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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야에서 외치다] 전도하기 어려운 날

자녀, 성도들과 함께 노방전도를 하는 모습. 사진: 필자 제공

전도자를 위한 칼럼(2)

코로나 4단계 격상으로 인해 목사로서 어떤 결정을 지어야 할지 몰라 어려울 때가 정말 많습니다. 정직하게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를 때가 거의 대부분 입니다. 코로나 같이 처음 겪는 문제 앞에서 모두가 어려워하고 있을 때 목사로서 주님의 명확한 뜻을 말해줄 수 있다면 너무 좋겠지만… 그러지 못하는 제 모습을 보며 늘 죄송하고 부끄러울 따름입니다.

오늘도 전도를 나가면서까지 참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꼭 전도 해야 하나? 이런 코로나 시국에? 사람들은 뭐라고 생각할까? 주님은 과연 이 일을 기뻐하실까? 아이들은 꼭 이런 전도의 자리를 감당해야 하는가? 대전 시민으로서 합당한 행동인가? 하나님의 백성다움이란 무엇일까?…” 수만 가지 질문들이 머리 속을 스쳐 지나갔지만 하나도 대답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전도를 나가기 전 주님께 이렇게 기도했습니다.

“예수님. 지금 전도 나가는 게 과연 옳은 일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너무 어렵습니다… 만약 전도 나가는 일이 주님 뜻이 아니라면 명확히 알려주시고 막아주십시오. 또한 주님이 기뻐하시는 일이라면 분명한 증거와 하늘의 기쁨을 우리에게 허락해 주십시오. 주님, 이 전도의 자리가 자기를 부인하는 일이며, 나의 영광과 기쁨을 위한 일이 아님을 알기에 오늘도 이 자리를 감당할 뿐입니다. 우리가 이 일에 절대로 쓰임 받을 수 없던 자임을 알기에 주님께 받은 은혜 때문에 이 자리를 감당할 뿐입니다. 단지 그것 뿐입니다. 예수님, 이 자리를 피해야 한다면 꼭 알려 주십시오. 오직 주님만 영광 받으시는 통로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정말 힘없는 기도였습니다. 확신이 없으니 힘이 날 턱이 없었겠지요. 너무 많이 두렵고 떨렸습니다. (지난주에 경찰 덕분에 그랬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허락된 분들과 함께 밖으로 나갔습니다.

오늘은 전도사님께서 기타를 치면서 찬양을 감당하셨습니다. 전부터 저에게도 동일한 마음이 부어져서 찬양하며 전도를 감당했습니다.

아들 하민이는 찬양하는 전도사님 곁을 떠나지 못하고 계속 주위를 맴돌다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전도사님이 찬양하니깐 하민이가 너무 신나요! 너무 힘이나요!” 다른 아이들도, 저희도 전도사님의 찬양을 통해 덩달아 기쁨이 차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오늘은 하민이의 활약이 컸던 시간이었습니다. 물론 다른 아이들도 너무 큰 활약을 해주었습니다.

전도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전도자들의 모임 SNS를 열어 보니 매체 메인 사진에 저희 아이들 사진이 실려 있었습니다! (세상에나…)

‘1세기 그리스도인의 하루 이야기’라는 책이 있습니다. 작고 짧은 책이고, 지금의 코로나 시대보다 험난했던 1세기에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어떤 삶이어야 하는지 너무 잘 기록돼 있어서 큰 은혜와 감동을 주는 책입니다. 그 책 말미에 역자의 글에 다음과 같은 기록이 제게 큰 감동이 되었습니다.

“내가 택한 하루는 우리가 사는 도시에서 거의 한 주 동안이나 급속히 번진 끔찍한 화재 사건 바로 다음 날 이었다. 일상의 하루는 평온할 수도 있고 위태로울 수도 있다. 화재가 끼친 무시무시한 결과에도 불구하고 이로 인해 내가 진술할 날이 여느 날과 전혀 다른 날이 되는 것은 아니었다. 오늘의 평범한 하루는 곧 영원으로 통하는 비범한 날이다. 우리는 그 날을 살며 무심한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타협도 하고 실패도 하고 개혁도 하고 혁명도 하고 영원과도 소통한다. 일상이 바로 정직한 간증이다.”

코로나의 시국에도 이 말은 동일합니다. 코로나로 전세계가 들썩이지만, 오늘의 평범한 하루는 거의 그대로이지 않습니까? 일상을 주님을 위해 살아가는 모든 분들이 우리의 작은 믿음의 결단을 통해 위로 받기를 소망합니다.

혹시, 우리의 결단이 누군가에게 어려움 된다면 그저 죄송할 따름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결단이 결코 우리의 만족이나 기쁨, 보상을 위한 이유로 택한 것이 아님을 꼭 기억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더욱 섬세한 믿음을 주님이 허락해주시기를 기도하며… [복음기도신문]

Lim Chi woon
생애 처음으로 갖게 된
전도용 마이크를 부착하고
교회문을 나서는 필자.

임치운 목사 | 반석중앙감리교회 담임. 모태신앙으로 태어나 교회 문화권을 한번도 이탈해본 적이 없이 성장하며 목사가 되었지만, 죄인된 인간 본성의 실존앞에서 불행한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그러다 십자가 복음을 깨닫고 죄인도 참여할 수 있는 은혜의 복음을 전하는 전도를 매주 가족들과 교인들과 함께 감당하고 있다. 현재 교회에서 유아와 초등부를 대상으로 보배담긴질그릇학교, 건짐받은나무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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