정치적 개혁이나 군사적 방비가 아니었다. 오직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쳐 지키게 하는 것이었다. 이것이 죄인들을 살릴 유일한 소망인 것이 명백했다.
“에스라여, 일어나소서, 당신의 결론이 바로 우리의 살길입니다. 이방 여인과 결혼했던 것 회개하며 돌이키겠습니다. 돌려보내겠습니다. 무슨 대가를 지불하더라도 말씀 밖에 살 길이 없습니다. 말씀 앞에 두려워 떠는 우리가 여기 있습니다.”(2013. 3).<계속>
[GNPNEWS]
<순회선교단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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