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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호 칼럼] 미묘한 성경 해석학(4)

ⓒ 현승혁

“진지하면서도 부지런하게 성경을 공부하지 않는 그리스도인은 그리스도의 제자가 되기에 부적합하다. 적합한 그리스도인이 되려면 그리고 하나님 앞에 합당한 그리스도인이 되려면 ‘나눔 모임’이나 ‘부흥 집회’에 참석하는 것 만으로는 부족하다”

수십년간 수많은 영혼들을 올바른 길로 인도해 온, 성경 해석학의 고전 『성경을 아는 지식』 (Knowing Scripture)을 쓴 R.C. 스프라울(Sproul)이 그의 책 서문에서 평신도가 성경에 영적인 눈을 떠야 할 때를 강조하면서 남긴 말이다.

성경 해석학이란?

해석의 필요성과 중요성은 성경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사실 해석이나 주석이라는 말은 성경에서 뿐만 아니라 우리의 모든 일상 생활에서 맞대어 살아 가며 실제 경험하며 이루어지는 보편적인 행위다. 자동차를 운전하다 표지판이 나오면 그 표지판이 상징하는 뜻을 정확하게 해석해야 한다. 대충 내 짐작으로 해서 가면 어려움이나 큰 사고를 만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성경 해석도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성경이 우리에게 무엇을 가르치고 있는지 정확하게 잘 아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원리와 방법을 안내해주는 학문을 일컬어 성경 해석학(Hermeneutics) 이라 한다.

성경 해석의 필요성

성경이 특별한 암호도 아닌데 꼭 해석을 해야 할 필요가 있는가? 성경은 성경 자체가 완전하여 스스로 자증(自證)을 하고 있기에 성경을 정독하고 다독하면 스스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닌가? 오석(誤釋)에서 벗어날 수 있단 말인가? 아니다(μὴ γένοιτο)! 하나님 말씀에 대한 오해와 곡해는, 죄가 인간의 이해 기능(지성)을 어둡게 했을 뿐 아니라 아직도 인간의 지성적인 사고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기에 여전히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그 오류를 막아내기 위해서 성경은 올바른 해석이 반드시 필요하다.

주님께서도 율법(말씀)에 정통하다는 사두개인들과 바리새인들의 성경 해석을 비판하시고 교정해주셨으며(마 22:23-33, 23:15-24) 심지어는 엠마오로 가는 자신의 제자들에게도, “미련한 자들아”(눅 24:25, ἀνόητοι) 말씀하시면서 성경을 바르게 해석해주셨다(눅 24:13-35). 죄로 말미암아 어두운 지성을 가진 미련한 우리에게 성경을 읽고 해석할 때 특별한 주의가 요청되는 것은 당연하고 올바른 성경 해석은 반드시 필요하다.

인간의 죄성(罪性)은 지금도 성경을 앞에 두고 “그 때 거기에서의 문제”(then and there issue) 보다는 항상 “지금 여기에서의 문제”(now and here issue)에 충실하게 집착하려고 한다. 현재 지금 내가 있는 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문제, 내가 처해있는 현실에 무게를 두고, 성경 본문을 대하고 싶어한다. 솔직히 말해서 나의 목적을 위해 성경을 이용하고 싶어하는 자아추구적인 성경 해석을 늘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주석(Exegesis)

성경을 해석하는 행위인 “주석”이라는 영어 단어는 “엑서지스(exegesis)”이다. 영어 “exegesis”는 원래 헬라어 에서 왔다. 문자적으로 “ex”(from, out) + “hegeisthai” (to lead, guide, cf. hegemony), “밖(외부)으로 부터 인도함을 받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우리가 성경을 읽고 묵상하고 해석해서 적용할 때, 내 상황을 성경에 주입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그 반대로 성경에 내 삶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고, 기본 원칙임을 언어 자체가 입증해주고 있다. 성경 해석의 주도권이 결코 내 상황이 될 수 없음을 가르쳐준다. 내가, 나의 상황이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을 이끌고 갈 수 없다. 당면한 내 문제에 골몰하여, 내 문제를 해결하는 수단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이용해서는 안된다.

영어 “exegesis”(주석)에 반대되는 단어가 “eisegesis”(자신의 생각을 개입시킨 自己 解釋)이다. “eis”는 헬라어로 “–안에”(into)라는 뜻인데, 성경의 의미를 끌어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내 생각을 집어넣어 우(愚)를 범하는 나 중심의 해석 행위를 뜻한다. 성경 해석에 있어서, “그 때 거기에서의 문제” (then and there issue), 즉 “그 때(과거) 거기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그 때 어떤 의도와 의미로 쓰였는가?”를 먼저 아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텍스트(text)에 쓰여진 저자의 의도와 독자간의 사이, 그 거리감을 줄일 수 있는 것이다.

오리지널 텍스트의 중요성

그러기 위해서는 오리지널 텍스트인 히브리어와 헬라어로 기록된 성경을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일차적으로 텍스트의 정확한 문자적(literal), 문법적 해석(grammatical interpretation)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말이다. 성경의 한 단어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서 심지어는 전체의 흐름이 뒤바뀌어질 수 있다.

다시 말하면, 우리의 인생 전체를 수정해야 하는, 리모델링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옛 그릇된 터를 헐고, 새로운 터 위에 다시 세워야 할 때도 있다. 왜냐하면, 잘못된 성경 해석으로 믿음의 부도를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To be continued 계속됩니다 [복음기도신문]

김명호 | 헤브론선교대학교 성경언어대학 교수. 복음과 기도의 기초 위에 성경의 원어 연구를 통해 하나님 나라의 부흥과 선교완성을 위한 다음세대를 세우는 사역으로 섬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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