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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일 칼럼] 2024 세계 이주민의 날에 생각하는 한국 교회의 사명과 역할

▲ 이민자들(The lmmigrants, 2019), 작가: 디모테오 스말즈(Timothy Schmalz), 재료: 금속 무게 약 30톤, 로마 성 베드로 대성당 광장. pixabay.

세계 이주민의 날(12월 18일)을 맞아, BBC 코리아는 전 세계 이주 동향과 2025년에 예상되는 변화를 다룬 기사를 게재했다. 지난 30년간 국제 이주자 수는 꾸준히 증가했지만, 전체 인구 대비 비율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유엔 국제이주기구(IOM)의 마리 맥걸리프는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의 이주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으며, 대신 부유한 국가 간의 이주가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2022년 기준 전 세계 유학생 수는 약 700만 명으로, 이는 30년 전보다 3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2025년 주요 국가들의 이민 정책도 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경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불법 이민자 대량 추방을 공약으로 내세웠지만, 전문가들은 연간 100만 명의 추방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지적하고 있다. 독일에서는 2025년 2월 총선을 앞두고 반이민 성향의 정당들이 부상하고 있으며, 기독교민주연합(CDU/CSU)과 극우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당(AfD)이 비정규 이민 정책 강화를 주장하면서 향후 정책 변화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유럽연합(EU)과 서아프리카 국가 경제 공동체(ECOWAS) 같은 지역 내 이동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며, 남아시아에서 페르시아만 국가로의 노동 이주도 해당 국가들의 경제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에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변화는 전 세계 이주민들에게 다양한 영향을 미칠 것이며, 각국의 정책과 국제사회의 대응이 중요한 시점이 되고 있다.

우리 현실을 돌아본다

세계 이주민의 날을 맞이하며, 우리 대한민국은 과연 이주민을 따뜻하게 환영하고 그들을 포용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 스스로 돌아보게 된다. 최근 몇 년간 우리나라의 경제적 성장과 글로벌화로 인해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우리나라고 입국하고 있다. 이들은 노동자, 결혼 이민자, 유학생, 난민 등 여러 형태로 우리 사회의 일원이 되고 있으며, 한국 경제와 문화에 중요한 이바지를 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사회가 이주민들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포용하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여전히 아쉬움이 남는다.

우리 대한민국은 역사적으로 단일민족이라는 인식이 강하게 자리 잡아 왔으며, 이는 배타적인 태도를 만들어내는 원인을 제공했다. 특히, 외국인 노동자나 결혼 이주 여성들에 대한 차별적 시선은 여전히 남아 있다. 많은 이주민이 단순히 경제적 도구로만 여겨지거나, 문화적 차이로 인해 사회적 배척을 경험하는 사례가 있다. 언어와 문화의 장벽, 제도적 한계가 여전히 높아 이주민들이 우리 사회에 성공적으로 정착하지 못하고 고립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는 사회적 갈등을 초래할 뿐 아니라, 우리나라가 글로벌 사회로 나아가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그럼에도, 변화의 흐름은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일부 지방자치단체와 민간 단체들이 이주민 지원센터를 운영하며 언어 교육, 법률 지원, 생활 정착 프로그램 등을 제공하고 있고, 다문화 가정을 위한 정책도 점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우리 사회의 인식 변화도 조금씩 이루어져, 학교와 직장 등에서 다문화적 환경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이 시행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가 아직 충분히 뿌리내리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이주민을 단순한 수용의 대상이 아닌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의 일원”으로 인정하는 사회적 공감대가 더 널리 확산할 필요가 있다.

2024년 대한민국의 이주민 관련 다양한 사회적, 경제적, 정책적 과제

먼저, 이주민 증가와 사회적 인식이라는 면에서 행정안전부의 발표에 따르면, 현재 국내 체류 외국인 수는 2024년 10월 현재 약 246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4.8%를 차지하며, 다문화 사회로의 진입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국민의 54%는 우리 사회가 여전히 이주민에게 차별적이라고 인식하고 있으며, 이주민이 정치적 대표자가 되는 것에 대해 불편함을 느끼는 비율도 높게 나타났다.

한편, 노동시장 내 이주민에 대한 태도에서 국민의 31%는 외국인 이주민이 직장 동료가 되는 것에 불편함을 느끼며, 51.6%는 직장 상사가 되는 것에 부정적 인식을 하고 있다. 이는 이주민에 대한 사회적 거리감과 편견이 여전히 존재함을 보여준다.

​또한, 정책적 대응과 한계 측면에서는, 현재 우리 정부는 단기 고용허가제와 엄격한 난민 심사를 통해 이주민 증가로 인한 사회적 갈등을 최소화하려 노력하고 있으나, 이러한 접근이 임시방편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특히, 이주노동자의 거주 이전의 자유가 제한되는 등 기본권 침해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이에 우리나라의 향후 과제로서 대한민국이 다문화 사회로 성공적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이주민을 사회 구성원으로 포용하는 정책과 문화적 노력이 필요하다. 이주민에 대한 교육 지원, 사회 통합 프로그램, 차별 철폐를 위한 법적 제도 마련 등이 요구된다. 또한, 국민의 인식 개선을 위한 교육과 캠페인을 통해 이주민에 대한 편견을 해소하고,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구축해야 한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우리나라는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하며, 지속 가능한 사회 발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우리나라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분명하다

첫째, 정책적 차원에서 이주민들이 경제적, 문화적, 사회적으로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더 체계적이고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이는 언어 교육, 고용 안정, 의료 지원과 같은 기본적 생활권 보장을 포함해야 한다.

둘째, 교육과 미디어를 통해 이주민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줄여 나가야 한다. 어린 시절부터 다양한 문화를 접하고 이해할 수 있는 다문화 교육을 강화한다면, 다음 세대는 이주민을 자연스럽게 공동체의 일부로 받아들이게 될 것이다.

셋째, 이주민 자신도 우리나라의 법과 문화를 존중하며 적극적으로 사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상호 협력의 노력이 필요하다.

이주민들은 단순한 타자가 아니라 우리와 함께 미래를 만들어갈 동반자다

이제 우리나라가 더는 단일민족이라는 오래된 틀에 갇혀 있어서는 안 된다. 세계화 시대에서 다양한 국적과 문화가 어우러지는 사회는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중요한 자산이 된다. 이주민들은 단순한 타자가 아니라 우리와 함께 미래를 만들어갈 동반자다. 그들을 따뜻하게 맞이하고 진정한 공동체의 일원으로 포용하는 사회가 될 때, 대한민국은 더욱 성숙하고 강한 나라로 성장할 것이다.

이주민 이슈에 따른 우리의 질문

우리는 우리 주변에 있는 이주민들을 얼마나 이해하고 그들의 문화를 존중하고 있는가? 우리가 이주민을 대할 때 무의식적으로 편견이나 차별적 시선을 가지고 있지는 않은가? 우리 사회는 이주민 노동자, 결혼 이주민, 유학생, 난민들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는 환경을 충분히 제공하고 있는가? 이주민에 대한 정부의 정책과 제도가 그들이 실제로 필요로 하는 부분을 해결하고 있는가? 이주민 가정의 자녀들이 교육받는 학교에서 차별이나 고립을 경험하지 않도록 충분한 배려가 이루어지고 있는가? 한국의 언어와 문화를 배우려는 이주민들에게 우리가 충분한 지원과 격려를 제공하고 있는가? 이주민들이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경제적, 문화적 이바지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단순한 ‘외국인’이나 ‘타자’로만 여기고 있지는 않은가? 우리는 이주민과 함께 일하거나 교류할 기회가 있을 때,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그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는가? 우리 사회의 미디어와 교육은 이주민에 대한 긍정적이고 공정한 인식을 심어주고 있는가? 아니면, 부정적 편견을 강화하고 있지는 않은가? 이주민들이 우리 사회 공동체의 일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우리가 개인적으로 할 수 있는 작은 실천은 무엇인가?를 질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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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xabay

이주민을 향한 한국 교회의 사명

국내로 유입되고 증가하는 이주민들을 향해 한국 교회와 기독교인들이 감당해야 할 역할과 사명은 복음적 사랑과 실천을 바탕으로 한 영적, 사회적 섬김이라 할 수 있다. 하나님께서 모든 민족을 사랑하시고, 모든 이들을 향해 구원의 계획을 세우셨다는 성경의 가르침을 기억해야 한다.​

첫째, 환대와 사랑의 실천이 필요하다. 기독교의 핵심 가르침은 이웃 사랑이며, 이는 국적과 문화, 인종을 초월한다. 교회와 기독교인은 이주민들을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환대하고 그들에게 다가가는 삶을 살아야 한다. 교회 공동체가 이주민들을 외부인이나 타자가 아닌 함께 살아가는 이웃으로 받아들이는 태도가 필요하다. 예수님께서 “내가 나그네 되었을 때에 영접하였고”(마태복음 25:35)라고 말씀하신 것처럼, 이주민을 섬기고 그들을 돌보는 일이 곧 주님을 섬기는 일임을 깨달아야 한다.

둘째, 복음의 나눔과 영적 돌봄을 실천해야 한다. 많은 이주민이 낯선 환경 속에서 정서적 외로움과 영적 갈급함을 경험하고 있다. 교회는 이들에게 복음의 소망을 전하고, 그리스도의 사랑과 진리를 통해 치유와 위로를 제공해야 한다. 이를 위해 이주민들의 언어와 문화에 맞춘 예배, 성경 공부 모임, 기도회 등을 마련할 수 있다. 이주민 교회를 세우거나 지원하며, 그들 스스로 복음을 받아들이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도 중요한 사명이다.

셋째, 사회적 섬김과 실질적 지원이 필요하다. 이주민들이 한국 사회에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은 교회의 실천적 사명이다. 이를 위해 언어 교육, 법률 지원, 생활 상담, 직업 훈련 등의 프로그램을 교회가 주도적으로 운영하거나 지원할 수 있다. 특히 이주민 노동자나 결혼 이주 여성, 난민과 같은 취약 계층에 관한 관심과 배려가 필요하다. 이는 단순한 도움을 넘어, 이주민들이 자립하고 사회의 일원으로 성장하도록 함께하는 동반자의 역할이다.

넷째, 문화적 다양성에 대한 이해와 존중을 확대해야 한다. 교회는 이주민들의 문화와 전통을 존중하며, 상호 이해를 높이는 노력을 해야 한다. 다문화 가정의 자녀들이 차별 없이 자라날 수 있도록 교육적, 정서적 지원을 강화하고, 교회 내에서도 다양한 문화가 어우러질 수 있는 열린 공동체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마지막으로, 기도와 연대를 통해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 가야 한다. 이주민 사역은 단순히 인도적 차원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나라를 확장하는 사역이다. 이를 위해 교회는 이주민을 위해 기도하며, 그들이 믿음 안에서 성장하고 복음의 증인이 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또한 이주민 사역에 헌신하는 단체나 개인들과 협력하고 연대하여 더 효과적으로 섬길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결국, 한국 교회와 기독교인은 이주민들을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품고, 영적 돌봄과 실질적 섬김을 통해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 가야 한다. 교회가 이주민들을 위한 다리가 되고 빛이 될 때, 그들은 복음 안에서 새로운 소망을 발견하고, 그리스도의 사랑이 이 땅에서 실현되는 아름다운 열매를 맺게 될 것이다.[복음기도신문]

kim ji

김종일 | 전)국립 앙카라대 교수, 현)아신대(ACTS) 중동연구교수, 한국외대, 장신대 신대원, 국립 이스탄불대 역사학 석사 및 박사 | 저서: ‘밖에서 본 이슬람, (1)무슬림 이해하기’, (2022, 라비사북스). ‘벌거벗은 세계사(경제편)’, 공저, (2023, 교보문고), ‘하나님의 운동(Motus Dei)’, 공역(2024, 라비사북스), ‘밖에서 본 이슬람, (2)이슬람 이해하기’, (2024, 라비사북스, 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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