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내려놓음이란 단어가 제게 자주 떠오릅니다.
한국 교계의 베스트셀러 ‘내려놓음’(이용규)에서 많은 이들은 저자의 내려놓음이 피땀의 노력의 결과인 하버드 박사 학위로 이뤄놓은 탄탄한 앞 길을 내려놓았다는 것으로 생각하는 분이 많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 책에서 말하는 진짜 내려놓음이란? “하나님이 기뻐하는 삶을 살아가겠노라 결단하며 가장 낮은 곳으로 향하는 작가의 시선”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우리의 시선과 마음이 ‘지금 내가 이 시대에 내려갈 수 있는 가장 낮은 곳은 어딜까?’ 바라볼 수 있는 마음이 있다면 우리는 복된 삶을 살고 있다 생각이 듭니다.
동물에게는 없는 병이 인간에 있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정신병입니다. 정신 관련 질환이 신경증 정신증이라는 분류 아래 사회가 발전할수록 더욱 복잡하게 분류되며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저도 상담심리를 공부하며 드는 생각이 정신 질환은 빈곤이나 가난으로 인한 병이 아닌 소유와 욕심으로 인한 병이 아닐까 하는 것입니다. 우리 안에 숨겨진 끊임없는 소유에 대한 굶주림이 욕심이 되어 우리 마음을 할퀴고 결국 정신 질환의 늪으로 빠뜨리는 것 같습니다.
제가 10년째 거리와 좁은방에서 만나는 분들은 소유와 욕심과는 좀 거리가 있는 분들입니다. 그래서인지 좁은방에 합동 사역을 나오는 교회 성도님들께서 사역 후 많이 하는 말씀은 다음과 같습니다. “제가 이들보다 더 많이 가지고 있고 누리고 있지만 오늘 좁은방에서 만난 분들을 통해 저보다 얼굴이 더 밝고 훨씬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며 큰 충격과 은혜를 동시에 받았습니다.”
우리는 때를 잘 알아야 합니다. 내려놓을 때가 있고, 가질 때가 있습니다. 죽을 때가 있고 살아날 때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때는 오직 하나님의 손 안에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내가 그 때를 만드는 것이 아닌 하나님의 때에 내가 들어가는 것입니다. 다르게 말하면 그 때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요즘은 일상을 정리하며 과거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거리 사역도 하며 새롭게 세워진 대표진, 살림공동체 형제들과 시간을 들여 삶을 나누고 있습니다. 나눔을 통해 프레이포유의 정체성을 더 확실히 깨닫고 있습니다. 프레이포유는 내 모든 것을 비울때 하나님의 일하심으로 채워가는 사역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해외로 나가기 위해 조금씩 비워져가는 집을 보면서도 공간적인 자유함을 누리고 있습니다. 저는 프레이포유를 통해 지난 10년간 비우고 내려놓고 다시 채우는 과정을 끊임없이 반복했습니다.
하나님의 일하심으로 채워진 제 마음에 다시금 하나님이 일하실 수 있도록 내려놓고 비우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하나님의 일하심이 과거의 역사가 되지 않고 현재의 기적이 되기 위해 과거를 비우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피땀 흘려 얻은 영화는 천국에 들어가는데 도움이 되질 않습니다.
오늘 다시 내려놓음. 그것이 필요합니다. [복음기도신문]
손은식 목사 | 2013년 말부터 서울 시내의 노숙자와 홀로 사는 어르신을 돕고 기도하는 프레이포유 사역으로 이 땅을 섬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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