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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GC 칼럼] 게으름뱅이의 여덟 가지 특징

사진: Sayo Garcia on unsplash

지난 몇 년 동안 정기적으로 읽은 잠언은 당장 적용할 수 있는 큰 유익을 주는 습관으로 내게 자리 잡았다. 잠언을 통해서 나는 게으름뱅이를 만났다. 게으름뱅이에 관해서 잠언이 말하는 바를 곰곰이 생각하다 보면 내 마음이 고스란히 드러날 뿐 아니라, 게으름 피우고 싶은 내 속의 성향까지 깨닫게 된다.

게으른 사람아, 개미에게 가서,
그들이 사는 것을 살펴보고 지혜를 얻어라(잠 6:6).

성령님은 종종 이런 실질적인 통찰을 사용해서 내게 은혜를 베푸시는데, 무엇보다도 그리스도를 위해서 내게 주어진 시간을 잘 사용해야 한다는 결심을 새롭게 하게 하신다. 다음 여덟 가지는 게으름뱅이의 특징이다. 내 속에 숨은 게으름을 인식하고 회개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경고: 진짜 게으름뱅이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나쁘다.)

1. 게으름뱅이는 시작을 안 한다.

게으름뱅이는 무엇보다 시작하는 것을 어려워한다. 다른 사람이 시켜야 간신히 시작하고(잠 6:9), 말만 많을 뿐 결과는 신통치 않다(잠 14:23). 훌륭한 계획 어쩌고저쩌고 떠들지만, 실행에 옮기는 것을 힘들어한다. 

쾌락과 오락에 정신이 팔려서 그럴 수도 있다. 또는 단지 더럽고 힘든 일을 하기 싫어서 그럴 수도 있다. 어떤 경우이든 게으름뱅이는 아예 일을 시작조차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런 사람에게서 제대로 된 성취를 기대하기란 힘들다. 

2. 게으름뱅이는 끝을 맺지 못한다.

우여곡절 끝에 시작한다고 해도 게으름뱅이는 여전히 게으름뱅이다. 게으름뱅이에게 있는 또 하나의 특징은 도무지 일을 마치지 못한다는 것이다(잠 12:2719:2426:15). 비록 첫발을 떼었다고 하더라도, 어려움과 저항에 부딪히면 순식간에 모든 동기가 사라진다. 게으름뱅이는 다시 아무것도 하지 않는 평소 상태로 후퇴한다. 

책상 위에서 점점 쌓여가는 반쯤 읽은 책더미, 완성을 기다리는 각종 프로젝트, 친구나 가족에게 한 이행되지 않은 여러 약속, 마무리 짓지 못한 글쓰기, 그리고 2018년 1월 이후로 간 적 없는 헬스클럽 회원권 등을 바라보고 있는 게으름뱅이를 한번 상상해보라. 

3. 게으름뱅이는 결코 힘든 일과 부딪히려고 하지 않는다. 

게으름뱅이는 힘든 일을 거부한다. 게으름을 감추려고, “바깥에 사자가 있다. 거리에 나가면 찢겨 죽는다”(잠 22:13) 같은 비겁한 변명을 늘어놓으면서 피난처로 숨어들어 간다. 어려운 결정 또 잠재적으로 힘든 대화에 직면하는 경우, 우유부단한 상태에 빠진 게으름뱅이는 현실에서 도피하기 위해서라도 오락으로 눈을 돌린다. 게으름뱅이에게는 넷플릭스 같은 게 아편의 역할을 한다. 

4. 게으름뱅이는 초조하고 안달복달한다.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서 인간은 만들고 성취하고 또 창조하도록 만들어졌다. 따라서 게으름뱅이는 창조주 하나님께서 애초에 설계한 방식과 반대로 사는 존재이다. 게으름뱅이가 끊임없이 안절부절하고 항상 근심에 가득 차 있는 건 그래서이다. 때때로 더 큰 생산성과 성취를 갈망하곤 하지만, 실행을 꺼리기 때문에 성취 없는 갈망 상태에 계속 머물 뿐이다(잠 13:4). 결국 충족되지 않은 욕망은 게으름뱅이의 삶에서 언젠가는 심각한 파괴를 초래할 수밖에 없다(잠 21:25-26).

5. 게으름뱅이는 쉬지 않고 문제를 일으킨다.

게으름뱅이의 삶은 항상 괴로움에 쌓여있다(잠 15:19). 제시간에 일을 마치지 못하다 보니 끊임없이 서두르기 마련이고, 주변 사람들 때문에 시간을 뺏긴다는 식으로 자주 짜증을 낸다.

게으름뱅이는 재정의 어려움을 겪거나(잠 12:1119:1520:421:524:33-34), 가정에서 끊임없이 문제를 일으키곤 한다. 시간을 관리하고, 산만함을 피하고, 또 열심히 일할 능력이 없기에 직장을 구한다 해도 오래 유지하기 힘들다. 청구서 지불과 차량 관리 같은 단순한 책임도 무시하기에 굳이 치를 필요 없는 불필요한 마찰을 일으키기도 한다. 

영적 성장을 갈구하는 게으름뱅이도 있을 수 있겠지만, 규칙적인 성경 읽기, 기도, 신학 및 경건 서적 연구, 교회 헌신, 그리고 일관된 복음 속의 관계 유지와 같은 훈련은 게으른 이가 감당하기에는 너무도 벅찬 일이다. 

6. 게으름뱅이는 타인에게 성가신 존재이다. 

게으름뱅이는 열심히 일해서 기술을 발전시킬 마음이 없으므로 다른 사람에게 줄 것이 거의 없다. 그는 주변 사람들에게 성가신 존재일 뿐이다. “게으른 사람은 부리는 사람에게, 이에 초 같고, 눈에 연기 같다”(잠 10:26).

생산력은 떨어지고, 집중하지 않고, 주변보다 오로지 자신만 생각하는 게으름뱅이는 고용주를 미치게 만든다. 그래서 근면과 극기가 필요한 직장에서는 결코 오래 살아남지 못한다. 결국 게으름뱅이는 도둑이나 약탈자와 하나 다를 바 없다(잠 18:9).

7. 게으름뱅이는 자신을 속인다.

게으름뱅이의 목적은 단 하나, 자신을 섬기고 최대한 한가한 상태를 오래 유지하려는 욕구이다. 따라서 그를 침대 밖으로 밀어내는 것은 (또는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손에서 떼게 하는 것은) 여간해서 가능하지 않다. 게으름뱅이의 자기기만이 드러나는 사례는 외부의 건전한 비판에 눈을 감은, 현실적 근거가 거의 없는 거창한 사업 제안을 떠벌리는 경우이다.

게으름뱅이는 성실하게 일하는 습관을 통해 느리지만 꾸준히 부를 축적하는 데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따라서 그의 마음을 지배하는 것은 오로지 빨리 돈을 벌겠다는 비현실적인 꿈이다(잠 21:5). 입은 살아서 얼핏 듣기에 그럴듯한 영적 변명을 늘어놓는 게으름뱅이를 만나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다. 성경이 휴식의 필요성을 강조한다는 둥, 구원이 행위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둥, “균형 잡힌 삶”이 필요하다는 둥, 성경이 부의 위험을 가르치고 있다는 둥. 

어떤 경우든 게으름뱅이는 자신이 가장 똑똑하다는 확신에 찬 채 사람들과 대화한다 “게으른 사람은 재치 있게 대답하는 사람 일곱보다 자기가 더 지혜롭다고 생각한다”(잠 26:16).

8. 게으름뱅이는 결코 이끄는 사람이 될 수 없다.

아쉽게도, 게으름에 찌든 게으름뱅이는 다른 사람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다. 결코 제대로 된 리더가 되지 못한다. 다른 어떤 자질 보다도 리더십에는 근면, 희생, 지속 능력, 고통 감수, 인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게으름뱅이는 이런 리더의 특성을 멸시한다. 그러므로 게으름뱅이는 언제나 누군가의 지휘를 받으면서 일할 수밖에 없다. “부지런한 사람의 손은 남을 다스리지만, 게으른 사람은 남의 부림을 받는다”(잠 12:24).

게으름뱅이에게도 좋은 소식이 있다.

게으름에 빠지는 것은 하나님이 인간에게 주신 계획과 그리스도인으로서 받은 소명에 역행하는 것이다. 문제는 아무리 굳은 결심을 해도 인간의 힘으로는 게으름의 수렁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우리에게는 하나님의 은혜가 필요하고 무엇보다 복음이 밝히 보여주는 그리스도를 만나야 한다. 

공로와 아무 상관 없이 거저 받는 구원이라는 복음은 이 짧은 지상 생활에서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 살아야 한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가르쳐준다. 거기에 더해서 타인뿐 아니라 나 자신의 유익을 위해서도 부지런히 일하도록 동기를 부여한다. 열정을 주시는 그리스도의 영은 우리가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기술을 연마하도록 독려한다. 그래서 내가 우리의 왕과 다른 사람에게 유용한 존재가 되고, 용감하게 어려운 일에 맞서서 완수하며, 게으름이라는 장애물을 피하도록 강권하신다. [복음기도신문]

원제: 8 Marks of a Sluggard

데렉 브라운 (Derek J. Brown) | Creekside Bible Church( Cupertino, California)의 협동 목사이며, The Cornerstone Seminary(Vallejo, California)의 학장이다.  

이 칼럼은 개혁주의적 신학과 복음중심적 신앙을 전파하기 위해 2005년 미국에서 설립된 The Gospel Coalition(복음연합)의 컨텐츠로, 본지와 협약에 따라 게재되고 있습니다. www.tgckore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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