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를 웃게 하는 사람이 있어요. 성품도, 미소도 소년처럼 맑은 사람인데요. 그분을 만나면 자꾸 웃게 돼요. 그래서일까요. 늘 만나기 전부터 기대가 된답니다. 최근에도 그분을 만났는데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셨어요.
“글쎄 지난 주일 오후, 교회 근처 공원에 어떤 아저씨가 개를 산책시키러 나왔는데 개가 신이 나서 잔디밭에 코를 막 비벼대더라고요. 그 모습을 한참 바라보는데 산책시키러 나온 개 주인이 무척 흐뭇하겠다 싶었어요.
그러면서 문득 ‘하나님도 우리가 행복한 걸 기뻐하시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나님은 자녀인 우리가 고생하는 것보다 즐겁고 행복하게 사는 걸 원하시겠죠?
자, 이제 집에 가서 제가 드리는 숙제를 한번 해보세요. 일단 많이 주무시는 거예요. 자고 나면 금방 좋아질 거예요.
잠을 자려고 하는데 해야 할 일들이(?) 막 떠오를 수도 있어요. 그럴 땐 이 방법을 써보세요. 혹시 ‘아몰랑’이라고 아세요? 생각나는 일, 해야 할 일, 그거 딴 사람에게 맡기고 ‘아, 몰랑’하고 그냥 누워서 자는 거예요.”
“아하하하”
그날도 여지없이 저에게 웃음을 주셨어요. 이분이 누구냐면요. 제가 단골로 찾아가는 이비인후과 선생님이에요. 진료실에 들어가면 먼저 건강 상태를 살펴주시고, 늘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시는데, 그 태도가 오랜 친구를 대하듯 친근하고 따뜻해요. 어려운 의학용어도 안 쓰고, 딱딱하거나 의무적인 이야기를 하신 적이 없어요.
불현듯 ‘위로’라는 단어가 떠올라서 찾아보니 위로의 사전적 의미는 따뜻한 말과 행동으로 괴로움을 덜어 주거나 슬픔을 달래 주는 거래요. 그분은 어떻게 제 마음을 아셨던 걸까요. 위로의 뜻을 찾아 읽다가 하마터면 울 뻔했어요. 위로는 거창하거나 고상한 말에 있지 않다는 걸 그분을 뵐 때마다 느끼고, 배우는 것 같아요.
이번에 내려주신 처방도 기대 이상이었어요. 그래서 말인데요. 요즘 고단하신 분들은 한번 시도해 보면 어떨지, 고단백 수액보다 ‘아몰랑’ 처방! 정말 효과가 컸거든요! [복음기도신문]
지소영 | 방송작가로 오랫동안 활동하다 2013년부터 서산에 위치한 꿈의학교 교사로 재직했다. 현재는 학교와 교회를 중심으로 가정예배와 성경적 성교육 강의를 하고 있다. 결혼한 이후 25년간 가족과 함께 드려온 가정예배 이야기를 담은 ‘153가정예배’를 최근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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