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9호 | 청년선교
청년 선교사들의 생생한 좌충우돌 믿음의 순종기를 담은 [청년 선교] 코너가 시작된다. 기독교인 청년을 찾아보기 어려운 지금, 복음과 운명을 같이한 20대 청년 선교사들이 선교 현장 곳곳에서 매주 치열한 믿음의 싸움을 벌이고 있는 현장으로 안내한다. <편집자>
선교지에 나가기 앞서 1년 동안 국내 훈련기간을 가지면서 학원에서 영어 선생님으로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게 됐다. 초등학교 2학년부터 6학년 아이들을 맡아서 가르치게 됐다. 다양한 아이들을 만났다. 공부하기 싫다고 징징대는 아이, 졸리다고 자버리는 아이. 그러나 밉고 화가 나기보다 아이들과 함께하면서 영혼을 사랑하는 마음을 주님이 더 많이 부어 주셨다.
영어를 잘 알려주는 선생님보다 아이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들어주는 선생님이 되고 싶었다. 이야기를 들어줄 때면 신나서 끝도 없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는 아이들을 보게 됐다. 이런 아이들을 위해 매일 아침마다 200명 가까이 되는 아이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부르면서 기도하시는 원장님의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정말 많은 도전과 배우는 시간을 갖고 있다.
나는 지금 외국인 교환 학생들을 섬기는 교회에 출석하고 있다. 아프리카, 몽골, 인도, 중국 등 많은 나라에서 온 학생들과 같이 예배를 드리고 밥을 먹는다. 이들은 너무나도 좋은 친구들이다. 부족한 영어로, 때로는 다 이해하지 못해서 고개만 끄덕이면서 웃고 있을 때도 많지만, 다른 나라에서 공부하면서 생활하고 있는 그들에게 좋은 친구가 되어주고 싶다. 이 친구들의 고향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내가 선교사로 가게 될 나라에 대해 기도하는 마음도 가지게 된다.
외국인 축구팀에서도 주님께서 많은 은혜를 허락하고 계신다. 그곳에는 기독교인이 거의 없다. 그 속에서 나는 선교사로 있다. 그래서 계속 조금이라도 친해지면 교회로 가자고 초청하고 있다. 거절 당하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고 포기하거나 두려워하지 않고 복음을 전하는 일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선교사가 되도록 기도한다.
지난 한 달을 보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이전까지는 항상 누군가가 내게 답을 제시하고, 방향을 제시해 주었다. 그러나 성인이 되고 나서 모든 선택과 결정에 누군가의 개입이 사라졌다. 이 말은 나의 모든 선택에 대한 책임은 나 스스로가 져야 한다는 뜻이다.
이 사실을 마주하고 나니, 어떤 사소한 결정을 하는 것도 예전처럼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선택하지 않고 많이 생각하게 되고 망설이게 됐다. 돈을 사용하는 것도, 말을 하는 것도, 행동하는 것도, 10번은 되돌아보고 생각해 보았던 것 같다. 단순히 성인이 되어서 자유분방하고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생각보다 내게 그만큼의 큰 자유가 허락된 만큼, 큰 책임을 져야 한다는 생각으로 살았다.
그러면서 실수하면 어떡하지, 너무나 힘들면 어떡하지, 어떠한 시작도 하지 못한 채, 계속 누군가의 도움을 원하고 있고, 안전한 곳을 찾고 바라고 있는 나의 모습을 보게 됐다. 책임을 회피하려고만 하는 나의 모습을 직면하게 됐다.
언젠가 누군가가 내게 해줬던 말이 있다. “언제 부딪쳐 보겠니?” 지금까지 정해진 울타리에서, 제시해 주는 방향을 따라 살았다면, 이제 내가 배우고 확신한 진리에 거하여서 무섭고 두려워도 나와 함께 하시는 예수님 믿고 무작정 부딪쳐 보고 깨지면 깨질 수 있는 시간을 이 청년의 때가 아니면 언제 해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번 한 달을 보내면서 나에게 그 시간들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이르게 됐다.
두렵기도 하다. 20살이라는 시점에 서 있는 나의 출발점이 느리게만 느껴질 때도 많다. 그러나 출발은 더디더라도 도착하기만 하면 되니까, 느려도 걱정하지 않으려 한다. 무엇보다 이 출발 속에서 주님이 나와 함께 하신다는 확신이 있다. 주님이 나를 떠나지 않을 것을 나는 안다. 그러니 두려워도 전진할 것이다.
내게 진정한 꿈과 진정한 멋은 예수님을 따라가는 것이다. 무섭고 두려워도 세상 속에서 복음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복음을 위해 생명 다 바치는 한 사람으로 살아가는 것. 그것이 내가 지금까지 보고 자라온 진정한 꿈이고, 멋이라고 생각한다.
나무가 뽑힐 것처럼 흔들려도 나뭇잎만 흔들리고 뿌리는 흔들리지 않는 것처럼, 바람이 불 때, 무서워도 피하지 않고 20대에 날려 보내야 할 나뭇잎들을 날려 보내고 더 예수께 단단히 뿌리를 박아 더 멋있는 나뭇잎을 피우는 청년 선교사가 되겠다. [복음기도신문]
김승리 선교사(헤브론원형학교 용감한정예병 파송본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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