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선교사들의 생생한 좌충우돌 믿음의 순종기를 담은 [청년 선교]. 기독교인 청년을 찾아보기 어려운 지금, 복음과 운명을 같이한 20대 청년 선교사들이 선교 현장 곳곳에서 매주 치열한 믿음의 싸움을 벌이고 있는 현장을 소개한다. <편집자>
할렐루야, 예수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요 사랑하는 하늘 가족 여러분, 한 달 동안 주 안에서 평강하셨는지요?
이번 달은 사역으로 꽤 바쁘게 보냈는데요. 삶과 사역 속에서 주와 동행함으로 걸음 할 수 있다는 것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은혜인 것 같습니다. 비록 육체가 약하여 피로와 기침이 떨어지지 않는 증세는 있지만 날마다 영혼을 새롭게 하시는 이로 말미암아 행복합니다!
요셉의 창고 공사
10월 2~3일, 복음학교와 와이낫 캠프 그리고 다음세대복음학교 등 여러 캠프와 집회가 열리고 말씀과 복음이 선포되는 은혜의 장소, 요셉의 창고 그레이스센터 공사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요셉의 창고는 은혜로 허락된 센터입니다. 이곳에서는 복음학교와 다음세대복음학교 등 멈추지 않고 끊임없이 집회와 캠프, 학교를 진행했습니다. 저도 이곳에서 처음 복음학교 훈련생으로 참여했습니다. 제 인생에서 절대 잊지 못할 주님과의 추억이 담긴 장소입니다.
그렇기에 센터 공사에 참여하게 되었을 때, 너무 기쁘고 신났습니다. 살면서 공사를 해본 적도 없고, 학교에서 펜을 잡고 공부만 하는 삶을 살았기에 익숙하지 않고 낯설었던 공사였지만 너무 좋았습니다. 하지만 정작 장비 용어도 잘 모르고, 일을 해도 실수하고, 빠릿빠릿하지도 못해 공사 현장에 없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함께하시는 선교사님들께서는 공사의 자리에 함께 있는 그 자체로 저희를 기뻐해 주셨습니다. 잘하든 못하든 긴장한 제가 편할 수 있도록 농담도 해주시고, 모르면 알려주시고, 웃어 주시면서 함께 해 주셨습니다. 공사에 참여하며 묵상하게 되었습니다. 잘하는 것 하나 없고, 오히려 알아듣지도 못하고 반항만 하는 저를 선교사로 부르신 주님의 본심을 다시금 기억할 수 있었습니다.
“너와 함께 이 영광을 누리고 싶다. 이 영광으로 함께 기뻐하고 싶다.”
밥값도 못하는데도 밥을 많이 먹여 주시고, 정말 많이 먹여 주신 센터 선교사님들께도 너무 감사했습니다. 이런 저를 기뻐해 주시고 응원해 주시는 선교사님들 덕분에 잘하든 못하든 마음으로 함께 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우리 주님께서도 왜 제자들에게 밥을 계속 먹이셨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애초에 실력도 능력도 없다는 것을 다 아시고 부르신 주님, 이 부르심에 응한 제가 해야 할 일은 그저 부르신 주와 함께하고, 믿고, 말씀하신 대로 순종하는 것밖에 없다는 것을 다시금 제 마음 안에 고백하며 결단했습니다.
공사는 잘 마무리되었습니다.
곧 11월에 복음학교가 열리고, 이후에 와이낫 윈터 캠프를 하게 되는데요. 진리와 기도의 터요, 은혜의 장소로 쓰임 받는 요셉의 창고 그레이스센터를 축복하며 함께 기도해 주세요.
부산 아웃팅
정말 신나고 즐거웠던 시간, 10월 6~8일, 부산 아웃팅을 다녀왔습니다. 이번에도 저희 용정 선교사들이 장소와 시간 등 스케줄을 짜고 회의를 하여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아마 와이낫에서의 마지막 아웃팅이라 생각이 되는데요. 마지막이기 때문인지 그 어느 때보다 풍성했고, 주님께서도 이번 아웃팅은 함께 누리는 시간이 되도록 해 주셨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용정을 수료한 선배 두 분이 참여해 주셔서 역대 최대 인원 10명이 함께 2박 3일 동안 포항, 울산, 부산, 양산까지 경상도를 누볐습니다.
대학교 안에서, 기차역 광장에서, 백화점 앞에서, 부산 항구에서, 해운대 해변에서, 지하철 출구 앞에서… 비에 쫄딱 젖기도 하고, 추위에 덜덜 떨기도 하고, 쫓겨나기도 했지만 계속하고, 목소리 높여 찬양하고, 복음을 전하고, 전도지를 나눠주며 만나는 이들과 교제했습니다.
세상 한복판에서 그리고 세상에 속한 사람들 앞에서 예수가 그리스도임을 고백하며 찬양할 때, 제 자신의 정체성과 제가 어디에 속한 자인지 가장 분명하게 드러나고 알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저는 하늘에 속한 하나님의 자녀이며, 신부이고, 군사임과 동시에 예수 그리스도와 연합한 예수교회입니다!
너무나 당연하고, 잘 알고 있던 이 진리가 세상 앞에 서게 될 때, 제 인생을 뒤집었고 제 삶을 이끄는 가장 가치 있고 자랑스러운 진리임을 발견합니다.
이 복음이 가장 놀랍고 소중한 영광이기에 합당한 태도와 반응을 보여야 하는데 정작 사람들 앞에서 쭈뼛거리는 제 모습을 발견할 때마다 부끄럽고, 한탄스럽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주님은 순종할 기회를 또 허락하시고, 때마다 다시 순종할 수 있도록 하셨습니다. “예수는 그리스도!”
나 죽고, 예수 산 생명으로 결론 낸 새벽이슬과 같은 청년들이 모여 세상을 향하여 복음을 외치고, 주께 순종하며, 헌신을 결단하는 이 시간이 참으로 행복했습니다.
뉴스쿨
10월 한 달 동안 매주 토요일마다 ‘뉴스쿨’을 섬기게 되었습니다.
‘ 뉴스쿨’은 세상의 가치가 아닌 진리를 가르치며 진리가 결론되도록 다음세대를 세우는 학교인데요. 예배하고 강의를 듣고, 함께 소그룹 활동을 하고 열방을 위한 기도를 하며 참여한 다음세대에게 보다 더 쉽고 분명하게 복음을 전할 수 있는 귀한 사역입니다.
저는 형제 2조의 부조장으로 섬기게 되었습니다. 저희 조는 1~2학년으로 구성된 선교사 자녀 친구들인데요. 꿈이 부모님과 같은 선교사라고 말하는 멋진 친구들입니다. 장난꾸러기인 아이들이 얼마나 귀엽고 사랑스럽든지 공사와 아웃팅, 느헤미야 52기도 등 사역을 마친 주말에도 아이들의 얼굴은 저에게 활력과 웃음을 주었습니다.
비록 서로 싸우기도 하고, 어리광도 부리고, 식탐도 많으며, 말을 듣지 않아 혼날 때도 있는 아직은 어린아이들이지만, 주님은 저로 이 아이들에게 사랑의 마음을 부어 주셨습니다.
그러나 항상 좋기만 하지는 않았습니다.
아이들과 함께하며 빈약한 제 인격을 보고 한숨이 나올 때도 있었습니다. 아이들의 어떠함과는 전혀 상관없이 아이들을 전부로 품어 줄 수 없는 저 자신의 여유롭지 못함과 좁은 마음을 보는 일이 가장 쉽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학교에 도착하고 아이들을 만나기 전, 섬김이 모임을 할 때마다 계속 기도했던 것 같습니다. “주님, 아이들에게 좋은 선생이요, 선배, 본이 되게 해주세요.”
학교를 섬기는 어느 날이었습니다. 다를 바 없이 섬김이 모임을 하며 주님께 기도하던 중 주님께서 저에게 말씀해 주셨습니다. “고맙다. 사랑한다.” 아이들을 섬기는 일 자체는 딱히 힘들거나 고되지는 않았습니다. 제가 고생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런데 주님의 말씀을 듣는 순간 저도 알 수 없는 눈물이 흘렀습니다.
누군가를 품고 섬기기도 벅차 씨름하면서도 피 한 방울 섞이지도 않은 아이들을 품고 섬기며 사랑하는 일, 다음세대 사역. 주님이 아니었으면 내 인생에서 할 이유도 필요도 없는 일이었습니다. 저도 잊었던 다음세대 사역을 하게 된 동기를 주님께서 말씀해 주셨습니다.
“진호야, 네가 나를 사랑하는구나.”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주님께서 어느 날 불쑥 찾아오셔서 순전한 마음의 동기를 알아주셨습니다. “고맙다. 사랑한다.”
“주님, 그럼 저 더욱 사랑할게요. 저에게 맡겨 주신 아이들을 더욱 사랑할게요. 주님, 저도 주님을 사랑해요.” 제가 무엇을 위해 수고하는지, 무엇을 위해 씨름하는지 다 아시고 격려해 주시는 주님. 함께 해주시는 주님으로 기쁘고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마무리
행복한 한 달이었습니다. 사역으로 바쁘기도 하고, 이것저것 준비하느라 정신없기도 했지만 일상이든, 사역이든 주님과 함께해서 참으로 행복했습니다. 공사도, 전도여행도, 다음세대 사역과 느헤미야52기도도 무엇이 더 좋았냐 할 것 없이, 주님과 함께했기에 행복했습니다.
주님이 함께하시기에 행복한 선교사! 어떤 일을 하고, 어떤 섬김과 사역을 하든 사랑하는 주님 때문에 순종하는 이 영광과 가치에 더욱 사로 잡히도록 기도해 주세요.
Seek(찾다) and Rejoice(즐거워하다) ‘S.R.’이라는 이름으로 나아가게 됩니다. 오직 주님만 찾고 주님을 자랑하여 우리 주님께 가장 영광 돌리는 시간이 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세요. [복음기도신문]
박진호 선교사(헤브론원형학교 용감한정예병 파송본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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