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 일상에서 만난 하나님(18)
축구 감독이었던 남편은 참 건강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런 남편이 신장암 진단을 받았습니다. 하나님이 남편에게 믿음을 가질 수 있도록 기회를 주셨다고 생각했습니다. 콩팥 제거 후 남편은 주님을 알아가기 시작했습니다. 주님은 7년 동안 남편을 만나주셨습니다. 그리고 남편은 주님 품에 안겼습니다.
남편은 투병 중에도 아이들을 가르쳤습니다. 선교사가 되겠다고 어릴 때부터 헌신한 아이들이었습니다. 남편과 함께 운동장을 뛰어다니는 아이들을 바라보면서 남편은 축구감독으로, 저는 주방에서 아이들에게 밥을 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 했습니다.
남편이 떠난 후 어느 날 주님이 제게 이런 질문을 하셨습니다.
‘평생을 밥하고 설거지만 해도 괜찮겠어?’
‘그럼요. 주님이 부르시면 어떤 것도 할 수 있어요.’
그렇게 저도 남편이 가르쳤던 아이들과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아이들을 바라보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집에서는 마냥 철부지인데 어떻게 선교사로 결단하고 여기까지 왔는지. 신기하기만 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이 아이들이 특별해서 선택받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도둑질, 음란, 거짓말…. 여느 아이들과 다를 바 없이 하나님 앞에 합당하지 못한 모습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이 특별한 것이 아니라 특별한 주님의 아이들이었구나.’ 작은 죄도 그냥 넘어가지 않고 하나님 수준으로 빚어 가시는 손길이 보였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함께 아파하고 돌이키는 모습이 너무 아름다웠습니다.
이따금 집에 다녀올 때마다 직장을 다니며 홀로 있는 아들을 볼 때면 안쓰러운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그러나 그때마다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면 이 모든 것을 더하시리라”는 말씀을 붙들고 부르심의 자리로 나오면 주님이 평강으로 위로해주십니다.
나이 50에 주님을 만나고 이제 60이 지나 주님의 부르신 길에 서 있습니다. 잘 먹고 잘 살다가 편안하게 죽는 것이 행복한 인생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됐습니다. 주님을 알 수 있는 특별한 은혜가 제게 주어진 것입니다. 부르신 자리에서 마음 다해 더욱 주님을 사랑하고 순종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