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 일상에서 만난 하나님(74)
저는 어릴 때부터 주님 일에 쓰임 받고 싶어 선교사 헌신을 결단했습니다. 하나님이 언제, 어디로 보내실지 기대하며 기다렸습니다. 그러다 전문인 선교를 꿈꾸는 형제를 만나 결혼해 열방으로 나갈 날을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제가 꿈꿔오던 선교사의 삶은 열리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아이를 낳게 되면서 끝나지 않을 것만 같은 육아의 시간이 펼쳐졌습니다.
주님께 더 달려가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아이가 그것을 가로막는 것만 같았습니다. 팍팍한 하루하루가 이어졌습니다. 그 무렵 신앙훈련을 받게 되었습니다.
지체들과 함께 복음을 나누고 기도하면서 저의 모습을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저는 선교사의 부르심을 하나의 직업으로 여기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말씀 앞에서 본 선교는 존재적 부르심이었습니다. 주부로서 복음으로 살아가는 삶은 땅 끝에 있는 선교사의 삶과 조금도 다르지 않은 것이었습니다.
6개월간의 훈련이 끝나고 주님은 셋째 아이를 주셨습니다. 열방으로 불러주시기를 눈이 빠지게 기다리던 제게 ‘보내는 선교사’라는 새 이름도 주셨습니다. 다시 훈련이 시작되었고 일상은 더 분주해졌습니다. 여섯 살, 네 살, 5개월 된 세 딸과 함께 모임을 향해 가는 길은 멀고도 험하지만 이제 부르신 이 자리에서 제게 복음이 전부가 되기까지 신실하게 일하실 주님이 기대됩니다.
주님 오시는 그 날까지 말씀을 듣는 자리와 열방을 위해 기도하는 자리가 내가 거할 곳이 되었습니다. 지금 부르신 이곳에서, 그리고 어디로 부르시든 그곳에서 다시 오실 주님을 기다릴 것입니다.
최다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