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외국인들이 찾아오는 서울시 용산구에 위치한 관광지 이태원동. 케밥을 비롯한 이국적인 풍경을 경험할 수 있는 이곳에서 JNBY라는 이름의 옷가게를 통해 선교적 삶을 살아가는 조상국 집사를 만났다. 세상에 대해 망했다고 고백하며 성공한 이야기보다 망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개장을 앞둔 시간, 아내 조희아 집사와 함께 주님이 행하신 일을 나눴다.
– 어떤 분이신지 소개해주세요.
“43살의 세 아이의 아빠이며 사랑하는 아내와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어요. 8년 전 모든 사업이 망한 후 주님을 알게 되었고, 3년 전 복음 앞에 서게 되었어요. 그리고 세상에 마음 빼앗기지 않고, 오직 하나님만 바라보며 살겠다고 고백했어요. 그 이후 주님이 이 사업장을 시작하게 하셨죠. 우리가 서 있는 이곳이 부르신 땅 끝이라는 마음을 주셔서 아무것도 없는 중에 이 일을 시작했어요.”
– 어떻게 이곳 이태원의 옷가게가 땅 끝이 되었는지 궁금하네요.
“복음을 만난 후 세상에 있는 모든 것이 다 세속적으로 느껴졌고 주님이 선교지로 나가게 하실 것을 기대하고 그런 일들을 찾았어요. 하지만 쉽지는 않았어요. 무슨 훈련을 받은 것도 없고, 어디로 가야할지, 무엇을 해야할지. 손에 잡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었어요. 그때 아내는 옷가게를 하고 있었어요.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란 아내가 경영하는 옷가게에서 일을 돕는 것밖에 없었어요. 지금의 가게는 그때와 다르지만, 이 땅에서 하는 사업을 주님이 주신 기업으로 삼게 된 것이죠.”
– 어떤 과정이나 부르심이 있었나요?
“아내도 저와 비슷한 상태였어요. 주님이 부르신다면 선교지로 가고 싶다. 그런 마음이었죠. 그러나 뭔가 생계수단은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하나님 나라를 위해 산다고 이전부터 고백해 왔기에 이곳은 선교적 삶을 살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터전이었던 셈이죠. 그러던 어느 날. 주님이 깨닫게 하셨어요. 그게 바로 제가 놓지 못하던 1%라는 것을. 그리고 아내를 통해 주님은 말씀을 주셨어요. ‘하나님의 부르심에는 후회함이 없다’ 그리고 그 말씀을 붙들게 되었어요. 또 복음을 만난 후 제게 주님이 한 가지 말씀을 주셨다는 사실을 떠올리게 하셨어요. 세례요한처럼 ‘나는 망해야하고 주님은 흥해야한다’는 고백이었죠. 복음 앞에 서면서 이미 세상에 대해 망한 자임을 확실히 깨달으며 이 일도 주님께 맡겨드렸죠. 그러면서 이곳에서 다시 증인으로 서야겠다는 마음을 주셨어요.”
– 주님께 모든 것을 맡기겠다고 결단하신 후 달라진 것이 있었나요?
“순종하면서 알게 되었어요. 복음을 영화롭게 한다는 것은 나의 최선이 아니라 우리의 깨어진 그릇을 매순간 확인할 때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죠. 그래서 더욱 주님만 의지하고 주님을 기대하는 하루하루를 살게 되더군요.”
– 이전에는 어떤 삶을 사셨는지 궁금합니다.
“8년 전에는 컴퓨터 유통사업을 통해 부유한 삶을 살았어요. 그러다 돈 관리를 잘못해서 바닥으로 추락했죠. 강남에서 부유한 삶을 살다가 많은 빚을 지게 되면서 주님을 원망하며 드렸던 기도가 생각나요. 다시는 교회에 안 나간다고. 하나님 살아계신 거 다 거짓말이라고. 내가 어렸을 때 아버지를 잃고 18살에 학교를 그만두며 어떻게 살아왔는지 주님 다 아시지 않느냐며 하나님을 원망했죠.”
– 그러다 주님을 인격적으로 만난 계기가 있으셨겠군요.
“어릴 적 어머니를 따라 교회에 나갔지만 커서는 세상에서 방탕하게 살았어요. 그러다 아내를 만나 교회에 나가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사업이 망한 후 주님을 간절히 찾을 수 밖에 없었어요. 그리고 정말로 주님을 만났어요. 아니 주님이 만나주셨지요. 돌아보면 주님이 저희에게 허락하심은 망하게 하는 거였어요. 이후 점점 교회에 열심히 나오기 시작하면서 담임 목사님을 통해 7년 전 인도네시아 니아스라는 곳을 비전트립으로 다녀왔고, 그곳에서 하나님 나라에 대한 부담감을 가지게 되었죠.”
– 어떤 부담감을 갖게 되셨나요?
“그곳에서 쓰나미로 부모를 잃은 현지아이를 품고 기도하는 시간이 있엇어요. ‘아 이게 내 모습이구나’ 라는 마음이 들면서 그런 나를 품으신 주님의 마음을 깨닫게 되었어요. 아이들을 굶주림과 위험으로부터 구원해 달라고 기도하면서 하나님의 나라를 갈망하게 되었어요. 이들을 위해 3년 정도 한국의 봉사단체를 통해 섬겼어요.
그런데 기쁨보다는 실망감만 갖게 됐어요. 이후 오히려 더 큰 목마름과 공허함에 자살까지 하려고 했어요. 존재적 죄인임을 깨닫지 못하니까 계속 뭔가 다른 돌파구를 찾아보려고만 노력했던 것 같아요. 뭔가 훈련을 받으면 해결될까 싶어 노력했지만, 그럼에도 결론이 안나더군요. 그렇게 시간을 연장하셨던 주님이 복음선교관학교에서 훈련받게 하셨어요. 그때 주님의 마음을 알게 되고 주님이 그 오해를 벗겨주셨어요.”
– 어떤 오해가 있었나요?
“첫 강의 주제가 하나님의 영광이었어요. 성경에 기록된 모든 것이 하나님의 영광이고, 하나님의 사랑으로 선교는 완성되었다는 메시지를 들으면서 정말로 자유함이 느껴졌어요. 그 전까지 선교를 제 열심으로 뭔가 해보려 했던거죠. 그런데 ’내가 뭘 하는 존재가 아니다’라는 사실이 믿어지면서 마음이 얼마나 가벼웠는지 몰라요. 하나님 나라를 위해 내가 뭘 해야한다는 부담감.
어딘가 오지로 가야 한다는 부담감, 애들 셋과 아내를 데리고 가야하는 부담감 등. 그냥 그 부담감을 제거해주셨어요. 그리고 내가 주님을 위해 무엇을 해드려야 하는 게 아닌 주님 생명 가진 자로 말씀과 기도만 붙들게 하셨어요. 3년 동안 여러 훈련을 받았지만 그 말씀과 기도가 바탕이 되니 매순간 주님의 은혜를 경험하게 되더군요.”
– 상호명이 JNBY 인데요. 어떤 특별한 의미가 있나요?
“원래 이름은 Just Naturally Be Yourself (이 옷이 너에게 자연스럽다) 라는 의미에요. 중국의 유명브랜드인데, 저희가 처음으로 이 회사의 옷을 한국에서 팔게 되었어요. 그 뒷얘기도 주님이 정말 하신 이야기들은 많지만 줄이고요. 저희는 이 이름을 이런 마음으로 사용하고 있어요 Jesus Name Best Yourself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은 당신에게 가장 좋은 것입니다). 이곳을 다녀가는 분들에게는 이 말씀이 쓰여 있는 책갈피를 선물하고 있어요.”
– 직원들 중 대다수가 선교관학교의 훈련을 받는다고 들었습니다. 아웃리치 때문에 장기간 자리를 비우는 일도 있을텐데, 매장운영에 어려움은 없으세요?
“한 직원이 선교훈련을 받으러 가서 자기소개 시간에 이렇게 말했다고 돌아와서 얘기하더군요. 우리 회사가 다른 것은 안보는데 학력을 봐서 왔다고 얘기했다는 거예요. 복음학교나 선교관학교 해야 인정을 받는다고 말예요. 그래서 학력 채우러 왔다고 고백했다는 말을 듣고 정말 많이 웃었어요. 저는 정말로 함께 일하는 직원이 복음을 알고, 선교적 존재로 살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권하고 있어요.
매일 아침 아내와 말씀과 기도로 시작하고 매월 1일이면 10여명의 직원들이 모두 함께 모여 예배드리죠. 그리고 우리는 돈 버는 자가 아니라 하나님을 예배하는 자임을 나눠요. 그리고 이곳이 우리가 부르신 자리임을 기억하자고. 함께 일하는 분들 대부분은 세상에 대해 망한 사람들이에요. 이곳에서 복음을 만나고, 선교적 존재로 서게 되는 것을 보는 건 정말 저희에게도 기쁨이에요. 복음 이전의 1%였던 사업장이 지금도 1%가 될 순 없어요. 주님 때문에 살고 주님 때문에 여기 있을 뿐이죠. 주님 마음 없으면 여기 있어야 할 필요가 없잖아요. 언제든 부르시는 선교지로 나가야죠. 직원들도 동일한 마음이에요.”
– 기도제목을 나눠 주세요
“정말로 주님이 하실 일들 기대해요. 세속적으로 자아추구하던 이 자리에 그분의 열심으로 한 사람 한사람 불러내시고, 복음으로 세우시고, 회사가 믿음의 공동체가 되게 하셨어요. 누구든 이곳에서 그리스도를 만나고, 복음자체가 열방용이니까 선교적 삶으로 결론 삼게 하는 것을 보게 하셨어요. 그리고 돈이 전부라고 알려진 이 세상에서 십자가만 붙들고 100% 세금 신고하고, 믿음으로 행하는 기업이 되도록 주님이 이끄셔요.
사업의 흥망이 아니라 진리가 무엇인지 이 세상에서 복음과 기도로 사는 게 가능하다는 거 나타내도록 기도해주세요. 돈에 매여 넘어질 수 있는 이 땅에서 십자가 붙들고 기도하는 존재로 서도록 기도해주세요. 경제영역에서 하나님 나라의 창고를 여는 창고지기라는 마음으로 주님이 허락하실 때까지 이 자리를 지키고 싶어요.”
– 민감한 얘기 같지만 듣고 싶네요. 100% 세금신고에 대해 조금만 더 나눠주실 수 있을까요?
“아…. 제 마음에 늘 불편함이 있던 문제였어요. 현금으로 들어오는 수입을 정확하게 신고하지 않았던 게 마음에 부담이 있었어요. 그런데 세상의 제도에 따라 다 따져 내면 사실 남는 게 거의 없다고 생각했어요. 또 다른 1%를 주님이 받아내셨어요. 믿음재정으로 살면서 따로 부동산이나 저축 등도 정리했기 때문에 생활이 쉽지 않을 때도 있어요. 그럼에도 주님이 매번 저희 마음을 다루셨어요.
그러던 어느 날 주님이 일깨워주셨죠. 왜 하나님이 세운 세상 권위를 인정하지 않느냐고…. 사람들은 그렇게 다 지키면 망한다고 말해요. 아는 분들도 왜 꼭 그렇게까지 하냐고 합니다. 그렇지만 주님이 결론을 내려 주셨기 때문에 물러 설 수 없어요. 그런데 이제 대리점들도 함께 동일한 원리로 정직하게 세금을 내고 있어요. 그저 주님이 제게 원하셨기 때문에 순종해야 했고, 그래야 제게 주님이 주님 되심을 깨달았을 뿐이에요. 바보 같다고 하면…. 저 바보 맞잖아요. 하나님이 원하시는 길로 가겠어요. 나는 망하고 주님만 흥하는 삶으로 주님만 따라 갈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