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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소영 칼럼] 식구

“하비, 제가 혼자 밥을 먹어보니까 밥을 혼자서 먹는 건 진짜 슬픈 거 같아요. 하비, 식구가 왜 식구인줄 아세요? 한자로 먹을 식(食), 입 구(口)잖아요. 집에서 같이 밥을 먹는다는 뜻이에요. 근데 하비는 혼자 밥을 드시잖아요. 하비, 저녁 드시다가 심심하면 저한테 전화하셔도 돼요.”

어젯밤 이슬이가 할아버지와 통화한 내용이다.

얼마 전, 가족들이 없을 때 혼자서 밥을 몇 번 차려 먹더니 할아버지 생각이 났나보다. 어제 저녁엔 유난히 밥이 맛있다고 하더니 그래서 더욱 할아버지 생각이 났나보다. 엄마랑 함께 만든 닭볶음탕을 할아버지께도 드리면 좋겠다고 했다. 싹싹 비운 식탁을 바라보는 이슬이의 눈망울이 할아버지로 가득해 보였다.

어려서부터 눈물 많고, 정이 많은 이슬이를 아버지는 퍽이나 예뻐하셨다. 수화기너머로 허허허 흘러나오는 아버지의 웃음소리엔 여전한 손녀 사랑이 묻어있었다.

식구(食口)… 같이 둘러앉아 밥 먹는 가족의 일상적인 모습이 보기 드문 풍경인 요즘, 이슬이 덕분에 식구라는 이름을 찬찬히 생각해 보게 된다.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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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소영 | 방송작가로 오랫동안 활동하다 2013년부터 서산에 위치한 꿈의학교 교사로 재직했다. 현재는 학교와 교회를 중심으로 가정예배와 성경적 성교육 강의를 하고 있다. 결혼한 이후 25년간 가족과 함께 드려온 가정예배 이야기를 담은 ‘153가정예배’를 최근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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