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 일상에서 만난 하나님(67)
봄기운이 느껴지는 어느 따스한 봄날, 주님이 불러주신 기독학교에서 교사로 섬기며 은혜 가운데 살고 있는 저에게 주님은 또 하나의 감사와 기쁨의 추억을 만들어 주셨습니다.
그날은 함께 사역하는 한 지체의 부모님이 이사할 시골집을 청소하는 섬김이 있는 날이었습니다. 학생들이 하교한 토요일 오후, 차를 타고 도착한 곳은 60년이나 된 전형적인 시골집!
그 집의 주인 되시는 부부가 저희를 맞아주었습니다. 그곳에서 자라고, 또 자식들도 그 집에서 키워 유학까지 보내셨다는 두 분. 그런데 그분들은 오래된 불교신자였습니다. 3년 전 노모가 돌아가신 후 집 관리를 더 이상 할 수 없으셨다며 그 자리를 맡아줄 수 있는 분이 있어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우리는 집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한가득 쌓여있던 물건들. 오래 방치된 세월이 느껴졌습니다. 우리는 60년 된 모든 것을 다 꺼내서 완전히 비운 후에 청소를 하기로 하고 주님께 모든 시간을 올려드리며 인솔하신 선교사님의 기도로 일을 시작했습니다.
정말 한도 끝도 없이 나오는 짐들, 아니 쓰레기들. 짐을 꺼내면서 많은 것들을 묵상하게 되었습니다. 우리의 모든 것을 빛으로 인도하시는 주님의 은혜 앞에 죄인 된 내가 얼마나 꺼내도 꺼내도 끝이 없는 죄 덩어리인지, 그래서 고치는 수준이 아니라 완전한 생명으로 바꾸어주신 십자가의 은혜가 얼마나 감사한지 깨닫게 하셨습니다.
한참 물건들을 옮기고 있을 때에 한쪽 구석에 있던 검정 비닐봉지 몇 개를 발견했습니다. 순간 느껴지는 이 특별한 느낌! 열어보니 ‘돈’이었습니다. 그것도 꼬깃꼬깃한 편지봉투에 사용될 내용이 적혀있고 함께 들어있는 현금 200만원! 또 다른 봉지에 현금 40만원! 예전에 저희 어머님이 돈을 보관하셨던 모습과 비슷했기에 금방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손에 240만원이 들려졌습니다. 순간 내 마음에 찾아온 이전과는 다른 벅찬 흥분과 기대감!
그 순간, 어떤 생각도 어떤 마음도 없이 오직 주님이 행하실 일이 기대되고 설렜습니다. 그날 저는 총 290만 원의 숨겨진 돈들을 발견했고, 바로 주인에게 달려가 돈을 찾았다고 말씀드리고 봉투를 드렸습니다. 그러자 두 분은 매우 당황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결국 이 일로 두 분의 마음이 열리게 되었습니다, ‘불교인 전문 전도자’라고 해도 손색이 없으신 한 동료와 함께 섬겼던 여러 동료들의 중보기도로 두 분은 복음에 대해 자세하게 듣게 되었습니다. 모든 것이 주님의 완전한 은혜의 섭리였습니다. 그분들에게 전한 복음이 반드시 열매를 맺게 하실 것이기에 감사했고, 깨끗이 청소된 그 집에서 복음만이 영화로워지게 하실 주님 때문에 더욱 감사하게 되었습니다.
두 분은 절에다가 시주하려고 준비했던 돈을 식사나 하고 가라고 우리에게 주셨는데 우상에게 갈 제물을 주님께로 돌리시는 주님을 찬양했습니다. “나는 누구에게도 나의 영광을 빼앗기지 않는다.”(사 42:8) 돈뿐만 아니라 모든 주권과 영광이 주님께 있음을 감사드리며 하나님의 영광인 모든 영혼들을 하나도 잊지 않으시고, 어떤 것에도 제한받지 않으시며, 지금도 쉬지 않고 일하시는 주님을 찬양합니다.
겨울이 지나면 반드시 푸른 잎이 돋아나고 꽃이 피는, 누구도 막을 수 없는 봄이 오는 것처럼 내 안에서, 그리고 제가 지금 속해 있는 이 학교 안에서, 뿐만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 된 교회 안에서, 또 온 열방 안에서 기필코 보게 하실 주님 다시 오시는 그 날의 영광 때문에 오늘도 저는 하나님과 사랑에 빠져 하루를 삽니다. 아니, 나보다 먼저 나를 사랑하고 계신 주님이 그렇게 살게 하십니다.
박계환 선교사