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 일상에서 만난 하나님(25)
어린 나이였지만 주님의 부르심을 받아 선교사로 헌신했습니다. 주님이 나를 선교사로 부르셨다는 사실만으로도 너무 감사해서 참 믿음으로 하나님을 기쁘시게 해드리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허물어지지 않은 ‘나’라는 터 위에서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할 수 없었습니다. 주님은 십자가에서 저의 터를 모두 허무시고 오직 주님만 남게 되도록 인도하셨습니다. 은혜로 누리게 된 새 생명의 삶을 살게 되면서 후회나 아쉬움이 남지 않을 만큼 앞만 보고 달렸습니다.
그러던 중 갑작스런 아빠가 교통사고로 주님 품에 안겼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 앞에 서는 것이 매우 두려웠습니다. 감당할 수 없는 이별의 아픔과 극한 슬픔… 그것이 전부인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가장 깊은 고통의 자리에서 은혜의 선물을 준비해 두고 계셨습니다.
심령이 가난한 자는 천국을 얻을 것이라고 하신 말씀처럼 주님은 우리 가족 모두에게 천국을 주셨습니다. 애통한 우리의 마음에 하늘로부터 오는 위로를 주셨습니다. 보이지 않는 하나님 나라를 볼 수 있는 마음의 눈을 열어주셨습니다. 우리에게 가장 좋은 것을 주기 원하시는 선하신 하나님의 은혜가 풍족하여 넘치고도 넘쳤습니다.
얼마 후 엄마에게 한 통의 편지를 받았습니다. 엄마는 제가 선교사로 헌신한 후 10년 동안 주님을 완전히 떠나 계셨습니다.
“사랑하는 나의 딸. 네가 선교사의 길을 걷겠다고 얘기했을 때 난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어.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내 딸이 그 험난한 길을 걷겠다니. 내가 너무나 사랑하는 딸이기에 쉽게 허락할 수가 없었단다. 하나님은 독생자까지 주셨는데 말이야. 그래도 같은 하늘 아래서 같이 숨 쉬고 있다는 것만으로 감사하자는 마음으로 엄만 널 보내놓고 한동안 바보같이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
아빠를 보내며 많은 선교사님들이 오셔서 천국환송예배를 드릴 때 엄만 하나님께 얼마나 죄송했는지 몰라. 미안해. 그리고 고마워. 너의 기도가 있었기에 다시복음 앞에 설 수 있었어. 이제는 두 번 다시 주님 손 놓지 않을게. 아빠를 생각하면 가슴이 저리지만 이제는 아빠 대신 기도할 수 있을 것 같아. 사랑하는 나의 딸, 가장 낮은 자리에서 십자가 사랑을 전하는 자가 되어주렴. 사랑한다.”
그토록 바라고 꿈꾸던 일, 열방도 어느 날 갑자기 이렇게 돌아오게 되리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아멘 주 예수여 어서 오시옵소서!
김지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