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선교열전 (24) – 제주도편 | 조남수·이도종 목사
종교개혁 500주년을 넘긴 2018년, 한국의 기독교 역사는 133주년을 맞았다. 구한말부터 본격화된 개신교 선교 역사는 문화, 교육, 의료 분야에서 우리나라 역사와 맥을 같이 하며 한반도의 근대화와 함께 진행됐다. 우리나라 곳곳의 선교역사를 통해 이 땅에 임한 하나님의 사랑을 되새겨본다. <편집자>
4·3사건이 일어났을 당시 제주 전역에는 계엄령이 선포되었고, 해안가 5km를 반경으로 산악지대 등에 통행금지가 실시되었다. 이를 어길 시에는 폭도로 간주해 총살에 처할 것이라는 포고문이 발표되기도 했다.
당시 제주도민들은 낮에는 나라에서 보낸 토벌대에게, 밤에는 그에 대항하는 무장대에게 시달리며 늘 죽음을 지척에 두고 있었다. 무장대를 조금이라도 도운 사람은 모두 죽일 것이라는 엄포에 혹시 오해받을까 두려운 주민들은 산 밑으로 내려갈 수도, 그렇다고 계엄령이 내려진 그곳에 계속 머물러 있을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그때 모슬포교회에서 시무하던 조남수 목사가 모슬포 경찰서장을 찾아가 한 가지 제안을 하게 된다. 자신이 중산간(한라산 중간 지역들) 마을 주민들이 자수하여 내려오도록 설득할 테니, 그들이 내려오게 되면 죄의 유무를 묻지 않고 살려달라는 것이었다. 이에 경찰서장의 약속을 받고 조 목사는 중산간 마을을 돌며 사람들을 설득했다. 이로 인해 3000명의 도민들이 목숨을 구하게 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당시 일제강점기의 잔재인 ‘예비검속(일제강점기에 범죄 방지 명목으로 죄를 저지를 개연성이 있는 사람을 사전 구금하는 것을 규정한 법률)’으로 누명을 쓰고 처형될 위기에 있는 200여 명의 사람들을 조 목사가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신원보증을 서서 구해냈다. 그로 인해 그는 ‘제주의 쉰들러’로 불렸다.
이후 예비검속에서 살아난 사람들 모두 복음을 듣고 세례를 받았다고 한다. 이들은 누구보다도 복음의 ‘속량, 대속’의 의미를 실제로 이해했을 듯싶다. 이때 목숨을 건진 200명 중 한 사람은 후에 자신의 생명의 담보가 되어주었던 조남수 목사의 뒤를 이어 모슬포교회에서 시무를 하기도 했다.
당시 모슬포교회는 4·3사건으로 피해 입은 양민들을 보살피는 일들을 많이 감당했다. ‘하나님 사랑, 이웃 사랑’이라는 기독교의 핵심 교리를 실천함으로 모슬포교회는 당시 지역주민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제주의 첫 순교자, 이도종 목사
이도종 목사는 제주 출신의 성도로는 첫 번째 목사이자, 순교의 첫 열매였다. 조봉호 선생과는 한동네에 살았고, 그의 전도로 이도종과 그의 가족들이 예수님을 믿게 되었다. 이후 그는 이기풍 선교사의 제자가 되기도 했다.
이 목사는 제주지역 구석구석을 순회하며 전도와 목회 활동을 맹렬히 펼쳤다. 당시 교통편이 없어 먼 곳에서 교회를 찾아오기 힘든 성도들을 위해 세운 교회들에 목회자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4·3 사건이 일어난 직후 삼엄한 분위기로 신변에 위험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주변의 만류를 뿌리치고 여느 때와 같이 순회 예배를 드리는 것을 마다하지 않았다.
1948년 6월 순회 예배를 드리기 위해 고산에서 대정으로 가던 중 숨어있던 무장대원들에게 끌려가게 되었다. 이 목사는 “나는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기독교 목사요”하고 자신에 대해 설명했는데 이에 무장대는 “자신들이 이길 수 있도록 하나님께 기도하면 살려주겠다”고 했다. 그러자 이 목사는 “나는 이쪽 편도, 저쪽 편도 아닌 하나님 편이오.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인정하지 않고, 무고한 사람들을 살해하는 당신들을 위해 기도할 수 없소!”라고 답하였고 무장대에 의해 심한 구타를 당한 뒤 생매장되어 58세에 순교했다.
세상천지의 어느 누가 죽음의 두려움 앞에 자유할 수 있을까? 하나님을 경외하고, 주의 몸 된 교회 사랑하기를 자기를 사랑하기보다 더하는 예수 생명이 아니고서는 불가능하다.
“자기의 생명을 사랑하는 자는 잃어버릴 것이요 이 세상에서 자기의 생명을 미워하는 자는 영생하도록 보전하리라”(요 12:25) [복음기도신문]
김성옥 선교사
참고문헌 :한국교회 첫 선교지 살리는 공동체 100년, 제주 성안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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