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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욱 칼럼] 파나마 전체를 살릴 수 있는 복음의 불씨가 일어나다

사진: 복음가득한교회 제공

당대 세계복음화의 발자욱(63)

파나마 5일차 – 교회에 새로 붙은 불씨

5일차는 주일이다. 평소보다 사람들이 많이 오기는 했지만 기대 이하였다. 실제 80~90여 명 참여한다고 하는 주일예배에는 50명 정도 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만 적게 왔는지 모르겠으나 그 정도였다. 오전 예배 때 장 목사님이 말씀을 전했다. 이날 새로 참여하시는 분들이 많기도 했고 설교 부탁을 두 시간 정도로 했기 때문에, 장 목사님이 쉬지 않고 두 시간을 전달했다. 이들 중에는 분명히 은혜받은 사람들이 있고, 제자의 가능성이 있는 분들도 있다. 하지만 어느 교회나 그렇듯이 무덤덤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안타까운 노릇이다. 심지어는 매일 참여하면서 우리를 섬기는 분들은 정작 말씀을 전할 때 거의 듣지 않는다. 주일 예배를 드려보니 프리시아노 목사님이 그동안 어떻게 목회하셨는지를 조금은 알 듯 했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지만 그동안 이 복음을 펼쳐내는 데는 역부족이었을 뿐 아니라, 본인도 그 복음이 희미했다는 것이 여실히 드러났다. 주일 오전 예배를 드리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이곳에 있는 성도들과만 집회를 하도록 하신 데는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래서 주어진 시간에 끝까지 인도를 받아야 했다.

오후에는 오랜만에 운동했다. 파나마에 와서는 거의 교회에만 있었다. 집회도 여기서 하고, 숙소도 여기라서 다른 데 갈 이유도 필요도 없었다. 이 구역은 걸어서 5분이면 거의 끝이다. 상점 몇 군데, 식당 몇 군데 대형 슈퍼가 전부다. 거의 움직이지 않고 교회 안에만 머물다 보니 몸이 많이 지쳐가는 것 같았다. 그런 상황에서 운동을 하고 나니 한결 나았다.

이후 저녁 집회를 했다. 이날 저녁은 사실상 제자들의 모임이라고 생각했다. 제자일 가능성이 있는 분들을 따로 모아서 말씀을 전달하는 것이 보통인데, 대부분이 이 교회 성도들이라서 프리시아노 목사님이 모임을 인도하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주일 저녁이고 비가 오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오시는 분들 대부분이 관심이 있는 분일 것이다. 그래서 먼저 홍광의 선교사가 그동안 있었던 사역을 한 시간 정도 보고했다. 하나님께서 어떻게 행하셨는지 정확하고 간략하게 전달했다. 그리고 내가 30~40분 말씀을 전했다. 사실상 마지막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아직도 이분들은 잘 모르고 있다. 정말로 예수가 그리스도라는 복음이 그들에게 계시가 되었다면 적어도 지금까지, 그리고 이 집회에도 이럴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안타까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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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복음가득한교회 제공

‘깨닫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다. 복음을 알아들은 사람이 한 명도 없다. 알아들었다면 그렇게 행동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목숨 걸고 왔다. 드릴 수 있는 최대한의 시간과 물질과 헌신을 하고 목숨 걸고 여기까지 왔다. 할 수만 있으면 최대한 절약해서 다른 제자들을 돕는다. 다른 통로가 있었고 활동을 할 수 있음에도 이 교회에 대한 하나님의 계획이 있다고 믿고 이 교회에만 집중했다. 여러분은 어떤 마음으로 이 자리에 앉아 있는가? 이번이 마지막 기회다. 정말 알아듣는 사람들이 없으면 우리는 과감히 신발에 먼지를 털어버리고 갈 것이다. 그러면 언제 다시 돌아올지 모른다’ 얼굴에 웃음기 하나 없이 무겁게 전달하고 내려왔다.

그냥 적당히 은혜를 끼치고 내용을 전달하면 그들은 은혜를 받겠지만, 정확한 자신에 대한 진단과 이 복음의 가치와 이 집회의 가치를 모른 채로 끝날 것이었다. 그러면 이후에 프리시아노 목사님과 사모님은 이전에 했었던 것처럼, 조금 발버둥 치다가 말 것이다. 우리가 오기 며칠 전까지도 우리에게 거의 피드백을 주지 않았던 것처럼, 또 그렇게 될 것이다. 그러면 파나마의 사역은 그렇게 마무리되는 것이다. 언제 다시 불꽃이 일어날지는 모른다. 그런 간절함으로 전달했다.

끝나고 나서 프리시아노 목사님이 나오셔서 거의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마무리하셨다. 그런데 갑자기 중직자 한 분이 말씀하기 시작하셨다. ‘저들이 발에 먼지를 털어버리고 가게 내버려 두면 안 된다. 그렇게 하면 안 된다.’ 한 분이 일어나서 말을 하자 여기저기서 웅성거리기 시작하면서 목사님을 붙들고 얘기했다. 어떤 분들은 사모님을 붙들고 얘기하기 시작하고, 급기야는 나를 찾아와서 말하기 시작했다. ‘정말 이 복음을 우리가 받았으니, 이 복음을 전하는 것에 진실로 헌신하고 싶다. 그러니 제발 신발에 먼지를 털어버리는 일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중직자들이 이렇게 들고 일어나니 목사님 내외의 표정도 바뀌기 시작했다. 본인들이 처음 복음을 받고 교회에 돌아와서 복음을 전했을 때 반대했던 분들이 이제는 완전히 바뀌어서 이 복음을 붙잡고 전해야 한다고 하니 목사님 내외도 적지 않게 충격을 받은 모양이었다. 내 나름대로 속으로 판단하기를 이 교회에 불씨가 새로 붙은 것 같았다. 이 불씨가 제발 이 교회를 덮고 파나마를 덮기를 기도한다.

이 교회 소속이 아닌 우리에게 처음 발견되었던 루이스 까를로스도 아내까지 데리고 와서 제대로 은혜를 받았다. 오히려 까를로스가 제대로 준비된 제자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제 남은 사역은 다음 날 하루 뿐이다. 파나마 전체를 살리는 불씨가 크게 일어나기를 바랬다. 이날에도 귀중한 응답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린다. 오직 예수는 그리스도! 오직 당대 세계 복음화!

파나마 6일차 – 이 복음을 가지고 파나마를 살리겠다

6일차 오전에는 장 목사님이 말씀을 전했다. 5일 동안 오전 집회 전체를 인도했다. 30여 명이 참여했는데, 매번 새로운 사람들이 왔다. 이날 특히나 은혜를 받으신 분은 사모님이었다. 오전 집회를 참여하면서 제일 앞에서 계속 눈물을 흘렸다. 하나님께서 은혜를 더하신 것 같았다.

저녁에는 내가 말씀을 전했다. 21강이나 33강 자료도 준비해서 나누었다. 한 시간 반 동안, 다시 한번 성경의 복음과 성경의 전도, 성경의 끝인 당대 세계 복음화를 전달했다. 전날 저녁에 완전 충격을 받고, 이 교회에서 반드시 이 복음과 전도를 해야 한다고 하셨던 그 중직자들이 거의 다 참여했다. 마지막 집회이기도 했고 더 알고 싶은 것도 있어서였는지 모두 초집중하면서 말씀을 들었다.

끝나고 나서 갑자기 프리시아노 목사님 부부가 나오셔서 공개적으로 우리는 이 복음으로 함께 할 것이고, 우리 교회도 마찬가지라고 말씀했다. 파나마 지도를 보여주면서 정말 이 나라 전체, 모든 주에서 제자를 찾을 것이라며 같이 기도하자고 제안했다. 다같이 뜨겁게 기도한 후 집회를 마쳤는데, 사모님을 비롯한 몇 명은 앞에서 계속 찬양하셨다. 그리고 몇 명은 찾아와서 고맙다고 인사했다. 간단히 손 인사만 하신 분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꼭 안아주시면서 몇 마디를 했다. 남자 중직자분들은 대부분 악수를 하면서 꼭 이 복음을 가지고 파나마 살리겠다고 했다. 감사한 일이었다. 교회가 바뀐 것이다.

지난번 1차 사역 때 찾았던 루이스 까를로스는 정말 귀한 사람이다. 이날도 휴가를 내고 온종일 집회에 참여할 뿐 아니라, 여자 분들이 숙소에 오가는 차량도 섬겼다. 어떤 다른 요구도 하지 않았다. 자신에게는 정말 마음 아픈 말씀이 있었는데, 그것이 신발의 먼지를 털어버리고 다른 곳으로 가겠다는 바로 그 성경 구절이었다고 한다. 절대로 파나마에는 그런 일이 있으면 안 된다고 하면서 간절한 마음으로 말씀을 받았다. 그리고 이날 집회에서도 잠시 앞으로 나와서 우리를 위해 기도하고 싶다고 하면서 마이크를 잡고 기도했다. 이때 파나마 성도들도 다같이 일어나서 우리를 위해 기도해주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참 순수한 전도자고 제자다. 이런 사람이 파나마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감사하다. 프리시아노 목사님께서 루이스 까를로스와 의논하면서 인도받을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한 가지 특이한 일은 어떤 연세 있는 여자 중직자가 우리를 따로 부르셨다. 정말로 우리를 위해 후원하고 싶다고 하셨고 거절했지만, 이날 또 찾아오셔서 반드시 후원해야 한다면서 봉투를 주고 갔다. 그 안에는 편지와 300불 가량이 들어있었다. 넉넉해 보이지 않은 차림이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남편은 알코올 중독이며, 자녀는 마약 중독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기도해달라고도 했다. 이런 어려운 상황 가운데 있는 분이, 과부의 두 렙돈 같은 물질을 내신 것이었다. 받지 않으려 하다가 이 또한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것이라 믿고 받았다. 쿠바팀을 후원하고 나서 재정이 거의 바닥이었는데, 귀중한 예물을 주신 것이다.

이렇게 해서 공식적인 사역을 마무리했다. 분명히 지난 파나마 사역과 그 후에 엘살바도르 사역을 통해 프리시아노 목사님께서 은혜를 받으신 것은 사실이다. 그리스도라는 단어가 나오는 모든 상황마다 예수가 그리스도라고 굳이 표현하시며, 이것 밖에 없음을 말씀하셨던 분이다. 그리고나서 교회에 와보니 중직자들의 반대 때문이었는지는 몰라도 원래 상태로 돌아가신 것 같았다. ‘개척 1주년 기념 집회’ 영상 하나만 봐도 신비주의 냄새가 자욱했다. 그리고 이번 우리 사역을 두고도 거의 준비도 하지 않으셨다. 실상은 개교회 집회였다. 연결해 준 라디오 방송은 전화 한 통이면 쉽게 연결되는 그런 곳이었다. 그러니 그동안 그렇게 여러 번 우리가 보낸 메시지에도 답이 없었고, 진행 상황도 묵묵부답이었음을 알 수 있다. 엔리케 벨무데스 목사님이나 레닌 목사님 조차도 프리시아노 목사님이 너무 중심이 약하다고 표현했다. 그래서 파나마에 들어올 때 아예 제자가 없다고 생각하고 모든 것을 진행하려고 했으나, 막상 와서 보고, 기도해보고 진행되는 상황을 보면서 이 교회를 향한 하나님의 계획이 있음을 보면서, 꼼짝도 하지 않고 심지어 교회에서 잠을 자면서 이 교회를 사역한 것이었다. 그러면서 목사님 부부도 다시 한번 회복되었고 성도들, 특히나 중직자들이 거꾸로 들고 일어난 것이었다. 그것도 거의 역전승 같은 분위기로 말이다. 어떻게 지속되고, 어떻게 새로운 문이 열릴지는 모르나, 하나님께서 준비하신 귀한 응답은 받은 것 같다. 감사할 뿐이다. 오직 예수는 그리스도! 오직 당대 세계 복음화!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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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욱 목사 | 복음가득한교회 담임. 군 복무 중 폭발사고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이후, 하나님의 은혜를 깨닫고 구령의 열정에 사로잡혀 ‘예수는 그리스도’라는 성경말씀을 중심으로 전도하며 교회를 개척, 지금은 열방에서 주님의 제자를 찾고 있다. 현재 100여국에서 제자를 찾아 주님의 일꾼으로 거듭나게 한 은혜를 누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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