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정부는 12일(현지시간) 외국인 근로자의 후견인 제도(카팔라)를 사실상 폐지한다고 연합뉴스가 밝혔다.
카팔라는 카타르에서 장기간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가 거주 비자를 받기 위해 현지 고용주가 인적 보증을 서는 제도로, 이직·이사·출국 등까지 제한할 수 있어 국제 인권단체에서 ‘노예계약’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번에 개선된 법에 따르면 외국인 근로자가 휴가나 급한 일이 생겼을 때 고용주에게 알리기만 하면 출국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했다. 또 고용 계약 기간이 끝나면 고용주의 의사와 관계없이 통보 뒤 출국할 수도 있다.
고용주가 출국 요청을 거부하면 신설된 출국허가분쟁위원회에 중재 요청하면 된다. 이 위원회는 출국 여부를 사흘 안에 결정하는데 외국인 근로자가 범죄를 저지르거나 채무 기록이 없다면 고용주는 출국을 막을 수 없다.
고용 계약기간이 끝나면 전 고용인의 허가를 받지 않고도 직장을 옮길 수 있는 권리도 보장된다.
외국인 근로자의 여권을 강제로 빼앗아 보관하는 고용주는 여권 1개당 최고 2만5000리얄(약 803만원)의 벌금을 물어야 한다.
지난달 말 기준 카타르의 인구 264만명 중 외국인 근로자는 약 210만명이다.
카타르는 2022년 월드컵 축구를 개최하려고 대규모 토목·건축 공사를 진행하면서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빈국에서 온 외국인 근로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 법은 카타르 군주 셰이크 타밈 빈하마드 알타니가 서명함에 따라 이날부터 시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