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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은식 칼럼] 먼 곳에서 오는 이유는?

사진: 프레이포유 제공

비가 내리는 현충일 아침입니다. 공휴일이지만 저희는 상관없이 사역지로 향합니다. 그러고보니 갑자기 프레이포유 주제가가 생각이 납니다.

비가 오나 눈이오나 덥거나 춥거나 상관없이 사역지로 향하는 저희 모습을 너무 잘 표현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만 더불어 드는 조바심은 날씨가 좋지 않아 거리에 계시던 분들이 그곳에 계실까 하는 걱정이 앞섭니다.

종각역에 도착해 준비한 간식에 김밥을 담고 함께 모여 간단한 나눔과 시작 기도를 드린 후 사역을 시작하였습니다. 종각역에 오신 분들께 한 분 한 분 간식을 드리며 간단한 대화를 나눴는데 정말 많은 지역에서 오신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 중 한 아버님은 군포에서 오셨다고 하시기에 제가 멀리서 오셨는데 힘들지 않으시냐고 여쭤보니 아버님은 집에 있는 것이 더 힘들다고 하시며 본인의 얘기를 시작하셨습니다. 아버님은 지금 아들과 둘이 지내고 계시다고 했는데 사모님은 오래전에 돌아가시고 첫째 아들도 우울증을 앓다가 몇년 전에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고 하고 같이 살고 있는 둘째도 같은 병을 앓고 있어 일도 안하고 집에만 머물러 있다고 하시며 긴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생활비는 어떻게 충당하시냐고 여쭤보니 아버님 연금과 노령연금으로 생활하고 계신다고 하였습니다. 아버님께 “많이 힘드시겠어요.” 하고 말씀드리니 아버님께서는 “그래도 어쩌겠어요. 내 새낀데…” 하고 다시 한 번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그런 아버님의 모습을 보니 하나님의 마음도 죄 많은 우리를 보시며 ‘그래도 어쩌겠어. 사랑스런 내 새낀데…’ 하시진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고나서 제가 아버님의 손을 잡고 아버님과 아버님의 아들을 위해 기도해 드렸습니다. 기도가 끝나고 고개를 드니 아버님께서는 눈물을 훔치시며 기도를 받고나니 눈물이 난다고 하시며 정말 고맙다고 하셨습니다. 그런 아버님의 모습을 보니 아버님이 어디다 말도 못하고 맘고생이 참 많으셨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속으로 다시 한 번 하나님께서 아버님을 지켜주시기를 기도드렸습니다.

종각역 사역을 마치고 우정총국 공원을 거쳐 현대 원서공원에 도착하니 항상 만나뵙던 아버님 외에 처음보는 아버님이 한 분 계셨습니다. 처음 볼 때는 나이가 꽤 많아 보였는데 대화를 나누다보니 저와 동갑인 걸 알게 되었습니다.

원래 고향이 여수인 형제님은 열 네살에 혼자 서울로 올라와 갖은 고생을 다 했지만 배움이 많지 않아 제대로 된 직장도 구하지 못하고 젊은 시절부터 거리 생활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형제님께 다시 사회로 복귀하고 싶은 마음이 없는지를 물어보니 형제님이 잠시 고민을 하다가 자신은 술 때문에 직장 생활이 어렵다고 하시며 지금 지내는 것도 전혀 불편하지 않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술을 마시면 어떤 문제가 있냐고 물어보니 형제님은 한번 술을 입에 대면 끊지 못하고 계속 마셔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술을 마시지 않은 듯 하여 물어보니 거의 한 달 정도 참고 있다고 하며 참을 수 있을때까지 참아보려고 한다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지금 참고 있는 계기가 혹시 있었냐고 물어보니 얼마전 가슴에 통증이 심해 ‘다시서기종합지원센터’를 통해 병원 진료를 받아보니 폐에 염증이 생겼다는 진단을 받았다고 하였습니다.

그 형제님과 대화를 나누며 머리를 스치는 몇 명의 얼굴들이 떠올랐습니다. 그분들이 지금 어디서 무얼 하며 계시는지 궁금해집니다. 오늘 제 머릿속에 떠오른 분들을 하나님은 다 알고 계시니 그 분들이 하루 빨리 술의 유혹에서 벗어나 다시 하나님의 품으로 돌아오기를 바라며 그렇게 이루어 주시길 기도 드립니다. <류연우> [복음기도신문]

*이 칼럼은 손은식 목사와 프레이포유 사역을 섬기는 사역자들의 사역일기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손은식 목사 | 2013년 말부터 서울 시내의 노숙자와 홀로 사는 어르신을 돕고 기도하는 프레이포유 사역으로 이 땅을 섬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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