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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GC칼럼] 70년간 목회한 분으로부터 배운 세 가지

▲ 90세가 넘어서도 유튜브에서 여전히 복음을 전하고 있다 사진 : 유튜브채널 Pastor Vernon Lyons 캡처

“그 누구도 예수님처럼 완벽한 모범이 되는 분은 없지만, 하나님은 우리에게 삶과 목회의 여정 속에서 바라보고 배울 수 있는 신실한 선배들을 보내주셨다”

버논 라이온즈(Vernon Lyons) 목사는 내 아내의 할아버지다. 1951년에 그는 시카고 남쪽에 있는 애쉬번(Ashburn)이라는 곳에서 교회를 개척했다. 그리고 올해 초까지, 무려 70년에 가까운 시간동안 그는 신실하게 그 교회에서 목회했다.

내 세대 사람들 중에 그를 아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올해부터 그는 이제 그 어떤 컨퍼런스의 헤드라인에도 이름을 올리지 않는다. 또 트위터를 하지 않는 그를 팔로우 하는 사람도 없다. 그가 자기 돈을 들여서 출판한 적지 않은 책과 팜플렛 중에서 아마존에서 찾을 수 있는 건, 단 한 권이다. 그가 개척한 교회 홈페이지에도 그의 이름은 더 이상 올라가 있지 않고, 지금은 새로운 담임목사가 사역을 하고 있다.

버논 목사가 여러 상황에서 드러나지 않게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로부터 배울 건 너무도 많다. 히브리서 13장 7절은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친 사람들을 기억하라고 했다. 그리고 그들의 삶이 맺은 열매를 잘 보고 그들의 신앙을 본받으라고 했다. 물론 그 누구도 예수님처럼 완벽한 모범이 되는 분은 없지만, 하나님은 우리에게 삶과 목회의 여정 속에서 바라보고 배울 수 있는 신실한 선배들을 보내주셨다.

나는 아내의 할아버지를 통해서, 또 이제는 나의 가족이기도 한 그의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냄으로써 목회에 말로 다 할 수 없는 엄청난 도움을 받았다. 무려 13명의 대통령이 집권을 하고, 이 땅에 말로 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도덕적 변화가 밀어닥친 기간 내내 목회를 했던 그분의 사역 마지막 장을 지난 15년간 목격할 수 있었다.

내가 배운 것 중에서도 가장 큰 것은 다름 아니라 디모데가 인내하며 사역할 수 있도록 바울이 갖추게 했던 세 가지 자질, 바로 그것이다(딤후 2:1-7).

1. 일편단심

바울이 그의 사역 말년에 다다라서 그의 믿음의 아들인 디모데에게 말했다. “병사로 복무하는 자는 자기 생활에 얽매이는 자가 하나도 없나니 이는 병사로 모집한 자를 기쁘게 하려 함이라”(딤후 2:4)

바울은 마가 요한처럼 사역을 등졌던 사람이(행 15:38) 나중에 돌아오는 것을 보았다(딤후 4:11). 그는 또한 세상을 사랑해서 하나님을 버린 데마 같은 사람도 보았다(딤후 4:10). 바울은 끝까지 경주하는 것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다른 것에 마음이 쏠려서는 안 된다는 것을, 복음을 전하는 사명에서 멀어지게 하는 그 어떤 습관에 빠져서도 안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버논 목사의 경우, 그는 오로지 주님의 사역에만 평생을 바쳤다. 그는 사역을 출세를 위한 디딤돌로 여기지 않았다. 더 큰 교회를 만들고자 또 다른 개척을 꿈꾸지도 않았다. 그는 사역의 영역을 더 넓은 지역으로 확대하려고도 애쓰지 않았다. 그는 70년이라는 시간을 고스란히 시카고 남부 지역을 위해, 오로지 한 교회에 바쳤다.

그와 얘기를 나누다 보면 교회를 향한 그의 사랑을 느끼곤 한다. 버논 목사는 그의 교회를 사랑했고 또 모든 교회를 사랑했다. 그는 종종 내가 목회하는 교회에 관해서, 또 내 설교에 관해서 묻곤 했다. 그는 생각하고, 기도하고 또 교회를 섬기는 것을 결코 지겨워 하지 않았다. 그의 관심은 오로지 하나뿐이었다. 그러다 보니 1968년, 전도지를 길에 뿌렸다는 이유로 체포되어 벌금 25달러를 물기도 했다.

그는 또한 엄청난 독서광이기도 하다. 여든 후반이 될 때까지도 배우고 성장하기 위해 각종 컨퍼런스에 참석했다. 물론 매년 1월을 안식월로 갖는 그는 언제 쉬어야 할지를 알았지만, 주님과 교회를 향한 열정은 쉬는 동안에도 식지 않았다. 헛된 것들로부터 마음을 지키고 또한 마음이 언제나 복음만을 향하도록 하기 위해, 자신에게 꼭 맞는 자기훈련 방법을 통해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2. 성품

디모데후서 2장 5절에서 바울은 선언한다. “경기하는 자가 법대로 경기하지 아니하면 승리자의 관을 얻지 못할 것이며”

바울의 포인트는 이것이다. 목사는 규칙에 따라서 섬겨야 한다. 목사의 삶이란 그리스도와 교회에게 좋은 평판을 가져다주는 데 꼭 필요한 마음의 습관을 키우는 것과 더불어 신실함을 가졌는가의 여부에 따라서 판가름날 것이다.

다른 말로 하면, 목사는 예수 그리스도가 만든 토대가 아닌 그 어떤 다른 토대 위에서 사역을 해서는 안 된다(고전 3:10-15). 말씀을 성실하지 않게 또 정직하지 않은 방법으로 전달해서는 안 될 뿐 아니라(고후 2:17), 목사 자신이 은혜 안에서 진보를 이루지 못한다면 하나님의 구속 사역에 참여해서도 안 된다(딤전 4:11-16). 실로, 목사에게 있어서 성품이야말로 사역의 지속 여부를 결정하는 시금석이다. 그런 면에서 버논 목사의 삶에서 내가 발견한 것은 바로 정직함, 온유함 그리고 겸손함이다.

최근 들어서, 도덕적 타락, 개인의 일탈, 그리고 사역적 야망이라는 독에 물든 리더 목회자 때문에 몇몇 큰 사역 단체가 안에서부터 무너지고 있는 것을 목격한다. 이런 단체가 성장했던 이유는 지도자의 진짜 정체가 커튼 뒤에 숨겨져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정체가 드러났을 때, 사역은 무너질 수밖에 없다.

버논 목사라고 어떻게 잘못이 없고 비난받을 일을 하지 않았겠는가? 그러나 그를 더 잘 알게 될수록, 그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그의 말을 더 많이 들을수록, 그를 움직이는 것은 다름 아닌 그리스도, 교회 그리고 인간의 영혼이라는 사실을 더 명확하게 깨닫게 된다. 그는 매일 기도와 성경 읽기를 게을리하지 않는다. 버논 목사는 항상 그가 돌보는 양 떼로 바쁘다.

교회에 있던 서재가 집으로 옮겨졌지만, 그는 여전히 주님과 교인을 섬기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COVID-19의 시대를 맞은 지금, 92세인 그는 심지어 유투브 채널을 개설해서 복음을 전하고 있다. 그리스도를 더 알고 싶은 그의 열망과 또한 그리스도를 더 알리고 싶은 그의 헌신은 끝이 없을 정도다.

3. 열심

바울은 노력을 강조함으로 디모데에게 주는 메시지의 결론을 맺는다. “수고하는 농부가 곡식을 먼저 받는 것이 마땅하니라”(딤후 2:6).

바울에게 은혜란, 하나님의 주권을 알면 알수록 오히려 더 열심히 일하는 것이었다(고전 15:10). 버논 목사가 바로 이렇다.

70년 동안 그는 수도 없이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작했고 수천 번의 심방과 병원 방문, 또 수천 번이 넘는 복음 설교, 가난한 자들을 위한 지역 봉사, 공개적인 복음 변론, 선교사 격려를 위한 해외 여행, 성경학교 건립, 리더 양성 등 그의 사역은 끝이 없다.

그는 정말로 열심히 사역했다.

구세대 목사답게 그는 수도 없이 많은 시간을 심방에, 상담에, 장례식에, 세례식에 그리고 말씀을 선포하는 데 보냈다. 하나님의 은혜로 그의 사역은 부흥했고, 한 번 이상 교회가 나뉘어지는 상황을 이겨낼 수 있었으며 그 결과 수많은 성도들로 하여금 복음 사역에 매진하도록 만들었다. 이 모든 것이 다 SNS가 생기기 전의 일이다.

원로 목사님들을 우러러보며

버논 목사의 사역을 살펴보면 내가 동의하지 않는 교리와 목회 방법도 있다. 그러나 그런 것은 상관없다. 그도 나의 사역을 보면서 같은 말을 할 것이다. 우리 두 사람의 차이 중 어떤 것은 신학적 견해에서 또 어떤 것은 말 그대로 세대 차이에서 오는 것도 있다. 그러나 바로 그 지점이 그의 삶이 내 삶에 가장 가치 있는 영향력을 끼친 곳이다.

C. S. 루이스가 오래된 책을 몰래 엿보는 것의 위험에 대해서 이야기 한 적이 있는데, 나이 많은 사람 그리고 목사에 대해서도 같은 말을 할 수 있다. 새로운 것이 무조건 더 좋은 것이라고 너무도 쉽게 단정하는 젊은 사역자가 얼마나 많은가? 그러나 그런 젊은 사역자에게 진짜 필요한 것은 우리 앞에서 걸어간 이들이 가졌던 시각이다.

무엇보다도 우리에게는 버논 목사와 같은 이가 오랜 시간 동안 보여주었던 성품의 능력이 필요하다. 그가 가진 마음과 체력은, 즉각적이고 풍부한 열매를 맺지 못하게 하고 단기간에 사역을 만들어내는 데만 그치게 하는 표현적 개인주의에 대한 놀라운 대안이 될 수 있다.

그와 함께 보낸 시간은 내 사역에 꼭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했다. 목자로 산다는 것은 낙담하지 않는 삶을 말한다. 나는 그를 통해 목회적 인내의 살아있는 모범을 보여주신 하나님께 참으로 감사한다. [복음기도신문]

“새로운 것이 무조건 더 좋은 것이라고 너무도 쉽게 단정하는 젊은 사역자가 얼마나 많은가? 그러나 그런 젊은 사역자에게 진짜 필요한 것은 우리 앞에서 걸어간 이들이 가졌던 시각이다 ”

데이비드 셔록 David Schirock  

이 칼럼은 개혁주의적 신학과 복음중심적 신앙을 전파하기 위해 2005년 미국에서 설립된 The Gospel Coalition(복음연합)의 컨텐츠로, 본지와 협약에 따라 게재되고 있습니다. www.tgckore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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