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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철 칼럼] “선교사들은 도움보다 먼저 헌금에 대하여 가르쳐 주십시오”

▲ 분송 목사. 사진: 오영철 선교사 제공

“선교사의 역할은 현지인들이 못하거나 하기 어려운 것을 해야 합니다.”

풀러 신학교 박기호 교수의 주장이다. 이것은 선교사가 현지에서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를 잘 보여준다. 선교사들은 장기적으로 현지에 필요한 것을 해야 한다. 현지인들이 잘 못하는데 한국 선교사가 잘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오늘은 그런 질문에 대한 적절한 답과 같은 이야기를 들었다. 그것은 헌금에 관한 것이다.

“선교사들은 도움만 주지 말고 헌금에 대하여 처음부터 가르쳐 주십시오.”

분송 목사가 대화 중에 한 이야기이다. 헌금을 가르쳐 달라고 하였다. 그의 이야기는 마치 선교대학원의 저명한 선교학 교수가 한 것 같았다. 구체적인 사례를 부탁하였다. 그의 의도가 궁금하였기 때문이다.

“과거에 미국교회는 병원과 진료소를 세우고 의료진을 보냈습니다.”
“직원 월급, 약품, 기구를 도와주었는데, 이것은 습관이 되어 버렸습니다.”
“미국교회가 도울 수 없으니 결국 문을 닫았습니다.”

매사리앙의 병원과 티메끄라 진료소가 미국교회의 도움으로 운영되다가 도움이 중단되어 문을 닫은 경우를 말했다.

“도와주는 것이 일정 기간 동안 필요합니다. 그렇지만 그것이 습관이 되면 우리는 약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다시 한 번 강조한다.

“우리 자신이 먼저 헌신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우리들에게 어떻게 헌신하고 헌금해야 할지 가르쳐 주세요.”

그는 20여 년 전 한국 교회를 방문하고 한국교회의 헌신과 헌금에 대해 배웠다고 한다. 한국 교회는 헌신과 헌금에 대하여 세계적으로 알려져 있다. 너무 많아서 문제일 때도 있다. 십일조, 건축, 장학, 선교와 같은 목적헌금에서 매우 다양한 감사헌금이 있다. 교회 건축 헌금을 할 때에는 분에 넘치는 헌금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중직자들의 헌신은 눈물겨울 정도이다. 그런 헌신이 있었기에 한국교회가 성장했고 선교사도 많이 파송 할 수 있었다. 한국 선교사들은 대부분 그것을 보았다. 더 나아가서 그런 헌신이 있었기에 선교사로 나왔다. 이런 큰 헌신을 한국 선교사처럼 본 경우는 거의 없을 것이다. 정말 현지 교회에 우리가 경험한 헌신과 헌금을 잘 가르칠 준비가 되어 있다.

한국 교회는 초기부터 헌신한 교회였다. 가난한 시절에 돈이 없으면 날 연보를 하였다. 날 연보란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것을 위해 드리는 시간이다. 1904년 의주 교인들이 부흥회에서 524일을 드렸다고 한다. 1910년 1년 동안 날 연보한 날이 10만 일이 넘었다고 한다. 1912년 가난한 한국교회들이 선교헌금을 하여 더 부강한 중국에 선교사를 파송하였다. 1955년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국가 중에 하나였던 한국교회는 한국보다 잘 사는 태국에 선교사를 파송하였다. 이런 헌금과 헌신은 교단에 관계없이 강조되고 이어졌다. 하나님의 큰 은혜이고 선배 신앙인들의 자랑스러운 모습이다.

분송 목사의 다음 이야기가 정신을 번쩍 들게 한다.

“그런데 선교사들은 그런 헌신과 헌금을 가르치지 않고 너무 많이 도와줍니다.”

헌신을 강조하는 한국교회에서 파송된 선교사들이 현지에서는 헌금을 가르치지 않는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가 보는 두 가지 대조적인 그림은 우리가 자신 있게 아니라고 할 수 있을까?

분송 목사의 헌신의 강조에 대하여 대부분의 선교사들은 동의할 것이다. 그런데 그 동의가 선교지에서 어떻게 적용될 것인지를 잘 모르겠다. 분송 목사에게 비춰진 선교사들의 현상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 여러 선교사들이 교회 건축할 곳을 찾고 있습니다.”

그가 얼마나 많은 선교사들과 단체를 알겠는가? 얼마 안되는 선교사들이지만 헌신을 가르치는 경우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헌신을 하지 않도록 조장하는 것이다.

박기호 교수는 한국교회 선교의 가장 큰 실책 중 하나는 네비우스 정책을 현장에서 실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현지 교회가 스스로 헌신하지 않고 선교사 의존적인 교회가 되었다는 것이다. 가만히 보면 박기호 교수와 분송 목사의 관점은 공통분모가 있다. 하나님과 교회에 대한 헌신이다.

박기호 교수와 분송 목사의 학력이나 경험은 비교할 바가 안된다. 한 사람은 세계적인 선교 대학원의 교수이고 한 사람은 오지 산골 교회의 무명의 목회자이다. 그렇지만 이런 동일한 관점은 우연한 일이 아니다. 하나님께서 다양한 하나님의 교회를 세우시고 사용하시는 중요한 공통점이 있음을 의미한다. 그것은 헌신이다. 헌신은 학력이나 경제 능력이나 사회적 상황에 관계없이 다 가능하고 요구된다. 극심한 가난 중에도 헌신하였던 한국 교회였기에 선교하는 교회가 되었다. 그 헌신을 누구보다도 잘 가르치고 나눌 수 있는 선교사가 한국 선교사들이다.

코로나가 한국교회의 선교자원을 약화시키고 있다. 참 안타까운 현상이다. 다른 한편으로 이런 상황이 현지 교회로 하여금 한국 교회를 의지하지 않고 하나님을 의지하는 기회가 되기를 소망한다. 그들 안에 하나님이 예비하신 자원들을 보고 먼저 헌신하는 것이다. 가난했던 한국교회가 초기부터 실천한 헌신의 모습이다. 선교 역사는 예기치 않은 사건을 통해서 더욱 확장되곤 한다. 코로나로 인한 어려움이 선교지 교회에서 구체적인 헌신으로 드러난다면 희망으로 끝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반전을 기대할 수 있는 선교이기에 여전히 소망가운데 걸어간다. 도움만 주지 말고 헌금에 대하여 가르쳐 달라는 분송 목사의 부탁은 선교가 여전히 소망스러움을 보여준다. [복음기도신문]

오영철 선교사 | 1995년 GMS 선교사로 태국에 파송된 뒤, 현지 신학교에서 학생과 목회자를위한 교수사역을 감당하고 있다. 이곳에서 소수부족인 카렌족교회가 주민족인 타이족을 위한 선교적 교회를 세우는데 관심을 갖고 이들을 섬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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