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 일상에서 만난 하나님(34)
저는 욕쟁이 할머니였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모진 인생이 남겨놓은 흔적이 아니었을까요?
아들이 초등학교 다닐 때 남편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하나밖에 없는 아들을 혼자 키우면서 참 많은 일을 겪었습니다. 부동산도 해보고, 여러 가지 장사도 해봤습니다. 보증을 선 일이 잘못되어 몇 년간을 법정에서 싸워도 보고 재판에서 이겼지만 정작 재산을 하나도 못 찾기도 했습니다.
결혼한 아들도 기대했던 사업이 어려워지면서 온가족이 참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아휴~, 그때는 집 안이 전쟁터였습니다. 화분이 날아다니고 매일 아들네 이혼소리가 오가고….
그런데 어느날 아들이 한주동안 신앙 훈련을 받고 얼굴이 퉁퉁부어서 나타났습니다. 어디서 맞고 온줄 알고 누구랑 싸웠냐 물었는데 아들이 갑자기 저에게 성경 말씀이 믿어진다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하나님이 살아계시다면서 엄마가 예수님 믿는게 소원이라고 그러더라고요. 소원이라고….
죽으려고 했던 아들이 이렇게 돌아오니까 뭐가 있긴 있구나 싶어 저도 훈련과정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그때는 교회를 다니지도 않았는데도 말입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하나님은 그곳에서 저를 만나주셨습니다.
교회를 다닌적이 없어 훈련 장소로 사용되었던 교회가 내 교회구나 싶어 거리가 먼데도 일부러 거기까지 다녔습니다. 어찌나 예배가 사모 되던지… 저녁에 예배가 있는 날인데도 아침부터 머리감고 준비해서 몇 시간씩 교회 로비에서 기다리곤 했습니다. 어느날은 교회에 계신 분들이 왜 이렇게 빨리 왔느냐고 물었습니다. ‘나 늦게 오면 주님이 나 찾을까봐요.’ 저의 솔직한 고백이었어요.
그렇게 저는 예수님과 사랑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이 세상 모든 사람이 아니라고 해도 내 안에 계신 그 하나님은 이 세상 창조주요, 영원하신 분이십니다. 그 하나님이 나를 만나 주셨는데 이 얘기를 혼자 알고 있자니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만나는 사람마다 나를 만나주신 하나님을 전하기 시작했습니다. 신앙이 없을 때부터 오랫동안 살던 그 아파트에서, 모든 아파트 주민들이 내가 어떤 사람이었는지를 다 아는 그곳에서 복음을 전했습니다. 기억하시죠? 제가 욕쟁이 할머니었다는 사실을…
이전에는 깡패들도 피해다닐만큼 내 기준에 맞지 않으면 막말을 막 퍼부었습니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길 끝에서 제가 보이면 저쪽으로 돌아가곤 했습니다. 그랬던 제가 양로원이든, 어디든 다니면서 복음을 전하니까 사람들이 어디 잘못 빠져서 저런다고 이상하게 보기도 했습니다. 아무리그래도 그런 소리는 이제 제 귀에 안들립니다. 오직 하나님의 잃어버린 영혼을 향한 하나님의 마음만 들릴뿐입니다.
김현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