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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정하 칼럼] 인도 집권당 지역 대표와 함께한 난민 사역

현재 인도는 BJP라는 힌두 강성 집권당이 압도적인 지지로 정권을 이어가는 중입니다. 그리고 이로 인해 기독교 박해도 아주 심해지는 상황입니다. 현지인 전도자들이 너무나 많이 옥에 갇히거나 얻어맞고 있으며, 선교사님들도 아주 많이 추방되고 있습니다. 한국 교회의 인도 선교 역사 40년 중 가장 위험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한편 인도 북동부, 미얀마 접경의 ‘마니푸르’주에서는 부족간의 내전이 1년 가까이 계속되는 중인데, 기독교 부족인 ‘쿠키’와 힌두교 부족인 ‘메이떼이’가 영토 분쟁으로 인해 엄청난 피를 흘려 가며 피로 피를 덮어가는 중입니다. 서로 상대편의 마을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살인, 강간, 방화, 약탈을 계속하는 와중에 양측에 수백 개씩의 마을이 불에 타 버리는 사건이 연일 계속되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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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교회도, 힌두교 신전들도 각각 상대 종족에 의해 파괴되고 말았지요. 힌두교 메이떼이족의 수가 상대적으로 더 많고 정부의 지원을 받는 부분도 있습니다. 하지만 쿠키족 역시 복음화 되기 전에는 사납기로 유명한 전투종족이었고, 지금도 부족 별로 군대를 갖춘 무서운 이들이기에 양 측에 수 만명 씩 난민이 발생하고 말았습니다.

이는 부끄러운 쌍방 폭력 사태일 뿐, ‘힌두교에 의한 일방적인 기독교 박해’는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및 외국(특히 캐나다)의 교회들이 억대의 재정을 쿠키족들에게만 보내주었습니다. 이로 인해 쿠키족은 더욱 강력한 무장을 갖추는 중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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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 유리의 총알자국은 작은데, 뒷창은 박살이 났습니다. 사진: 원정하

저는 작년 가을, ‘복음기도신문’의 특파원으로서 현장 취재를 통해 관련된 보도를 한국 기독 언론에 나눈 바 있습니다.( 그리고 한국 교회의 헌금을 모아, 힌두교도들에게 공격당한 쿠키족들의 난민 캠프는 물론, 기독교인들에게 공격받은 메이떼이족들의 난민캠프도 방문하여 구휼 및 전도사역을 진행했습니다. [마니푸르 내전 지역 르포(1)]

이번에는 한국에서 온 별무리 고등학교의 ‘임하원’학생(고1)과 함께 다시 한번 마니푸르를 찾았습니다. 임하원 학생은 7년간 인도에서 선교 사역을 감당하시고 철수하셨던 임성경&이수현 선교사님의 장남으로, 방학 동안 농사 아르바이트를 통해 모은 재정으로 인도 땅에 돌아온 것입니다. 아직 내전이 끝나지 않은 지역에 미성년자를 데려가는 것이 과연 괜찮을까 싶기도 했지만, 본인 및 부모님의 열화와 같은 동의를 얻어 이번 여정에 동행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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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저는 몇 달 전, 별무리 고등학교 채플에서 인도 선교를 나눌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학생들은 축제 수익사업으로 번 재정을 저에게 보내주었습니다. 저는 그 재정을 중심으로, 이번 난민캠프 방문 일정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예전에는 난민 캠프에 굶주리는 이들이 많아 곡식을 주로 가져다주었고, 두 번째 방문할 때는 정부에서 그래도 식량만은 제대로 공급해 주고 있다고 해서 방한용품으로 담요를 열심히 나누었습니다. 이제는 겨울도 지나가는 중이고 늘 똑같은 메뉴(쌀과 콩국)에 질려 버렸을 이들을 위로하기 위해 전통 잔치 음식(생선 커리 정식) 및 아이들을 위한 초콜릿을 챙겨 갔습니다.

총 한화 106만 5천 원(6만 6018루피)이 들었는데, 그 중 61만 80원은 별무리 고등학교 축제의 수익사업이었으며, 10만 원은 별무리학교 ‘유찬’ 학생이 보낸 재정이었습니다. 게다가 직접 섬기러 임하원 학생까지 함께했으니, 이번 난민 사역의 가장 큰 역할은 충북 금산의 별무리 학교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현장에는 마니푸르 주 정부 BJP 정당의 가장 높은 분 두 분이 와 계셨습니다.(President & Vice Presid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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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줄 왼쪽부터 김유나 선교사, 샤르다데비 마니푸르 BJP대표, 차오 선교사, 원정하 선교사. 원선교사에게 가려진 분은 국민의회당 소속 주정부 장관, 우측 상단은 마니푸르 BJP 부의장이자 전 주의회 의원 조나단 타오 씨. 사진: 원정하.

인도에서는 주마다 각각 자기들의 민족과 언어가 있고, 독립된 나라였던 역사도 갖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한국의 도나 미국의 주와는 비교도 안 되는 독립적인 정서와 소속감을 갖고 있지요. 그런데 저희 사역 현장에 주의 집권당이자 인도 전체의 집권당이며 기독교를 가장 극심하게 반대하는 정당의 대표가, 완전 무장한 경호 인력들을 대동하고 오신 것입니다.

그것도 내전으로 기독교인들이 떼로 죽어가는(물론 쿠키족도 힌두교인들을 많이 죽이고 있지만) 이 마니푸르주에서, 기독교인들의 폭력으로 난민이 된 이들의 캠프에 말입니다.

그런데 이 마니푸르 주의 BJP 정당에는 특이한 점이 있습니다. 정당 이념이 힌두 근본주의이긴 하지만, 주 인구의 절반 가량이 기독교인이다 보니 No 2(Vice President)를 크리스천으로 세우는 게 당연시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심지어 중앙 정부에서 정당 지도자들이 찾아왔을 때 일부러 공개적으로 소고기를 구워 먹습니다.(힌두교에서 소는 신입니다.) 우리는 BJP 정당이지만, 기독교와 우리 문화를 버리지 않겠다고 했을 정도입니다.

그 마니푸르 주 BJP 현 부의장이 바로 차오 선교사님의 형, 조나단 씨입니다. 한때 주 의회 의원도 역임하셨던 정치가이시자, BJP 안에서 기독교인들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분이고, 또 동생 차오 선교사와 제수씨 김유나 선교사, 그리고 저를 도와 여러 난민 캠프에서의 사역을 함께 해 주시는 분이십니다.

그런데 오늘은 (당연히 힌두교인인) 의장님까지 모시고 오셨던 것입니다. ‘샤르다 데비’라는 여성분이셨는데, 관록이 참 대단한 분이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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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분들은 저희의 사역을 격려해 주시고, 또 (저희가 잔치를 배푸는) 이 기회에 난민들을 만나 고충을 듣고 현장을 둘러보기 위해 오셨던 것입니다. 그리고 BJP의 경쟁 정당인 ‘국민의회’ 당 소속 주 정부 장관분도 함께 오셨습니다. 사진 속 붉은 상의에 검정조끼를 입고 있는 분입니다.

그분들은 함께 급식봉사에 참여 하고, 또 인사를 나누면서, 저희에게 ‘성경이나 만화 전도책자를 나누셔도 좋다.’라고 공개적으로 말씀을 남겨 주셨습니다. 그래서 ‘땅에 쓰신 글씨’의 인도 대표인 ‘차오’ 선교사님께서 직접, 첫 만화 전도 책자를 마니푸르주 BJP 정당 대표에게 전달하는 것으로 저희 행사는 시작될 수 있었습니다. 심지어 저도, 목사로서 그분들에게 하나님의 위로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좌중의 모든 정치가, 난민, 경호원, 군인, 보좌관, 공무원들에게 김종두 작가님의 ‘좋은소식’ 메이떼이(마니푸르어) 버전을 한 권 한 권 나누어 드릴 수 있었습니다. 이는 정말 놀라운 하나님 나라의 기적이요, 인도 문서 사역에서 잊을 수 없는 장면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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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특별한 순서로, 이번 난민 식사의 가장 큰 도너인 ‘별무리 학교’에 대해 감사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집권당 대표, 부대표, 그리고 주 정부 장관께서 각자 따로 마이크를 잡고, 너무나 큰 기쁨으로, 한국의 고등학생들이 우리를 위해 재정을 모아 오늘의 식사를 대접해 주었다는 사실을 공개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별무리학교의 대표로서 주 정부 각료 및 각기 다른 두 경쟁 정당의 지도자들과 함께 상석에 앉아있던 임하원 군을 일으켜 소개해 주셨습니다. 우레와 같은 박수가 터져 나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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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들은 무엇보다 한국(마니푸르는 한류가 아주 강한 지역입니다.)의 기독 청소년들도 그들의 비극을 기억해 주었다는 것에 크게 감동했습니다. 난민들은 비록 걸인과 같은 상태였지만, 바로 몇 달 전까지 중산층이셨던 분들답게 영어도 잘하고, 세련된 예절 및 최대한 단정한 옷차림, 그리고 한류에 대한 깊은 조예를 갖춘 분이 적지 않았습니다. 그들을 위로하고 돌아오는 길 내내, 기쁨과 함께, 넘쳐나던 긴장의 풀림으로 인한 피로가 몰려오더군요. 어찌되었든 호랑이 굴 중 호랑이 굴에서 최악의 박해 정당 리더들과 몇 시간을 보내고 온 것이니까요.

힌두교 폭도들에 의해 난민이 된 성도들을 위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독교인들의 폭력에 의해 희생된 난민들을 돕고 기도하는 것이 훨씬 시급하다는 생각입니다. 이 속죄의 길에서, 감히 생각도 못 했던 국가의 지도자들을 만나고, 별무리학교의 이름으로 설 수 있었음에 감사를 드립니다.

그래도 내일은 반대로 마니푸르주의 기독교인 고아원을 방문합니다. 주일 대예배에서 말씀을 전하고, 또 위로 식사(잔치)의 시간도 갖고자 합니다. 원래는 고아원이지만, 요즈음에는 내전으로 인해 힌두교 폭도들에게 집을 잃은 기독교인 난민들(쿠키족)도 함께 거주하는 곳이지요. 이 사역을 마치면, 빈민식사 및 내전 지역 사역을 위한 재정은 딱 바닥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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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며칠 이 지역에 더 머물 계획인데, 만약 재정이 더 들어온다면 더 많은 고아원과 난민 캠프를 방문할 생각입니다. 아직도 곳곳에 전쟁의 상흔이 있는 이 땅에서,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 한 후 뭄바이로 귀임하겠습니다. 특히 기독교인들의 폭력에 의해 난민이 된 이들을 위해 기도 부탁드립니다.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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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정하 | 기독교 대한감리회 소속 목사. 인도 선교사. 블로그 [원정하 목사 이야기]를 통해 복음의 진리를 전하며 열방을 섬기는 다양한 현장을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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