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먼 기독교(54)
토크쇼의 여왕이며, 방송 재벌이기도 한 오프라 윈프리는 불우한 성장 과정을 극복하고 이 시대의 아이콘으로[1] 자리 잡은 입지전적 인물이다. 기독교 신앙으로 모든 어려움을 극복한 것으로 알려진 덕분에 교회 설교에서도 종종 인용되는 윈프리의 영성은 지금 과연 어떠할까?
오프라 윈프리는 현재 영지주의에 심취해서 반(反)기독교 캠페인에 앞장서고 있다. 그녀는 수많은 TV 방송을 통해 자신의 신앙을 대중에게 보여주었는데, 최근에는 자신이 정통 기독교 신앙과는 아무 상관이 없음을 솔직하게 드러냈다. 윈프리는 하나님은 믿는 게 아니라 느끼는 것이며, 깨닫는 것이라 말한다. 이것은 뉴에이지가 말하는 것과 동일한데, 한 마디로, 소승불교식[2] 참선을 통해 신을 만난다는 것이다. 깨달음을 통해 각자 하나님을 만날 수 있기에 하나님에게로 가는 방법은 많이 있다고 그녀는 말한다. 예수가 이 세상에 오신 것도 깨달음을 통해 온 인류가 하나님께로 올 수 있음을 알려 주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예수 자신이 깨달음의 샘플이기 때문에 모든 사람이 깨닫기만 하면 또 다른 예수가 될 수 있다고 윈프리는 주장한다.
그녀의 이러한 주장은 세계교회협의회(WCC)의 입장과 유사하며, 특히 자유주의 기독교의 대부(代父)인 슐라이어마허의 가르침과 동일하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구속자는 성도들을 자신의 신의식의 능력으로 끌어들인다. 이것이 구속자의 구속 활동이다.” 이것은 예수를 인간이 된 하나님으로 보지 않고, 하나님이 된 인간으로 보는 변질된 신앙이다.
윈프리는 당연히 천국과 지옥도 믿지 않고, 인간이 하나님의 형상대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인간의 형상대로 만들어진 것이라 말한다. 이것은 모두 에카트 톨리라는 그녀의 영적 멘토에게 배운 것이며, 윈프리는 그와 함께 집단 최면을 정기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인간이 신에게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신이 인간에게서 비롯된 것이라는 사고는 전형적인 뉴에이지 사상이며 영지주의 신앙이다. 도올 김용옥 역시 신이라는 것이 완전한 ‘존재’가 아닌 사람들의 의식에 나타나는 절대적 ‘의존 관계’일 뿐이라고 그의 책 『절차탁마대기만성』에서 주장한 바가 있는데, 오프라 윈프리의 신앙이 바로 이와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여기서, 세상에서 최고의 찬사와 부러움을 얻은 유명인으로서 오프라 윈프리처럼 하나님을 무시하고 심지어 대적한 인물로서 존 레논을 빼놓을 수 없다. 그룹이 해체된 지 4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수많은 팬을 가지고 있는 비틀즈의[3] 리더였던 존 레논은 자신의 선집(選集) ‘Skywriting by Word of Mouth’에서 이렇게 말한 바가 있다.
내게는 유일하고 진실한 크리스천들이란 자기 지식을 믿는, 즉 내면의 그리스도를 추구하며 스스로 그리스도가 되었던 영지주의자들이라고 여겨진다.
참으로 놀랍지 않은가! ‘자기 지식을 믿음’, ‘내면의 그리스도를 추구함’, ‘스스로 그리스도가 됨’ 같은 요소들은 오프라 윈프리가 주장하는 바와 완전히 일치하고 있는데, 이것이야말로 영지주의의 핵심 가르침인 것이다. 일레인 페이젤이 밝힌 영지주의의 구원관을 보라.
영지주의 교인들은 고통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할 길은, 우주 안에 있는 인간의 자리(place)와 운명에 관한 진리를 깨닫는 것이라는 확신에 도달했다. 그 유일한 대답은 자신안에서 찾아져야 하는 것으로 확신하면서, 영지주의 교인들은 강렬하게 개인적인 내면에의 여행을 한다.[4]
기독교가 한창 왕성하던 시절, 영국에서 태어난 존 레논은 안타깝게도 거짓 기독교인 영지주의를 참 기독교라고 믿었던 것이다. 당시 하늘을 찌를 듯한 인기에 취해 있던 존 레논은 “지금 우리의 인기는 최고다. 장차 기독교가 먼저 사라질지 아니면 우리가 먼저 사라질지 나는 모르겠다”라고 거침없이 말하기도 했다. 수많은 팬들에 둘러싸여 오만한 모습으로 기독교를 대하던 존 레논은 아이러니하게도 40세가 되던 해, 어떤 광적인 팬에 의해 권총으로 살해당하고 말았다.
[1] icon, 특정한 사상이나 생활 방식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우상, 즉 아이돌(idol)과 비슷하게 쓰이고 있다.
[2] 소승불교는 자아의 깨달음을 강조하고, 대승불교는 중생과 함께 수행하여 그들을 구제하는 것을 강조한다.
[3] 존 레논, 폴 매카트니, 조지 해리슨, 링고 스타 4인으로 구성된 영국의 전설적인 록 밴드다. “Imagine”, “Let It Be”, “Yesterday” 등의 히트곡을 남겼고,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으로 타임지에 의해 선정됐다.
[4] 일레인 페이젤, 『성서 밖의 예수』, 정신세계사, 223쪽
[복음기도신문]
*이 칼럼은 필자의 저서 <눈먼 기독교>에서 저자의 허락을 받아 발췌, 게재합니다.
박태양 목사 | 중앙대 졸. LG애드에서 5년 근무. 총신신대원(목회학), 풀러신대원(선교학 석사) 졸업. 충현교회 전도사, 사랑의교회 부목사, 개명교회 담임목사로 총 18년간 목회를 했다. 현재는 (사)복음과도시 사무총장으로서 소속 단체인 TGC코리아 대표와 공동체성경읽기 교회연합회 대표로 겸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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