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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 통신] 두번 목사안수를 받는 목사

사진: 오영철 선교사 제공

선교지에서 현지인들에게 사역을 이양하는 상징적인 행사는 목사안수이다. 현지 지도자들이 스스로 성찬을 집례하고 세례를 주는 자격을 주는 것이다. 이는 교회의 중요 의식을 선교사들만이 아니라 현지인들이 주도적으로 집행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런 의식은 19세기 중반에 이미 시행되었다. 현지교회가 자립, 자치를 강하게 주장하였던 영국 CMS(Church Missionary Society)의 선교 지도자 헨리 벤(Henry Venn)도 이것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했다. 그는 1864년 나이지리아 사무엘 아드갓 크로더(Samuel Adgat Crother)를 최초의 현지인 주교로 임명하였다. 현지교회도 이제 성인이 되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임명이었다.

이런 의미 있는 현지인 목사안수가 선교지에서 모두 기대처럼 나타나지 않는다. 그런데 그런 목사에 대한 안수가 집례돼 감회가 새롭다. 이번에 두 번째 목사안수를 받는 메티 목사 때문이다. 그는 2021년 3월 7일 치앙마이와 무세키 지역에 있는 다른 목회자 3명과 함께 새롭게 목사안수를 받았다. 모두가 일선 목회자로서 충성스럽게 사역하는 지도자들이다.

메티 목사는 약 10년 전 이미 목사안수를 받았다. 하지만 이번에 다시 받지 않으면 안 되는 사연이 있었다. 왜냐하면 다시 목사안수를 받지 않으면 목사로서의 성찬식 인도와 세례식을 집례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는 태국 치앙마이의 산악지방인 무세키라는 지방에서 태어났다. 성장하면서 한국의 A단체서 파송된 선교사의 지도를 받고 목회자가 되었다. 그 단체에서 동역하던 한국인 선교사를 만나 결혼을 하였다. 그리고 그 단체의 대표가 되었다. 그 과정에서 10년 전 그 단체가 주관한 목사안수식에서 목사안수를 받았다. 그런데 그의 상황에 변화가 생겼다. 그 단체를 떠나게된 것이다. 그리고 그의 모교단으로 돌아왔다. 태국카렌침례총회이다. 그리고 치앙마이에서 환자 가족을 위한 사역과 교회개척을 새롭게 시작하였다. 매우 의미 있는 사역이었다.

그런데 신분상 미묘한 문제가 남아 있었다. 태국카렌침례총회의 규정에 따라, 그는 자신이 개척한 교회에서 세례와 성찬식을 집례할 수 없었던 것이다. 태국카렌침례교회는 그 단체에서 목사안수를 받지 않은 경우에 목사로서의 역할에 대하여 제한을 두고 있다. 그 교단에 속한 외국 국적의 선교사 목사는 목사로서 인정을 받는다. 그리고 협력하는 교단에 속한 경우도, 목사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그렇다고 모두 인정을 해주지는 않는다. 카렌난민침례교회는 형제교단이지만 그곳에서 안수 받은 일부 목사는 인정받지 못한다. 지역교회나 총회에서 보기에 아직 목사로서 활동하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다 불완전한 인간이다. 교회 단체도 다 완전하지 않다. 그러므로 목사안수도 어느 단체만이 완전하다고 할 수 없다. 다른 단체에서 안수 받았으면 나름 기준이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인정해 줄수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있다. 그런데 아직도 대부분의 총회에 속한 목사들은 그 기준을 엄격히 따르기를 원한다. 이런 상황은 목사안수의 목적과 기준, 그리고 과정을 생각해보게 한다.

어느 단체든 목사안수 제도를 시행했다면, 그 단체의 기준과 필요에 따라 시행했을 것이다. 목회자가 자격이 충분히 갖추어졌기 때문일 수도 있다. 긍정적인 경우이다. 다른 목적이 있을 수 있다. 선교사역의 결실로 증명하는 것이다. 후원자들이 볼 때 현지인 목사안수는 사역 중 가장 인상적인 장면 중에 하나일 수 있다. 현지인 목회자 배출은 성공적인 선교의 열매로 비춰지기 때문이다. 이 같은 목사안수식은 대체로 선교사가 결정을 한다. 그리고 선교사들이 주도하여 목사 안수를 시행한다.

대조적인 목사안수 과정도 있다. 태국카렌침례총회에서의 목사안수이다. 가장 중요한 차이는 목사안수 천거권이 지역교회에 있다. 결정권이 개인에게 있지 않고 지역교회에 있음을 의미한다. 지역교회는 목사추천을 매우 신중히 결정한다. 목회자가 된 이후 목회자의 인격, 가정 생활, 목회자로서의 사역, 인간 관계 등 전반적인 것을 보고 결정한다. 이 과정을 통과하는 담임목회자는 많지 않다. 총회 산하 226곳의 지역 교회와 400여 곳의 전도처가 있지만 목사 수는 모두 130명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은퇴목사를 포함한 것이니 현직 담임목사는 60명 정도이다. 40세 이전에 목사안수를 받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이미 그들의 상황 속에서 그들의 방식으로 성숙한 의식으로 정착한 것이다.

지금까지 외부에서 목사안수를 받았지만, 목사로서 인정을 못 받은 경우를 여러 명 보았다. 목사로서 세례식이나 성찬식을 인도할 수 없는 것은 참 편치 않은 일이다. 무자격 목사라는 느낌이 들 수도 있다. 나도 그들을 대할 때 호칭이 애매하다. ‘싸라도'(목사)라고 쉽게 부르지 못한다. 오늘로서 메티 목사는 총회에서 인정받는 목사가 되었다. 그러기에 진심으로 축하하고 축복을 하였다.

외국 선교사들은 현지교회나 단체 사역자를 지도를 받을 대상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목사안수도 자국의 의식과 방법을 따라 한다. 한국인 선교사도 예외는 아니다. 그러나 교회가 없는 지역이면 이해가 간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그 선교사가 오기 전에 선교지에서 이미 오래 전부터 일을 하셨다. 교회를 세우시고 지도자를 준비하셨다. 그 교회가 그들의 상황 속에서 역할을 하도록 인도하셨다. 목사안수 방법도 그 중에 하나이다. 그러므로 선교사들이 겸손한 자세로 이들의 의식을 살피고 배워야 한다.

선교지에는 선교사 사역의 결실보다, 선교단체의 목적보다 더 중요한 것들이 많다. 교회에 대한 사도 바울의 고백을 되새겨야 한다. “교회는 그의 몸이니 만물 안에서 만물을 충만하게 하시는 이의 충만함이니라”(엡 1:23)

당시 에베소교회는 신생교회이며 그 도시에서 연약한 공동체였다. 그렇지만 바울은 그 교회가 얼마나 엄청난 의미가 있는지를 설명한다. 예수님의 몸이시면 만물을 충만하게 하는 존재이다. 그 교회를 세우신 하나님이 오늘 선교지에 주님의 몸 된 교회를 세우셨다. 경제적, 사회적, 교육적으로 뒤떨어진 교회라고 해서 쉽게 판단해서는 안 된다.

솔직히 나도 이곳에서 목사안수를 받을 자격이 안 된다. 인격이나 영성, 그리고 사역적인 면에서 부족한 점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저 주님의 은혜로 목사 선교사로서 사역을 감당하고 있다. 내가 볼 때, 현지 교회의 기준으로 목사안수를 받지 못할 선교사가 적지 않은 것 같다. 만약 그렇다면 현지에서 목사 자격이 없는 선교사들이 목사안수를 결정하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오늘 안수 받은 4명의 목사들은 오래 전부터 알고 지내왔다. 목회자로서 그들의 자세와 사역의 모습, 인격과 희생은 존경 받을 만한 분들이다. 목사로서 자격이 충분하다. 그 자리에 안수위원으로 참여하는 것이 황송할 따름이다. 자격이 안되지만 선교사라는 이유 한 가지 때문이다. 정말 하나님의 은혜로 살고 있음을 다시 고백한다. [복음기도신문]

오영철 선교사 | 1995년 GMS 선교사로 태국에 파송된 뒤, 현지 신학교에서 학생과 목회자를위한 교수사역을 감당하고 있다. 이곳에서 소수부족인 카렌족교회가 주민족인 타이족을 위한 선교적 교회를 세우는데 관심을 갖고 이들을 섬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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