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 일상에서 만난 하나님(27)
어느날 전도에 관한 영상을 보았습니다. 그런데 그 영상을 보며 제 영혼이 쇠망치로 한대 얻어맞은 것 같았습니다.
선교사로 살아오면서 이제껏 많은 사람들에게 복음의 진리를 전해왔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내가 만난 하나님을 전하는 일에는 크게 적극적이지 않은 제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아니, 보다 정직하게 말하자면 용기가 없었습니다. 거리를 오가는 무수한 인파 중에 복음이 필요하지 않은 사람이 없다는 것을 몰라서가 아니었습니다. 단지 이상한 사람으로 비춰지는 것이 두렵고 싫었을 뿐이었습니다.
복음이 내게 이 정도의 의미였나? 사람들이 무서워서 입을 뗄 수 없을 만큼, 복음은 내게 그런 가치인가?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자 가만히 있을 수 없었습니다.
곧장 집 밖으로 뛰쳐나갔습니다. 주체할 수 없는 뜨거운 심정으로 나갔건만 누구도 내 말을 들어주지 않을 것 같아 금세 주눅이 들었습니다. 가만히 그렇게 한참을 서 있다가 어깨를 늘어뜨린 채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시간이 흐르고 다음세대를 선교사로 양육하는 교육부서에 발령을 받았습니다. 선교사로 헌신한 학생들과 생활하며 다시 구령의 열정이 타오르기 시작했습니다. 학생들과 버스터미널에서 전도를 시작했습니다.
전도하는 첫날. 터미널로 들어갔습니다. 용기를 내어 외쳤습니다.
“여러분, 성경이 말하는 복음에 대해서 알고 계십니까? 짧은 시간 듣게 되실 이 내용이 여러분의 영원한 운명을 바꿀 수 있습니다.”
제가 선포하는 진리가 다시 나에게 감격으로 돌아왔습니다. 죄로 인해 죽을 수밖에 없는 우리를 위해 하나뿐인 아들을 내어주셨다는 것이 얼마나 말도 안 되는 일이었는지. 복음 되신 주님을 욕하고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고통하고 있는 그들의 영혼이 가슴에 사무쳐 눈물이 흘러내렸습니다. 그렇게 주말마다 터미널에 나가 사랑하는 주님을 전했습니다.
문전박대는 예삿일이고 갖은 비난과 위협도 당해보고 욕도 원 없이 들어봤습니다. 하지만 멈출 수가 없었습니다. 주님과 저의 마음이 어느새 하나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복음을 대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주님과 함께 아파하고 주님과 함께 기뻐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더욱 믿게 되었습니다. 선교가 반드시 완성 된다는 것을요. 우리의 작은 순종을 통해 이 일을 이루실 주님을 찬양합니다.
김진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